여자스틱 양강 충돌… 미국, 20년만에 환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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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승부치기 혈투 끝 금메달… 1998년 나가노 초대챔프 이후 처음
4연속 우승 캐나다, 24연승도 멈춰
남북 단일팀 첫골 어시스트 박윤정, 동생 해나 브랜트 감격 현장서 응원

“아이스하키 왕좌 탈환”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22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에서 캐나다를 3-2로 꺾은 뒤 서로를 껴안으며 환호하고 있다. 세계랭킹 1위인 미국은 여자 아이스하키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우승한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릉=연합뉴스
“아이스하키 왕좌 탈환”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22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에서 캐나다를 3-2로 꺾은 뒤 서로를 껴안으며 환호하고 있다. 세계랭킹 1위인 미국은 여자 아이스하키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우승한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릉=연합뉴스
22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캐나다와 미국의 결승전. 한국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서 뛴 박윤정(미국명 마리사 브랜트·26)은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경기에 나선 미국 대표팀 공격수인 동생 해나 브랜트(25)를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박윤정은 생후 4개월 반 만인 1993년 5월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레그(63)-로빈 브랜트(61) 부부는 박윤정을 입양하는 과정에서 해나를 임신한 것을 알았다. 그래도 입양을 진행했다. 해나는 그해 11월 태어났다. 브랜트 부부는 박윤정과 해나를 차별 없이 키웠다. 자매는 친자매 이상으로 돈독한 우애를 자랑했다. 피겨를 하던 박윤정은 동생과 떨어지기 싫어서 아이스하키로 바꿨을 정도다.

평창 겨울올림픽 현장에서 만난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박윤정(왼쪽)과 미국 대표팀 공격수 해나 브랜트 자매. 사진 출처 박윤정 인스타그램
평창 겨울올림픽 현장에서 만난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박윤정(왼쪽)과 미국 대표팀 공격수 해나 브랜트 자매. 사진 출처 박윤정 인스타그램
자매는 고등학교까지 같은 팀에서 뛰었다. 구스타부스 아돌프스 대학에서 선수로 뛰던 박윤정은 한국대표팀 제의를 받은 뒤 2016년 국적을 회복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해나는 아이스하키 명문인 미네소타대에 들어갔다.

이번 대회에서 단일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자매가 적으로 만나지는 않았다. 박윤정은 14일 일본전에서 랜디 희수 그리핀의 역사적인 단일팀 첫 골을 어시스트했다. 박윤정은 이날 결승전 직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동생아 행운을 빈다. 금메달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자”고 글을 남겼다.

미국은 이날 캐나다를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미국은 여자 아이스하키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8년 나가노 올림픽 우승 후 20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캐나다는 5연패에 실패했다. 또 올림픽 연승 행진도 24경기에서 중단됐다.

해나는 경기 뒤 “금메달을 따 정말로 기분이 좋다. 관중석에 있던 언니가 보여서 재미있었다”며 “이 기쁨을 언니를 제외하고는 다른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강릉=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박윤정#해나 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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