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던지면 형들 왜 이래?… 두산 5선발 꿰찬 22세 함덕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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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주, 방망이 지원 못 받아 이제 2승… 시즌 QS 3경기선 승리없이 1패

지난 시즌 투수진 ‘판타스틱 4’의 활약에 활짝 웃던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웃을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숙원 사업’으로 여겼던 5선발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2015시즌부터 불펜에서 가능성을 보였던 함덕주(22·사진)는 현재까지 선발 등판한 9경기에서 45와 3분의 1이닝(경기당 평균 5이닝)을 소화하며 3점대 평균자책점(3.97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호성적에 비해 승수는 2승에 그친다. 함덕주의 등판 때마다 유독 형들의 득점 지원이 없거나 실책이 잦아서다.

함덕주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한 세 경기에서 한 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채 1패만 떠안았다. 김 감독도 그런 함덕주에게 “야수들 한번 집합시켜”라고 농담을 던질 정도다.

24일 LG전에서도 함덕주는 6회까지 1-0 리드를 지키다 7회 양석환, 오지환(이상 LG)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이현승과 교체됐다. 하지만 이현승은 만루를 채우고 희생플라이로 1실점해 함덕주의 승리를 날렸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8회 공격에서 김재환이 솔로홈런을 뽑아 2-1로 이겼다. 8회 아웃카운트를 하나 더 잡고 내려간 이현승은 승리투수가 돼 결과적으로 동생의 승리를 빼앗은 꼴이 됐다.

사실 이날 함덕주는 손쉽게 시즌 3승을 챙길 수도 있었다. 3회 두산은 9번∼2번 타자 허경민, 박건우, 최주환이 연속해 안타를 쳤다. 하지만 점수는 1점도 못 올렸다. 1루 주자 허경민이 박건우의 좌전 안타가 터졌을 때 타구가 잡힌 줄 알고 2루까지 절반쯤 뛰다 급히 1루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1루에 있던 박건우를 발견했을 때 허경민은 이미 포스아웃을 당한 후였다. 이 판단 미스로 박건우의 안타도 땅볼로 기록됐다.

형들이 함덕주에게 빚을 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4월 12일 KIA전에서도 함덕주는 평소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하는 2루수 오재원과 3루수 허경민이 연속해 실책을 저질러 땅볼아웃 시킬 수 있었던 타자들을 줄줄이 출루시키고 2실점했다. 다행이 타선의 도움으로 함덕주는 5회까지 3-2 리드를 지킨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6회 김승회가 곧바로 역전을 허용하면서 시즌 첫 승도 날아갔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함덕주#김태형 감독#허경민#박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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