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호 체력 빼닮은 신태용의 아이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26일 05시 45분


U-20 대표팀 플라비우 코치. 스포츠동아DB
U-20 대표팀 플라비우 코치. 스포츠동아DB
■ 태극전사 선전의 원동력

‘피지컬 전문가’ 플라비우 코치 합류 후
최종 엔트리 21명 전원 컨디션 최고조
강호들 상대 지칠줄 모르는 투혼도 닮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을 치르고 있는 한국 대표팀에는 백발에 하얀 수염을 기른 외국인 코치가 있다. 브라질 국적 루이스 플라비우(68) 피지컬 전담 코치다. 3월 ‘아디다스 U-20 4개국 축구대회’를 앞두고 합류한 플라비우 코치는 4월부터 어린 태극전사들의 체력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냈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후베닐A(유소년 마지막 단계)에서 B팀(성인 2군)으로 승격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출전시간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측면 공격수 백승호(20)는 U-20 대표팀 합류 초기만 해도 20∼30분을 제대로 뛰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최악이었다. 그러나 플라비우 코치가 특별히 고안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성실히 소화한 결과, 대회 개막 즈음에는 몸 상태가 90% 수준까지 올라왔다. 경기체력을 다지기 위한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적절히 병행한 덕분이다.

백승호만 수혜를 입은 것은 아니다. 최종 엔트리 21명 전원이 플라비우 코치의 도움 속에 체력과 컨디션이 최고조에 이르게 됐다. U-20 태극전사들이 딱히 큰 부상 없이, 또 엔트리 교체 없이 대회 개막을 맞게 된 데는 플라비우 코치의 역할이 컸다. 그동안 한국축구는 국제대회를 앞두고 부상으로 인한 이탈자가 속출해 골머리를 앓았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25일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2017 FIFA U-20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조별 예선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가졌다. 한국 U-20 대표팀이 훈련을 펼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25일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2017 FIFA U-20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조별 예선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가졌다. 한국 U-20 대표팀이 훈련을 펼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완성된 몸’을 유지하기 위해 U-20 대표팀은 대회기간 중에도 꾸준히 피지컬 훈련을 수행하고 있다. 신태용(47) 감독은 본격적인 풀 트레이닝에 앞서 선수들에게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코어 트레이닝을 지시한다. 근육을 풀어주고 가볍게 땀을 흘려주면, 본 훈련의 집중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인지 원활한 스트레칭을 돕는 매트와 두 발로 서서 균형을 잡도록 이끄는 원반 모양의 발판 풍선이 대표팀 버스에 항상 실려 있다. 심지어는 결전 당일에도 간단한 체력훈련을 실시할 정도이니, ‘신태용호’가 얼마나 몸 상태에 신경을 쓰는지 짐작할 수 있다.

플라비우 코치는 과거 K리그에서 최고의 피지컬 전문가로 통했다. 전남 드래곤즈, FC서울, 포항 스틸러스에서 6년을 보낸 까닭에 한국축구와 문화에 아주 익숙하다. 특히 포항에선 황선홍 감독(현 서울)과 호흡을 맞춰 2013년 K리그와 FA컵 동반 제패에 기여했다. 신 감독과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인연을 맺었다. 플라비우 코치는 올림픽대표팀이 단기간에 최상의 전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이끌며 8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당시 효과를 직접 확인한 신 감독은 U-20 대표팀을 맡아서도 플라비우 코치에게 합류를 요청했고, 다시 손발을 맞추게 됐다.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25일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2017 FIFA U-20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조별 예선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가졌다. 한국 U-20 대표팀이 훈련을 펼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25일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2017 FIFA U-20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조별 예선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가졌다. 한국 U-20 대표팀이 훈련을 펼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U-20 월드컵은 성인월드컵과 달리 유난히 경기 일정이 빡빡하다. 조별리그 3경기가 불과 7일 만에 종료된다. 16강 토너먼트 이후에도 여유는 없다. 더욱이 ‘신태용 축구’는 엄청난 활동량을 중시한다. 한 발 더 뛰고, 한 번 더 움직여야 시시각각 바뀌는 다이내믹한 전술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다. 당연히 단단한 체력이 요구된다.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U-20 태극전사들은 상대의 거센 반격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끝까지 버티는 투혼을 발휘했다. 버티는 것도 일정 수준의 피지컬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근육경련이나 다리의 쥐는 피할 수 없었어도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부상 없는 팀이라야 원하는 성적에 가까워질 수 있다. 지금의 U-20 대표팀은 ‘강철체력’을 바탕으로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달성한 선배들을 꼭 닮았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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