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불편하다고 치료 멈추면 실명 재촉하는 지름길

  • 동아일보

녹내장

“혹시 노안인가요?”

눈이 불편해 안과를 찾은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하지만 어둡고 침침함을 호소하는 경우 녹내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녹내장 환자는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2009년 40만 명이던 환자수가 2013년에는 63만 명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40세 이상 성인 100명 중 3, 4명이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기도 하다.

녹내장이란 어떤 원인에 의해 시신경이 압박을 받아 서서히 손상되는 질환이다. 방치할 경우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환자가 질환의 진행을 느낄 수 있을 만한 특별한 증상은 없다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녹내장을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조용히 진행되는 녹내장에 대한 치료를 위해 강조되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녹내장은 초기 시력과 무관하다. 녹내장은 ‘시야’가 좁아지는 과정을 거치므로 시야가 어느 정도 좁아졌더라도, 아직 중심부 시야가 살아 있어 여전히 선명하게 잘 볼 수 있다. TV로 비유한다면 가장자리는 다소 어둡지만 전반적으로 잘 보이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녹내장은 정기 검진과 조기 발견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녹내장은 시신경을 둘러싼 압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안압이 높으면 발생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다. 실제 국내 녹내장 환자 중 77%는 ‘정상 안압 녹내장’이다. 이는 안압이 정상이더라도 선천적으로 손상되기 쉬운 안구 구조 때문일 수도 있고, 안구 혈류가 좋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40세 이상, 당뇨병·고혈압 환자, 녹내장 가족력 및 고도근시 중 해당 사항이 있다면 1년에 1번은 안과 전문의에게 녹내장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할 경우 시신경 손상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셋째, 녹내장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꾸준히 받는 게 중요하다. 녹내장 치료는 대부분 눈에 안약을 점안하여 이뤄진다.

그런데 환자 중에서 점안제 때문에 안구 건조증, 작열감, 충혈 등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눈은 예민한 부위라 이런 부작용은 환자에게 치료를 중단하고 싶을 만큼 큰 불편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들도 있다.

또 점안제를 넣지 않아도 처음에는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환자들도 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시신경은 서서히 망가지고 있다. 치료 과정에서 불편하다는 이유로 치료를 멈추는 건 실명을 재촉하는 것과 다름없다.

빨리 치료제 변경에 대한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시중에 나와있는 인공눈물처럼 일회용 포장으로 된 무보존제 점안제 선택도 가능하다.

눈은 쉬지 않고, 일상 속 많은 정보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고마운 신체 부위다. 하지만 이런 눈의 기능을 가능케 하는 시신경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녹내장 치료를 ‘마라톤’에 비유하고 싶다. 마라톤은 당장 멈추거나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보다 꾸준한 속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종목이다. 녹내장도 마찬가지다. 꾸준한 관심과 검진, 치료야말로, 실명 대신 건강한 눈을 유지하는 지름길이다.

박진우 보라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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