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결혼’ 하용진 “아내, 악역 연기에 눈 더 부릅뜨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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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27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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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연기의 끝판왕이 되고 싶어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빠스껫 볼’(극본 김지영 장희진, 연출 곽정환)에서 친일파 자제인 다케시 역을 얄밉도록 잘 소화한 배우 하용진을 만났다. 그는 드라마에서 5대5 가르마 머리에 포마드 기름을 잔뜩 바르고 양복 주머니에 큰 꽃을 단 채 주연 배우들에게 사나운 욕을 쏟아냈다.

“작품 전에 악역을 맡는 것에 대한 불안함이 조금 있었어요. 그런데 곽정환PD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배우로서 하나의 캐릭터를 갖는 것이 나쁘지 않겠더라고요. 지금은 캐릭터가 더욱 미웠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까지 들어요.”

이어 그는 지난 12월 21일 결혼한 아내에 대해 언급하며 “연기 생활을 적극적으로 응원해준다”며 “‘빠스껫 볼’ 다케시 역을 보며 ‘좀 더 나쁘게 연기해봐, 눈을 좀 더 부라려봐’라고 조언해준다”고 웃으며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특히 얄미운 이미지를 더욱 살리기 위해 외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저는 원래 8대2 가르마를 하려고 했는데 곽PD님이 5대5 가르마가 다케시와 더 잘 어울린다고 적극 추천해줬어요. 또 머리에 광채를 내기 위해 포마드 기름을 발랐죠. 그 위에 스프레이를 잔뜩 뿌리고 고정을 하니 공형진 선배가 망치도 때려도 안 부서지겠다고 놀리기도 했어요.(웃음)”

반질반질 빛나는 다케시의 헤어스타일은 만들기도 어려웠지만, 닦아내는 것은 더 어려웠다.

“평소처럼 머리를 감으면 기름이 절대 안 지워지더라고요. 주방세제로 감으니 깨끗이 지워져서 세제로 감는데 머릿결이 상하는 게 느껴지는 거예요. 주변 정보를 모아 비누로 머리를 문지르고 그 후에 샴푸를 하니 조금 괜찮았어요.”

하용진은 외적인 면과 연기적인 면 모두 가장 얄미워지려고 노력한 만큼 시청자들에게 더욱 많은 욕을 듣고 싶었다는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욕을 덜 들어 아쉬웠어요. 가장 행복했을 때는 15회에서 강산(도지한 분) 어머니 금남(박순천 분)에게 소리를 버럭 지를 때였어요. 곽PD님이 ‘정말 시원하게 재수 없다’고 감탄했어요. 짜릿했죠.(웃음)”

그는 시청률 부진이라는 아쉬운 성적에도 ‘빠스껫 볼’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과 감사함을 표현했다.

“덥고 추운 날씨에 농구하며 뛰느라 다들 고생이 많았죠. 그만큼 배우들끼리 더 사이가 돈독해졌어요. 항상 지방 촬영을 다니니 맛집을 찾아 회식도 하는 재미도 있었고요. 또 ‘빠스껫 볼’이 tvN 7주년 기획드라마였다는 것, 곽PD와 함께 작업했다는 것, 주제의식이 있는 좋은 작품에 출연했다는 것 등 하나하나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지금 이 배우들, 제작진들과 다음번에도함께 작업하고 싶어요. 또 불러주실 거라 믿습니다.(웃음)”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ㅣ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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