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53>書曰天降下民하사 作之君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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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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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큰 나라를 가지고 事小하여 천하를 보전하거나 작은 나라를 가지고 事大하여 일국을 보전하는 방도를 설파하자 제나라 宣王(선왕)은 자신에게 血氣(혈기)에 휘둘리는 性癖(성벽)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맹자는 大勇으로 나아가라고 하고 大勇의 예로 ‘시경’에 나오는 주나라 文王의 사례를 들고 다시 ‘서경’에 나오는 武王의 사례를 들었다.

‘서경’의 편은 ‘泰誓(태서)’편이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서경’의 ‘泰誓’편과는 글자가 조금 다르다. 下民은 하늘 아래의 백성이란 뜻이다. 作之君은 백성을 위해 그 군주를 만들어주었다는 말, 作之師는 백성을 위해 그 스승을 만들어주었다는 말이다. 惟曰은 上帝 스스로 말하는 것을 가정하는 표현이다. 寵之四方은 상제가 德 있는 자에게 천자의 지위를 주어 그를 총애하고 있음을 사방에 드러낸다는 말이다. ‘有罪無罪에 惟我在라’는, 죄 있는 자를 벌하거나 죄 없는 자를 편안히 하는 일 모두가 내가 여기에 있어 裁斷(재단)한다는 뜻이다. 越厥志는 본심을 넘어서서 멋대로 亂暴(난폭)하게 구는 것을 말한다. 一人衡行於天下는 은나라의 紂王(주왕)이 천하를 橫行(횡행)하여 난폭하게 구는 것을 가리킨다. 衡行은 橫行과 같다.

맹자는 文王이 외국과의 관계에서 一怒安民(일노안민)을 실천한 사실을 말한 후, 武王이 일국의 내에서 一怒安民한 사실을 말했다. 有德者가 天命을 받아 천자가 되지만 하늘은 한 사람만을 편애하지 않아서 천자가 덕을 상실하면 天命이 떠난다고 하는 革命(혁명) 사상을 살필 수가 있다. 민심이 이반한다면 천명이 어디에 있겠는가, 참으로 무서운 말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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