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가 사는 법]레스토랑「시안」 이상민 사장

입력 1999-01-17 20:17수정 2009-09-2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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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세상이란 만만치않더군. 사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더군’(그룹 ‘카니발’의 노래 ‘그땐 그랬지’ 중)

“그 노래가 내 18번인데…. 그런데 세상은 만만해요. 내가 살아온 걸로만 보면.”

스물 아홉의 나이에 ‘삶이란 만만한 것’이라고 감히 말하는 남자, 이상민. 서울 청담동의 퓨전푸드 레스토랑 ‘시안(Xian)’의 사장이다. 베르사체 아르마니 프라다의 정장만 스무 벌. 무스로 짧게 세운 머리카락. 검은 안경테 속의 날카로운 눈빛. 첫인상은 차다. 검은 철판을 무겁게 두른 그의 레스토랑만큼이나 견고하다.

그러나 그는 의외로 소박했다. 좀처럼 자기 자랑을 못했고 스스로 ‘완벽한 남자가 아니라 편한 사람’이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다리를 떨거나 재떨이를 돌리거나 탁자를 톡톡 쳤고 한번은 립글로스를 꺼내 입술에 쓰윽 발랐다.

▼최고의 식탁을 위해▼

동서양의 맛이 한접시 안에서 만나는 퓨전푸드. 1년전 시안이 문을 열 즈음만 해도 낯선 음식이었다. 이젠 좌석 1백30개가 꾸준히 찬다. 1인당 3만원은 거뜬히 나가는 음식. 그러나 실패 걱정은 안 했다. 어차피 타깃은 ‘IMF경제’와는 상관없는 상류층이었으니까. ‘서울에서 제일 좋은 레스토랑’을 만들 자신이 있었다. “세상이 불공평한 것 같지는 않아요. 항상 새로운 걸 찾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 아닌가요?”

고등학교 때부터 미국유학. 코넬대 호텔경영학과 졸업. 귀국 후 신라호텔 사업개발팀에서 일하다 퓨전푸드가 뜰 것을 감지,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부모님은 망설이다 ‘결혼자금’을 가불해 주었다. 제대로 된 레스토랑 컨설팅이 오랜 꿈. 그의 머릿 속에는 지금도 새로운 개념의 레스토랑이 가득하다.

▼모두의,그러나 그만의 공간▼

시안은 곧 그의 집이다. 2층 구석의 작은 사무실에 침대 TV 옷을 갖다놓았다. “혼자 있는 게 편해요. 간섭받는 걸 싫어해서요.”

외로움같은 건 잘 모른다. 밤 11시쯤 손님과 직원이 모두 떠나 텅빈 시안에 그 혼자 동그마니 앉는다. 음악으로 홀을 가득 채워놓고는 시가에 불을 붙인다.

블랙&화이트. 세련된 시안의 인테리어는 그의 작품이다. 건물 바깥은 철판으로 싸고 한쪽 벽만 유리로 만들었다. 외부로부터 차단된 느낌, 아무나 찾아오지 못하는 특별한 곳. 그가 의도한 이미지다.

▼그의 곁의 사람들▼

시안의 문을 열 때 여자친구가 떠나갔다. 그가 너무 바빠서다. 착하고 순진한 여자보다는 센스있고 날카로운 여자가 좋다. 결혼은? 아직 자신없다.

시안의 단골은 해외생활경험이 있는 전문직 여피족. 패션디자이너 연예인들과도 친하다. 어디든 따라다니는 수군거림. 스캔들은 어느새 남의 일이 아니었다. 얼마 전엔 톱스타와의 연애설로 한동안 애먹었다.

춤추고 노는 것, 운동하는 걸 좋아한다. 주말엔 친구들과 나이트클럽 ‘줄리아나’에 간다. 부모님과 1주일에 한번 정도 골프, 가끔씩 테니스와 스키. 9년된 ‘이클립스’를 몰고 심야영화관도 찾는다.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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