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紙上 배심원평결]「깜짝 기념선물」원하는 아내

  • 입력 1999년 1월 14일 19시 10분


▼아내생각

이주은(28·서울대병원 약제부 약사)

예기치 않은 선물을 받았을 때 기쁨은 뭐라 말할 수 없어요. 생일선물처럼 예상되는 것도 나를 위해 남편이 뭘 골랐을까하는 상상만으로도 행복감에 빠질 수 있어요. 선물을 미리 알면 이 즐거움이 반감됩니다.

평소 관심있게 관찰한다면 아내의 기호는 물론 무엇이 필요한지 충분히 알 수 있어요. 관심이 많으면 많을수록 ‘선물 고르기’에 실패할 확률 또한 떨어집니다. 의무감에서 선물을 고르다보니 ‘즐거운 이벤트’가 아닌 ‘고역’으로 느껴질 겁니다.

선물은 주는 사람의 마음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설사 취향에 안맞거나 효용이 없어도 괜찮아요. 남편이 정성스럽게 골랐다는 사실만으로 자랑거리가 되니까요.

▼남편생각

고영준(30·삼성증권 금융상품팀 주임)

생일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날이 두려워요. 사이즈 색깔 가격…. 선물 고르기가 쉽지 않아요.

회사 여직원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도 한두번이죠. 여자들은 쇼핑을 즐길지 모르지만 백화점을 몇바퀴 돌아다녀도 눈에 ‘딱’ 들어오는 물건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기껏 골랐는데 맘에 안들거나 쓸모없으면 낭비지요.

상대가 받고 싶거나 필요한 것을 사주면 얼마나 좋아요. 함께 고르는 것도 괜찮고. 같이 있는 시간도 많아지고 쇼핑 재미도 배가 됩니다. 선물은 쓸모가 있을 때 제 역할을 다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싸도 안쓰면 과소비가 아닐까요. ‘깜짝쇼’를 해야 꼭 선물이 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어요.

〈정리〓이호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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