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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식상한 결말이라고?…보스턴 월드시리즈 우승의 숨겨진 뒷이야기

입력 2018-10-30 19:33업데이트 2018-12-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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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보스턴의 2018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은 어떻게 보면 ‘식상한 결말’이었다. 이미 3월 31일, 개막 3일 차부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에 올랐던 보스턴은 시즌 끝까지 그 자리를 사실상 독점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새로운 이야기들이 생겨났다.

●2007-2018 보스턴 우승의 연결고리, 대머리
올 시즌 ‘루키 감독’이었던 알렉스 코라(43)는 보스턴 부임 첫해 우승반지를 꼈다. 코라는 2007년 보스턴에서 선수로, 2017년 휴스턴에서 벤치코치로, 올해 다시 보스턴에서 감독으로 우승하며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2007년 코라의 현역 시절 보스턴은 평균자책점 리그 1위의 철벽 마운드와 볼넷 1위를 이끌어낼 만큼 강력한 타선이 합쳐져 4전 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코라는 당시를 회고하며 “이번에도 비슷하다. 무키 베츠와 J D 마르티네스를 중심으로 한 타선은 홈런 말고도 다른 능력을 많이 갖고 있었다. 2007년 타선만큼 참을성이 많지는 않지만 타석에서 계속 파울을 만들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고 했다. 그는 2007년의 보스턴과 2018년의 보스턴 모두 선발 로테이션이 잘 돌아갔고 강한 불펜진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를 보탰다.
“그리고 감독이 모두 대머리다.”(2007년 보스턴 감독은 현 클리블랜드 감독인 테리 프랭코나)

●3차전 주심, 환상의 캐스팅
연장 18회까지 이어진 지난했던 월드시리즈 3차전의 승부는 LA 다저스 맥시 먼시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고 나서야 끝이 났다. 현지 시간 오후 5시 10분경 시작된 경기는 7시간 20분이 지난 다음 날 0시 30분이 돼서야 끝났다. 21세기 치러진 야구 경기 중 가장 오랜 시간 펼쳐진 경기였다.

440분. 이는 이날 주심 테드 배럿(53)이 서서 보내야 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그는 연장 14회 공수 교대 때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며 한숨을 고른 것을 제외하고는 이날 내내 홈플레이트 뒤에서 투수들이 던진 공 총 561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그는 “육체적으로는 예전에 더 힘들었던 적이 있어 괜찮다”고 말했다.

남다른 덩치(키 193cm, 몸무게 115kg)를 가진 배럿은 마이너리그 심판 시절 조지 포먼, 마이크 타이슨 등 헤비급 복서들의 스파링 파트너로 알바를 한 경험이 있다. 그는 “스파링파트너가 육체적으로는 훨씬 더 힘들었다. 홈플레이트 뒤에서 스¤(무릎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을 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메이저리그 심판들은 평균 3시간 반~4시간 정도는 잘 버틸 수 있도록 준비한다. 몸보다 힘든 건 정신이었다. 긴 시간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충격패도 즐긴 보스턴의 정신승리
보스턴은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불펜 총력전으로 연장 18회까지 접전을 이어가다 홈런 한방에 무너지는 ‘충격패’를 당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프라이스(33)는 그날 밤 연장 12회부터 6이닝을 버티다 마지막 홈런 하나에 패전투수가 됐던 네이선 이발디(28)에게 여느 때처럼 ‘같이 게임을 하자’고 했다(프라이스는 게임 포트나이트에 미쳐 있기로 유명하다). 이발디의 반응이 한 수 위였다. 그는 “조금 피곤하니까 내일 아침에 하자”고 답했다.

결국 둘은 다음 날 아침 함께 나란히 게임기 앞에 앉았다. 그리고 그날 저녁 4차전 승리 후 코라 감독은 프라이스에게 크리스 세일 대신 5차전에 선발 등판할 것을 깜짝 통보했다. 류현진과 맞대결했던 2차전에 선발 등판(6이닝 2실점)한 후 3차전에서도 구원 등판(3분의 2이닝 무실점)한 뒤 하루 휴식 후 다시 선발 등판하게 된 일정. 경기 전날에야 선발 출전을 통보받은 프라이스는 흔들림 없이(?) 그날 저녁에도 이발디와 게임을 즐겼다. 다음 날 프라이스는 7이닝 1실점 괴력투로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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