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양궁]장용호 '지옥에서 천당까지'

  • 입력 2000년 9월 22일 18시 45분


귀고리에 노랑머리. 시선을 아래에서 위로 매섭게 바라보는 눈초리.

그는 ‘반항아’적인 기질을 지녔다. 그래서 그를 보면 ‘제임스 딘’이 떠오른다.

95년부터 대표선수로 선발돼 벌써 6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장용호(24·예천군청). 그의 활 쏘는 스타일은 아주 공격적이다. 조준하는 시간도 길지 않고 과감하게 활을 쏜다. 상대의 기를 죽여놓고 경기를 하는 타입이다. 결승전 첫 번째 궁사로 선정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서오석 코치는 “이탈리아에 앞서 우리가 먼저 쏘게 되길 바랐다. 공격적인 (장)용호가 이탈리아의 첫 번째 궁사인 세계랭킹 1위 프란질리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동전던지기에서 우선권을 갖게 돼 당초 구상대로 게임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장용호는 이날 결승전 2엔드에서 한차례 실수로 7점짜리를 쏴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근성 있는 선수답게 3엔드에서 10, 10, 9점으로 명예회복을 멋지게 해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단체전 은메달에 그친 한을 푼 장용호가 가장 그리워한 사람은 누구일까. 그는 “돌아가면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시드니〓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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