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매거진]환경운동연합    "반달곰을 살리자"

입력 2001-02-16 16:48수정 2009-09-21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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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카메라에 찍힌 이 놈은 우연히 찍힌 게 아니라 스스로 와서 카메라에 의도적으로 찍힌겁니다. 살려달라고 말이지요."

반달가슴곰복원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국립환경연구원 김원명 박사의 얘기다.

실제로 카메라에 찍힌 반달가슴곰은 태어나서부터 갖은 위험을 겪어오며 밀렵도구 등 모든 사망원인들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운좋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곰이라고 짐작된다.

3개년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는 반달가슴곰 복원연구는 정부의 G7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되어 올해 말 마무리 될 예정이다.

김박사팀은 99년, 3년여에 걸친 현장조사와 주민목격담 등을 분석한 결과 최소한 5마리 정도가 서식하고 있다는 중간결론을 내린 바 있다.

김박사는 "백두대간에도 개체가 남아 있습니다. 이는 유전적으로 고립되어 있다는 이야기이고 근친교배로 인한 유전적 열세현상이 심화 되어가고 있어 새끼가 태어나도 어른으로 성장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면서 "반달가슴곰을 복원시키기 위해서는 배가 다른 유전형질, 즉 계통과 계보가 다른 최소 20마리로 시작해서 최종적으로 60~2백마리 정도로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지적한다.

만여년 전 동북아시아 지역인 중국 동북부와 러시아 남부, 북한지역을 이동하며 유전적 형질이 교환되어 온 반달가슴곰의 아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 반달가슴곰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기에 반달가슴곰 복원연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새끼를 밴 암놈 야생 곰을 잡아 헬기로 이송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복원 프로젝트는 더욱 더 험한 길일 수 밖에 없다.

올해 말 복원프로젝트 연구가 마무리되면 2002년부터 본격적인 복원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김박사는 "반달가슴곰이 이토록 멸종위기에 몰린 것은 국회의원 등 돈있는 사람들이 밀렵으로 곰을 잡아 먹었기 때문에 먹은 사람이 살려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올 5월에 있을 예산심의에 곰복원사업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김박사의 생각이다.

"반달가슴곰 복원에는 대략 100억원 정도의 돈과 10년 정도 인내하고 밀어 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합니다. 경제가 어려워 사람 살기도 힘든 판에 곰 살리기가 무슨 소용이냐? 라는 단순경제논리로 접근하면 안됩니다. 멸종된 후에 살리려면 엄청난 돈이 들 뿐만 아니라 결국 중국과 북한 등 주변국들에게 구걸하다시피 곰을 얻어와야 합니다"라고 김박사는 강조한다.

곰은 우리의 개국신화에 등장하는 동물이다.

우리 민족은 곰의 후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땅에 있는 곰을 우리 손으로 없앤 셈이다.

우리나라의 야생동물에 대한 인식수준은 후진국 수준.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영국 등 곰 복원을 먼저 진행하고 있는 나라의 연구자들의 예의주시 대상이라는 것이 현실이다.

1960년도 미국 아칸소주에서 복원프로그램이 최초로 시작되었을 당시는 남획과 남벌로 더 이상 곰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 20마리 내외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후 10년 동안 매년 10마리 이상을 투입해 현재는 2000마리 이상으로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미국 록키산맥에서도 불곰 복원작업이 진행중이다. 현재 500~1000마리 정도가 생존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면적의 10배 가량 되는 나라에서 이 정도 숫자이면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라고 한다.

유럽에서도 2년 전부터 복원사업을 시작했으며 알프스 지역에 6마리밖에 남지 않은 불곰을 알프스 권역인 프랑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지에서는 합동으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동구권에서 알프스의 불곰을 들여와 복원중이다.

중국의 경우 97년 대만 반달가슴곰을 아마추어 비디오 작가가 50년 만에 처음으로 촬영에 성공해 온 나라가 들썩들썩했다. 이후 복원계획이 나오고 현재 복원작업 중이다. 우리는 대만과 비슷한 처지인데 3년이 늦은 셈이다.

김박사는 "한 종이 자연상태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서식환경 자체가 복원됐다는 것이고 상위종 한 종이 복원됐다는 것은 최소 하위종 10여종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최화연/환경연합 기자 choihy@kfem.or.kr

(이 글은 환경운동연합 '함께사는길'1월호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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