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상황 ‘톰과 제리’… 고양이에게 맞선 쥐?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9월 30일 12시 04분



생쥐 한 마리가 앞다리를 들고 힘껏 덩치를 키우고 서 있다. 고양이와의 거리는 불과 몇 센티. 고양이의 수염에 닿을 정도로 짧은 거리다. 천적을 앞에 둔 생쥐는 주먹이라도 한 방 날릴 기세로 요란하게 찍찍거렸다.
인기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최근 영국에서 포착돼 화제라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톰과 제리'는 덩치는 작지만 번뜩이는 지혜로 고양이 톰을 골탕 먹이는 영리한 생쥐 제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국 캠브리지셔에 사는 웬디 로스웰 씨(여·45)는 자신의 뒷마당에서 우연히 놀라운 광경을 보고 카메라에 담았다.
'톰과 제리'에서처럼 쥐는 고양이가 자신의 쥐구멍 근처에 다가오자 위험을 무릅쓰고 맹렬하게 '포효'한 것. 쥐는 수십 배는 큰 고양이를 향해 찍찍거리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먹잇감의 허세에 놀란 듯 고양이는 다리 사이에 꼬리를 내리고 슬금슬금 물러났다.
신문에 공개된 사진에서도 생쥐는 고양이를 지척에 두고 당당하게 서 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생쥐가 고양이에게 코를 맞대고 서 있어 뭔가를 설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로스웰은 "정말 대단했다. 작은 쥐가 서서 고양이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그 고양이는 쥐보다 무척 컸고 생쥐를 잡아먹을 수도 있었지만, 생쥐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라며 "생쥐는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할 것처럼 보였다. 아마도 영국에서 가장 용감한 쥐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생쥐가 톡소플라즈마 곤디라는 기생충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기생충은 고양이의 대장에서만 번식하는데, 중간숙주로 쥐에 기생한다. 기생충은 쥐의 소뇌에 기생하면서 고양이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를 호감으로 바뀌도록 조종한다. 결국 이 기생충에 감염된 쥐는 고양이를 만나면 스스로 다가와 잡아먹히게 된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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