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물]김동태 농림장관 "올 쌀 수확 7~9% 줄어"

  • 입력 2002년 9월 26일 17시 54분


“만약에 전 농산물에 대한 관세율이 미국의 주장대로 일률적으로 25%로 되면 한국 농업은 큰일나고 100%로 결정된다 하더라도 한국의 전 농민이 시위를 해서라도 막아야 합니다.”

김동태(金東泰) 농림부 장관이 농민인지 정부각료인지 귀를 의심할 정도의 ‘과격 발언’을 했다. 그것도 사석이 아닌 공식적인 기자회견 자리에서다.

김 장관은 26일 농림부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외국이 무리한 요구(농산물 관세인하)를 해 올 경우에 대비해 한국도 점차 감산(減産)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그러나 도하라운드에서 최고관세율이 100%처럼 낮게 정해지면 쌀 마늘처럼 한국에서 비중 있는 농산물들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이날 소득직불제와 관련해 “농민단체들은 물가상승분을 뺀 실질가격으로 80%를 보전해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기획예산처 등은 명목가격으로 70%를 줄 수밖에 없다고 해서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농림부 장관은 주요 국사를 결정하는 국무위원 가운데 한 명으로 정부입장을 중시하면서도 농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어려운 임무를 맡고 있다. 그래서 김 장관은 묘안을 내놓았다. 우선은 예산처가 정한대로 집행하되 국회에서 예산을 심의할 때 수정하겠다는 것. 민감할 수밖에 없는 소득직불제란 ‘공’을 국회로 던진 것이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올해 쌀 수확량이 예년의 3700만섬보다 7∼9% 줄어든 3300만∼3400만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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