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게 이렇군요]총선 치르고도 재산변동 없더라

  • 입력 2001년 2월 28일 18시 55분


28일 공개된 국회의원들의 지난해 재산변동 내용을 보면 의원들의 재테크 실력은 과히 나쁘지 않았다. 주가 폭락으로 재산이 크게 준 의원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총 재산액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돈 잡아먹는’ 총선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전했다고 할 수 있다.

99년 주식투자로 큰돈을 벌었던 의원들이 지난해엔 증시 침체에 따른 매각 및 평가손으로 상당한 재산을 날렸다.

정몽준(鄭夢準·무소속)의원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반토막나면서 1178억여원의 주식 평가손을 입는 등 1608억여원의 재산이 감소했다. 최대 피해자인 셈. 그는 1년 전에는 주식 평가익 등으로 재산이 1982억원 늘었다고 신고했었다.

김무성(金武星·한나라당)의원은 본인과 배우자의 주식거래에서 42억여원의 손실을 입어 재산총액 순위가 9위(119억여원)에서 15위(76억여원)로 밀려났다. 김덕배(金德培·민주당)의원은 20억여원의 매각 평가손을, 남궁석(南宮晳·민주당)의원은 벤처기업 주식의 헐값 매각 등으로 10억여원의 손해를 보았다.

그러나 김효석(金孝錫·민주당)의원은 주식에서는 2억여원의 손실을 입었으나 다양한 채권 등 간접투자를 통해 18억여원의 자산을 새로 보유, 전체적으로 4억여원의 재산을 늘렸다. 김진재(金鎭載·한나라당)의원은 경남 양산시에 산재한 임야와 전답의 거래 등을 통해 5억여원의 재산을 늘렸다.

일부 의원들은 후원회 기부금을 개인계좌로 편입, 본인의 재산증식으로 ‘성실신고’하기도 했다. 박광태(朴光泰·민주당)의원은 ‘후원회 및 세비통장’ 명목으로 3억여원을, 정동영(鄭東泳·민주당)의원은 ‘후원금 증가’로 1억3000여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1년간의 다양한 재산 증감을 거친 의원들의 평균 재산변동액은 6억1200여만원 감소(총 감소액은 1652억5000여만원)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몽준의원을 제외할 경우 평균 재산변동액은 1600여만원 감소로 현상유지에 가까웠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의원 4명중 1명꼴 승용차 교체 '눈길'▼

민주당과 자민련, 한나라당 등 여야 지도부는 일반 의원들에 비해 재산변동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

○…지난해 재산변동 사항이 없다고 신고했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총재산이 4642만원 늘었다.

이총재는 9개 금융기관에 자신 명의로 맡겨놓은 예금 2억471만원을 부인 한인옥(韓仁玉)여사 명의로 된 D보험사 예금계좌로 옮겨 그만큼 재산이 줄어든 반면 한여사는 2억1374만원이 늘었다. 또 차남 수연(秀淵)씨가 예금 등 3739만원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이총재측은 “예금이 여러 곳에 분산돼 있어 관리하기 편하도록 한 곳으로 모은 것”이라며 “세무당국으로부터 부부간의 예금상 이동은 증여로 보지 않는다는 유권해석도 받아놓았다”고 설명.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절약’으로 668만원이 늘었으나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운정장학회에 이를 모두 출연해 재산변동은 없으나 부인 박영옥(朴榮玉)여사의 예금이 감소해 총 재산은 2696만원이 줄었다고 신고했다.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은 본인과 배우자의 예금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등 총 재산이 8069만원이 늘었다. 홍사덕(洪思德)부의장은 재산변동이 없다고, 김종호(金宗鎬)부의장은 1618만원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대표는 월드컵경기장 부지로 수용된 마포구 상암동 임야의 보상금 5억2320만원을 의정활동비와 당비 납부 등에 썼고 예금도 2억4232만원 감소하는 등 총 8억7039만원이 줄었다.

민주당의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은 재산변동이 없는 것으로 신고했고,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은 5·18민주화운동 보상금 등 1억4693만원을 동서장학회에 기부했으나 총재산은 1160만원이 늘었다.

○…이번에 재산변동상황을 공개한 270명의 의원 중 67명이 승용차를 새로 구입, 4명 중 1명 꼴로 승용차를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최고급 국산승용차인 에쿠스를 새로 산 의원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체어맨 12명, 다이너스티와 그랜저가 각각 9명이었다. 승용차 대신 스타렉스 산타페 등 승합차를 구입한 의원은 8명이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국회의원 재산증가 10위(단위:천원)
순위이름소속 증가액
1박상희 885,845
2이원성 714,657
3최병렬 572,483
4김정숙 548,133
5김진재 523,373
6신영균 478,988
7김효석 445,768
8박광태 396,399
9유흥수 350,624
10이윤수 250,106

국회의원 재산감소 10위(단위:천원)
순위이름소속 감소액
1정몽준160,898,013
2김무성 4,250,952
3이정일 877,900
4김용환한국신당 870,395
5김덕배 697,272
6임진출 635,022
7최돈웅 627,978
8김윤식 447,553
9이상득 417,152
10유용태 407,018

국회의원 재산총액 10위(단위:천원)
순위이름소속정당재산총액
1정몽준1174억3600만
2김진재648억3800만
3신영균314억800만
4장영신212억4600만
5정의화189억4100만
6주진우153억3400만
7안대륜150억4000만
8이정일143억3000만
9박상희121억6400만
10손희정114억12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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