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현철-보근 커넥션」 끈질긴 공방

  • 입력 1997년 4월 14일 20시 12분


14일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의 3남 鄭譜根(정보근)회장을 증언대에 세운 한보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은 정회장과 金賢哲(김현철)씨간의 친분설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특히 국민회의 李相洙(이상수)의원과 자민련 李良熙(이양희)의원은 나름대로 확보한 증거자료와 제보 등을 토대로 두 사람이 여러차례 만나는 등 각별한 사이였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정회장은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우선 이양희의원은 『정회장이 지난 95년6월17일 충남 당진군 송정면에 있는 「노송가든」이라는 음식점에서 김현철씨와 정회장 등 6명이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며 『이는 김현철씨가 당진제철소를 방문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그날 식사자리에는 정회장과 학교친구인 Y치과원장 강모씨도 배석했으며 당시 金漢坤(김한곤)충남지사가 김현철씨를 영접하기 위해 오후 4시경 헬리콥터를 타고 당진군에 직접 내려왔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정회장은 『당진제철소현장에 있을 때는 직원들과 바깥 식당에서 식사를 한 일은 있지만 외부인사와 식사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상수의원은 정회장이 지난해 7월부터 8월사이에 10차례에 걸쳐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 빌라에서 김현철씨를 극비리에 만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의원은 특히 당시 정회장이 이 호텔을 이용한 사실을 입증하는 「계산서」를 제시했다. 이 계산서에는 정회장이 직접 사인한 것과 정회장의 비서인 안모 하모 이모씨 등이 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의원은 『이 호텔의 경우 정문이나 로비를 통하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어서 유명인사들이 은밀히 만날 때 자주 이용한다』며 『이곳에서 김현철씨를 만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정회장은 처음에는 이 호텔에 간 사실을 부인했으나 이의원이 정회장이 친필사인을 한 계산서를 들이밀자 『그때가 여름휴가 때인데 아마 가족들과 함께 갔을 것』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정회장은 김현철씨와의 관계에 대해 『지난 94년 가을 청와대민원실에 근무하는 오세천비서관의 소개로 서울 롯데호텔 중국식당에서 세 사람이 함께 점심식사를 한 적밖에 없다』며 『특별한 친분관계는 없다』고 주장했다. 정회장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 3월22일 김현철씨가 검찰에서 고소인자격으로 조사를 받았을 때 진술한 내용과 일치하는 것이다. 정회장은 또 지난해 고려대 동문모임에서 김현철씨를 만났다는 설이나 재벌2세 모임인 「경영연구회」에서 김현철씨를 만났다는 설 등도 추궁받았으나 모두 부인했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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