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정보근씨 답변]『부전자전』 자물통 입

  • 입력 1997년 4월 14일 20시 12분


한보그룹 鄭譜根(정보근)회장도 鄭泰守(정태수)총회장에 못지않은 「자물통 입」을 지녀 여야의원들은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14일 정회장은 여야의원들이 그와 金賢哲(김현철)씨의 친분관계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사실 등을 끈질기게 캐물었으나 『모른다』 『그런 일이 없다』며 부인으로 일관했다. 또 그는 92년 대선자금문제 「정태수 리스트」 등에 관한 의원들의 질문에는 『아버님이 하신 일이라 잘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국민회의 李相洙(이상수) 자민련 李良熙(이양희)의원 등 야당의원들이 집요하게 추궁할 때는 풀죽은 모습으로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정회장은 쉐라톤 워커힐호텔 빌라에 간 일이 있느냐는 이상수의원의 질문에 처음에는 『그런 일 없다』고 답했다가 이의원이 관련자료를 제시하며 따지자 『명확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그후 그는 이의원이 『증인, 자료를 갖고 있으니 거짓말할 생각말라』며 계속 몰아붙이자 이의원의 질의도중 줄곧 긴장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러나 신한국당 李思哲(이사철) 孟亨奎(맹형규)의원 등 여당의원들의 질문에는 때로 미소를 짓는 등 여유를 보여 대조적이었다. 정회장은 신한국당 朴柱千(박주천)의원이 이 시점에서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사업가로서 아직도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고 「딱 부러지게」 답했다. 이날 대부분의 여야의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그를 향해 젊은 사람이 그래서는 안된다고 호되게 나무랐다. 『장래가 구만리 같은 젊은 사람이 거짓말을 해서 쓰겠느냐』 『젊은 사람이 그것도 기억나지 않으냐』 『젊은 재벌2세가 아버지와 함께 구속돼 한때 동정했으나 지금은 전혀 동정할 생각이 없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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