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 현장스케치]김민석의원 눈시울 붉혀

  • 입력 1997년 4월 13일 09시 12분


○…국민회의 金民錫(김민석)의원은 홍의원에 대한 신문에 앞서 자신이 지난 85년 서울대총학생회장으로 시위를 주도하다 구속됐을때 야당에 몸담고 있던 홍의원이 자신의 가족을 음양으로 도와주었던 개인적인 인연을 상기하면서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김의원은 『학생시절 구속됐을 당시 홍의원이 저의 어머니와 동지적 관계를 맺고 계셨는데…』라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다가 『얼마전에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대신해 홍의원을 면회했었다』고 소개. 김의원은 그러나 잠시후 마음을 다잡은듯 『면회때도 말씀드렸듯이 결례를 하더라도 공인으로서 양해해달라』고 말한뒤 홍의원을 매섭게 추궁. ○…홍의원은 의원들의 한보특혜의 「몸체」추궁에 대해 『죄송하다』『대통령에게 누를 끼쳐 가슴아프다』 『이곳에서 속죄하며 하루하루 기도하고 있다』는 답변을 하며 감정을 자제하는 모습. 그러나 국민회의 趙舜衡(조순형)의원이 김대통령을 거론하며 계속 몰아붙이자 홍의원은 감정이 북받치는듯 『한보지원은 개인적인 판단의 잘못이다. 죄송…』이라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김민석의원은 홍의원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난뒤 발언을 신청해 『지난 9일 청문회에서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와 인척관계로 대출에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삼원정밀금속 대표는 이대표와 인척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식해명. 김의원은 또 『어찌됐든 그같은 발언을 한 것과 일부신문에 의혹내용이 보도된 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며 이대표와 국정조사특위에 사과. 이에 대해 李思哲(이사철)의원 등 신한국당 소속의원들은 환한 표정으로 『명확하게 잘했어』라고 한마디. ○…홍의원은 정태수총회장의 대출청탁을 검증없이 들어준 것은 자신의 신중하지 못한 성격탓이라며 그 일례로 미국 프로야구팀인 LA다저스에서 주전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박찬호선수를 도와준 뒷얘기를 소개. 홍의원은 『박선수가 군복무를 하지 않아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됐을때 국익차원에서 돕는게 좋겠다고 생각해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열흘만에 미국으로 갈 수 있도록 했다』며 『나는 누가 부탁을 하면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잘 들어주는 성격』이라고 해명. 그는 또 『당시 박선수를 도와준 것은 평소 그를 눈여겨봐왔고 한번 만났을때 악수를 해보니 내 손이 꽤 큰데도 여자손같이 박선수의 손안에 쏙 들어갔다』고 상세하게 설명. ○…이날 청문회에서는 「교도소 담장론」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신한국당 김문수(김문수)의원은 일본 금권정치와 관련, 「정치인은 교도소 담위에 서 있는 사람과 같다」는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전일본총리의 어록을 인용하며 『홍의원은 아차해서 담밑으로 떨어졌고 우리는 아직 담위에 있다』며 「정치와 돈」의 문제를 또다시 언급. 이에 홍의원은 『돈은 필요하고 법은 멀리 있다』며 『김의원의 담장론이 가슴에 와닿는다』고 공감을 표시. ○…신한국당 특위위원 사퇴의사를 밝힌 李信範(이신범) 金在千(김재천)의원이 12일 홍의원에 대한 청문회에도 불참하는 바람에 김문수 朴柱千(박주천)의원이 두번 신문하게 되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 朴憲基(박헌기)간사는 『여러 경로를 통해 두 의원의 복귀를 요청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그럴 마음이 없는 모양』이라며 『김재천의원은 아직까지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 〈이원재·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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