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이양희의원, 육성증언 테이프 공개 파문

  • 입력 1997년 4월 12일 20시 06분


12일 한보청문회에서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민자당의 대통령선거 후보로 결정된 뒤인 지난 92년 여름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과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金命潤(김명윤)의원의 집을 방문했다는 내용을 증언하는 육성 녹음테이프가 공개돼 한바탕 격돌이 벌어졌다.

자민련 李良熙(이양희)의원이 이날 김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목격했다는 서울 동부이촌동 신동아아파트 주민의 육성 녹음테이프를 공개하자 신한국당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이의원이 공개한 이 녹음테이프는 『92년 7,8월 경에 사람들이 웅성웅성해 무슨 일인가 했더니 김영삼씨가 김명윤씨네 집에 찾아왔다고 하더라』는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담고 있다.

이의원은 이어 『김대통령이 김의원의 아파트를 방문했을 때 분명히 정총회장과 鄭譜根(정보근)회장도 동석했을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대선자금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이 이 녹음테이프와 녹취록을 공개하자 즉각 신한국당의원들이 반격했다.

朴憲基(박헌기)의원이 먼저 『언제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녹취한 것인지를 밝히지 않으면 국회법 위반』이라며 『녹취록에도 김대통령이 정총회장과 만났다는 말은 없지 않으냐』고 공격했다.

玄敬大(현경대)위원장도 『녹음테이프를 검증할 수 있도록 테이프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의원은 『사본이 없으니 추후에 제출할 것이고 필요한 시기가 되면 증인도 세우겠다』고 버텼다.

그러자 신한국당의원들은 『장난하는 거냐』 『아무한테나 녹음해서 그런 식으로 뒤집어씌워도 돼』 『국민회의 金民錫(김민석)의원은 논리라도 있어, 당신같이 안해』라며 이의원을 향해 고함을 질러대는 등 청문회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다음 질의자로 나선 신한국당 金文洙(김문수)의원도 『대명천지에 주민들까지 다 쳐다보는데 남의 집에 가서 정치자금을 받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증인으로 나온 洪仁吉(홍인길)의원에게 『김대통령이 김명윤의원 자택을 방문한 사실이 있느냐』고 확인을 요구했다.

홍의원은 이에 대해 『관행상 김대통령이 개인 집을 방문하는 일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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