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Since 1897… ‘생명을 살리는 물’, 나전칠기와 만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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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클리닉]동화약품 ‘활명수 118주년 한정판’
궁중비방에 서양의학 적용한 한국 최초의 국산약 ‘활명수’
민족 고유 공예기법과 만나 ‘활명수 118주년 한정판’ 탄생

예술과 제품이 만나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이른바 ‘아트 컬래버레이션’이 주목받고 있다. 식음료나 주류 화장품 전자기기 등 일상에서 소비되는 제품에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을 접목하는 것으로, 제품에 예술적 성격을 가미해 좋은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제약분야에서 동화약품이 자사 소화제인 활명수의 118주년 한정판을 출시해 눈길을 모은다. 올해 3년째인 활명수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의 이번 소재는 한국의 전통 나전칠기다.

활명수 118주년 한정판은 전통공예 기법인 나전칠기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동화약품 제공
활명수 118주년 한정판은 전통공예 기법인 나전칠기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동화약품 제공


나전칠기에서 발견한 바다의 생명

활명수는 1897년 궁중선전관인 민병호 선생이 궁중비방에 서양 의학을 적용해 개발한 한국 최초의 국산약.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의약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급체, 토사곽란 등으로 불리던 소화장애로 목숨까지 잃는 사람이 많았던 옛 시절에 활명수(活命水)라는 이름의 약은 이름 그대로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고 불리며 만병통치약처럼 받아들여졌다.

올해 118주년 한정판의 모티브인 나전칠기도 물과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바다의 생명을 상징하는 소라와 전복의 껍데기로 만들어진 만큼 활명수의 ‘물’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는 것. 민족의 고유 공예기법인 나전칠기가 역사성에 서도 대한민국의 최장수 브랜드인 활명수의 특성을 살려줄 수 있다는 게 동화약품의 설명이다.

‘활명수 118주년 한정판’에는 활명수가 탄생한 시기와 같은 19세기 말 작품 ‘나전칠산수문 끊음질 이층롱’의 문양을 새겼다. 끊음질은 19세기에 성행한 나전칠기 기법을, 이층롱은 2층으로 된 장롱의 종류를 뜻한다. 작자 미상인 이들 작품은 통영 지방의 화려한 자개를 가늘게 잘라 칼 끝으로 끊어 붙이는 방식으로 산수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이런 나전칠기 특유의 특성을 홀로그램박 기법을 이용해 구현해냈다. 색상은 빨간색과 검은색의 두 종류(450mL)이다.

앞서 2013년에는 팝 아티스트 홍경택, 사진조각가 권오상 씨 등이 참여한 활명수 컬래버레이션 한정판을 선보였다. 좋은 반응을 얻은 회사 측은 지난해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용백, 팝 아티스트 이동기 씨 등과 함께 ‘생명을 살리는 물’을 주제로 한 활명수 117주년 한정판을 내놨다.

활명수 117주년 한정판 디자인에는 이용백, 이동기 작가가 참여했다.
활명수 117주년 한정판 디자인에는 이용백, 이동기 작가가 참여했다.


종이박스에도 예술적 터치

제품뿐 아니라 박스 디자인에도 예술을 가미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까스활명수-큐’의 10개들이 박스 디자인을 한시적으로 변경한 2015 까스활명수 특별박스가 바로 그것. 이 특별박스 디자인은 옛날 브라운관TV 형태의 외곽 디자인에 활명수의 1959년 극장 광고의 한 장면을 담았다. 당시 제약업계 최초의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제작됐던 광고로, 중절모를 쓴 배 아픈 신사가 부채표를 강조하며 활명수 제품을 찾는 장면이 박스에 담겼다. 신사가 왼손에 태극기를 쥐고 있는 것은 올해가 광복 70주년임을 감안해 새롭게 추가된 포인트다. 까스활명수 특별박스는 한국 최초로 국제 5대 광고제를 석권한 오리콤의 박서원 크리에이티브 총괄 부사장이 디자인을 맡았다.

이런 특별박스도 벌써 4년째다. 2012년 반닫이를 모티브로 한 한정판 케이스 디자인이 나온 것에서 시작해, 이듬해에는 고서(古書)에서 영감을 얻은 특별박스 디자인이 시중에 선보였다. 이어 2014년에는 활명수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미니어처 버전으로 표현한 ‘2014 까스활명수 특별박스’가 나왔다.

‘생명을 살리는 물’ 캠페인

동화약품은 활명수가 아선약, 육계, 정향 등 11가지 생약성분으로 만들어져 과식이나 소화불량, 체함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효능을 바탕으로 118년 동안 장수 브랜드의 지위를 굳혀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동화약품은 활명수만 연간 1억 병을 생산해 45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탄산 첨가, 성분 보강 등 제품의 진화를 추구하며 한국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맞춘 변화를 시도하며 시장점유율 70%를 유지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금까지 판매된 84억 병을 한 줄로 세우면 지구 25바퀴를 돌 수 있는 양”이라며 “아트 컬래버레이션 패키지를 발매하는 것은 이렇게 제품을 신뢰해준 소비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활명수 118주년 한정판의 판매수익금은 저개발 국가의 어린이들을 위한 ‘생명을 살리는 물’ 캠페인에 쓰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함께 겪으며 민족의 생명을 살리는 물 역할을 해온 활명수를 이제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지금까지 디자인했다. 물 부족 국가에 전한 물 규모는 총 1250만 L로, 1700여 명의 어린이가 한 해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올해 활명수 118주년 한정판의 수익금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전 세계 물 부족 국가의 어린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보급하는 캠페인에 사용될 예정이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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