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은 철저한 ‘준비의 산물’로 봐야 산모-태아 모두 안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8일 04시 30분


린여성병원 신봉식 원장이 말하는 ‘여성 생애주기 최적화’
임신 전 자궁 상태-난소 기능 조절…고위험 산모일수록 심신 안정 중요
출산 후 자궁 수축-우울감 살펴야 …“나이 변화에 따른 통합 관리 필요”


1일 서울 동대문구 린여성병원에서 만난 신봉식 원장은 “여성의 삶을 사춘기, 가임기, 임신·출산, 갱년기 등 독립된 단계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으로 인식하고 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1일 서울 동대문구 린여성병원에서 만난 신봉식 원장은 “여성의 삶을 사춘기, 가임기, 임신·출산, 갱년기 등 독립된 단계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으로 인식하고 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여성 건강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초혼 연령의 상승으로 고령 산모가 늘어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스트레스로 인해 자궁근종이나 선근증 같은 여성 질환의 발병 연령은 오히려 낮아지는 추세다.

이제 산부인과는 단순히 ‘아이 낳는 곳’이라는 1차원적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신 준비부터 질환 치료, 출산 후의 완벽한 회복까지 여성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통합적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린여성병원 전경. 린여성병원 제공
린여성병원 전경. 린여성병원 제공

25년간 지역 거점 여성 전문 병원으로서 입지를 다져온 린여성병원 신봉식 원장을 1일 서울 동대문구 병원장실에서 만났다. ‘여성 생애주기별 최적화 관리’의 구체적인 내용과 건강한 출산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언을 들어봤다.

25년의 노하우, 여성 전문 의료 ‘메카’ 되다

2002년 문을 연 린여성병원은 올해 개원 24주년을 맞았다. 산부인과는 365일 24시간 분만 시스템을 운영하며 분만센터·산후조리원·단일공복강경·로봇수술·유방·갑상선센터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여기에 내과와 피부과까지 더해 여성 건강 전반을 아우르는 ‘원스톱 케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 원장은 이 같은 병원의 성장을 두고 “병원 운영의 목적은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었다”며 “여성이 일생 동안 겪는 신체적 변화의 굽이마다 단절 없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문 센터들이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여성 건강, 질병 치료 넘어 삶의 ‘최적화’ 필요해

신 원장이 인터뷰 내내 강조한 키워드는 ‘여성 생애주기 최적화’다. 이는 여성의 삶을 사춘기, 가임기, 임신·출산, 갱년기라는 독립된 단계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으로 관리한다는 의미다.

신 원장은 “여성의 몸은 생애 단계마다 요구하는 관리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며 “가령 난임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단순히 임신 성공이라는 결괏값만 주는 것은 린여성병원이 지향하는 모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신 전의 호르몬 균형부터 출산 후 근골격계 회복까지 모든 과정이 매끄럽게 연결돼야 진정한 의미의 치료가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자궁 질환도 마찬가지다. 신 원장은 “당장의 수술 여부보다 환자의 향후 임신 계획과 삶의 질을 우선순위에 두고 치료 방향을 최적화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임신은 ‘결과’가 아닌 철저히 준비된 ‘프로젝트’

신 원장은 특히 ‘프리콘셉션 케어(임신 전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많은 여성이 임신 테스트기의 두 줄을 확인한 뒤에야 병원을 찾지만 건강한 아이를 만나기 위한 준비는 훨씬 전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게 신 원장의 지론이다. 임신을 ‘우연한 결과’가 아닌 ‘철저한 준비의 산물’로 인식해야 산모와 태아 모두 안전하다는 의미다.

신 원장은 “임신은 여성의 신체가 감당해야 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라며 “갑상선이나 당뇨병 같은 기저 질환이 미리 조절되지 않으면 초기 유산이나 합병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고위험 산모 비율도 늘어나는 추세다. 린여성병원은 정밀 초음파를 통한 태아 이상 여부 확인은 물론이고 산모의 혈압·혈당·체중 변화를 실시간 데이터화해 모니터링한다.

하지만 신 원장은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산모의 심리적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고위험 산모일수록 불안감이 크다”며 “의료진은 수치상의 관리뿐만 아니라 산모가 편안한 상태에서 임신 기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정서적 지지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산모가 안정돼야 태아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은 끝이 아닌 ‘제2의 인생’ 위한 회복의 시작

분만실을 나서는 순간 의료적 도움은 끝난다는 인식에 대해서도 신 원장은 고개를 저었다. 출산 후 겪게 되는 자궁과 골반 구조의 변화, 급격한 호르몬 감퇴는 여성의 평생 건강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가 된다.

그는 “출산 후 자궁이 제대로 수축하는지, 골반저근의 손상은 없는지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며 “특히 호르몬 변화로 인한 산후 우울감이나 컨디션 저하는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린여성병원이 산후조리원과 재활 시스템을 강화한 이유도 출산을 ‘마침표’가 아닌 ‘회복을 통한 새로운 시작’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린여성병원이 꿈꾸는 미래에 대해 신 원장은 ‘여성의 인생을 설계하는 병원’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특정 질환을 잘 고치는 병원을 넘어 어떤 연령의 여성이라도 가장 신뢰하고 찾을 수 있는 건강 주치의가 되겠다는 것이다.

신 원장은 “의료는 단순한 기술 제공이 아니라 삶의 질을 보전하는 서비스여야 한다”며 “린여성병원은 앞으로도 사춘기 소녀부터 갱년기 여성까지, 각자의 생애주기에 최적화된 의료 지도를 그려주고, 치료를 넘어 여성의 건강한 삶을 함께 설계해 나가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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