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지속 ‘눈꺼풀 염증’ 정체…알고보니 희귀 전두동 거대 골종

  • 동아일보

보라매병원 지름 3.1cm짜리 발견
안과-신경외과 등 협진으로 치료

왼쪽부터 정호경 안과 교수, 변윤환 신경외과 교수, 홍승노 이비인후과 교수
왼쪽부터 정호경 안과 교수, 변윤환 신경외과 교수, 홍승노 이비인후과 교수
1년 넘게 원인을 알 수 없는 눈꺼풀 염증으로 불편을 겪던 환자에게 희귀한 ‘전두동 거대 골종’이 진단됐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은 지난해 말 1년 이상 왼쪽 눈꺼풀 염증 증상이 지속된 58세 여성 환자를 정밀 진단과 다학제 치료를 통해 완치했다고 밝혔다. 환자는 지난해 여름 눈꺼풀 염증이 호전되지 않아 동네 병원에서 대형 병원 진료를 권유받고 보라매병원 안과를 찾았다.

환자를 처음 진료한 정호경 안과 교수는 증상이 장기간 지속된 점에 주목했다. 단순한 안과 질환이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안과 검사와 함께 조영제를 이용한 뇌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시행했다. 검사 결과 최대 지름 3.1cm에 이르는 좌측 전두동 거대 골종(骨腫)이 확인됐다. 골종은 뼈와 같이 딱딱한 조직으로 이뤄진 종양을 말한다.

전두동 골종은 발생 빈도가 낮은 질환이다. 특히 지름 3cm 이상의 거대 골종은 매우 드물어 명확한 치료 기준이 확립되지 않았을 정도다. 초기에는 성장 속도가 느릴 수 있지만 크기가 커지면 뇌와 안와 구조물을 압박해 시력 저하, 신경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종양이 커진 뒤에는 제거가 어려워 복잡한 고난도 수술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정 교수는 병변의 위치와 크기를 고려해 안과 단독 치료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다학제 협진을 제안했다. 이에 홍승노 이비인후과 교수와 변윤환 신경외과 교수가 치료 계획 수립에 참여했다.

세 진료과는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면서도 근본적인 치료 전략을 마련했고 최종적으로 신경외과를 중심으로 한 수술적 치료를 결정했다. 수술은 전두동 골성형 피판 접근법을 이용해 진행됐다. 변 교수는 현미경적 접근으로 정상 뇌조직과 안와상신경, 안구운동신경, 주요 혈관과 골판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거대 골종을 완전히 제거했다.

종양 제거 후에는 전두동 구조의 함몰과 지지력 저하를 막기 위해 복부 지방과 두피 건막 피판을 이용한 전두동 폐쇄술을 시행했다. 이어 3차원 티타늄 메시와 인체 무세포 진피 기질을 활용한 두개 성형술을 통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마취를 포함한 전체 수술 시간은 약 4시간이었다.

환자는 종양이 완전히 제거된 뒤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했고 수술 4일 만에 퇴원했다. 최종 병리 검사에서도 골종으로 확진돼 추가 치료 없이 외래 추적 관찰을 이어가고 있다.

변윤환 교수는 “안과, 이비인후과, 신경외과가 긴밀히 협력한 다학제 진료를 통해 희귀하고 난도가 높은 종양을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뇌종양을 포함한 중증 질환 분야에서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장기간 지속되는 눈 주위 염증 증상 뒤에 숨은 중증 질환을 다학제적 시각으로 접근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한 사례로 진료과 간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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