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흡연 경고’ 면적 OECD 최하위… 75%까지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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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이제는 OUT!]〈11〉
앞뒷면 50%… 칠레 등과 공동 30위
뉴질랜드는 앞면 75%-뒷면 100%

지난해 12월 23일부터 담뱃갑에 삽입되는 흡연 경고 그림이 바뀌었다. 담배꽁초로 가득 찬 젖병을 아기에게 물리는 모습 등 ‘끔찍한’ 경고 그림이 추가됐고, 경고 문구도 흡연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위험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나라 담뱃갑에 표기되는 흡연 경고 그림이나 문구는 아직도 그 강도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담배의 앞면, 뒷면 면적의 50%가 경고 그림 및 문구로 채워져야 한다. ‘50%’라는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칠레, 코스타리카와 함께 공동 30위에 해당한다.

1위인 뉴질랜드의 경우 담뱃갑 앞면의 75%, 뒷면의 100%를 경고 그림 및 문구로 채우도록 하고 있다. 담배 브랜드와 이름을 표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빼고 나머지는 모두 흡연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채우는 셈이다. 유럽연합(EU) 국가들도 담뱃갑 앞, 뒷면의 65%를 건강 경고로 채우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갑에서 흡연 경고가 차지하는 면적을 75%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고를 나타내는 방식은 현재 그림이 30%, 문구가 20%를 차지한다. 그림으로 경고하는 방식이 문구보다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그림 면적을 담뱃갑 면적의 30%에서 55%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은 “건강 경고 문구나 그림의 크기가 늘어날수록 그에 비례해 금연 효과도 증가한다”며 경고 그림 크기를 50%보다 더 키울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담배 소매점에서 진열대에 담배를 거꾸로 세워 진열해 경고 그림을 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편법을 막기 위해서라도 경고 그림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담배 제품의 포장 디자인을 통일하는 ‘표준 담뱃갑(Plain packaging)’도 추진하고 있다. 제품별로 제각각인 담뱃갑 디자인을 한 가지로 통일하고, 제품 이름과 브랜드만 정해진 색깔과 글꼴로 표기하게 한다는 것이다. 호주와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21개국은 이러한 표준 담뱃갑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흡연 경고#표준 담뱃갑#금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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