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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공원 가듯 쉽게 즐기는 ‘파크골프’…건강 재미 두 토끼 사냥[김종석의 굿샷 라이프]

입력 2022-10-02 07:44업데이트 2022-10-0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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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높은 생활스포츠 인기몰이
홀에 넣는 골프 재미 그대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입문
근력 강화-스트레스 해소 효과
한충식 교수 제공
파크골프가 새로운 생활 스포츠로 주목받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으며 저렴한 비용에 타구감, 홀인 등 골프의 재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카트 없이 계속 걸어 다니며 플레이를 하게 돼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국 체조의 개척자로 불리는 한충식 한국체대 교수(61)가 집 근처 파크골프장에서 티샷을 앞두고 있다. 가성비가 높고 운동효과가 큰 파크골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충식 교수 제공
코로나19 대유행에도 일반 골프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야외 활동으로 여겨지면서 국내에서 골퍼가 급증했다. 하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데다 골프장 부킹에 어려움이 심해 원성을 살 정도가 됐다. 반면 파크골프는 무엇보다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다.
●골프 채 하나로 모든 샷 해결
부산의 한 공원에서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는 시민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창설된 파크골프는 말 그대로 공원에서 하는 골프다. 코스는 일반 골프장 면적의 10분의 1 수준. 각 홀 전장은 20~150m. 대개 짧은 파3홀이 3개, 파4홀 8개, 100m 넘는 파5홀 2개로 이뤄진다. 18홀 기분으로 이븐파 66타가 보통.

일반 골프는 규정에 따라 14개까지 클럽을 갖고 다닐 수 있지만 파크골프는 86㎝ 이하의 골프채 하나만 사용해 티샷, 세컨드샷, 어프로치샷, 벙커샷, 퍼팅까지 모두 해결한다. 골프채는 로프트(클럽과 페이스가 이루는 각도)가 0도여서 세게 휘둘러도 멀리 날아가거나 허리 높이 이상 뜨지 않는다. 약 90g인 공은 크고 부드러운 플라스틱 재질이라 사고 위험이 적다. 홀의 지름은 일반 골프(108㎜)보다 넓은 200~216㎜.

파크골프는 신체적 무리나 경제적 부담이 적어 노년층에게 적합한 활동으로 꼽힌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강화를 병행하게 돼 심폐 기능과 지구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대한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파크골프는 일반 골프를 모방해 축소해 만든 운동이다. 중장년층을 비롯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 금세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일반 골퍼의 참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진 후 건강 회복에도 효자.”
환갑 넘어 새롭게 접한 파크골프를 통해 건강 유지와 스트레소 해소에 도움을 받고 있는 한충식 한국체대 교수(61). 한충식 교수 제공
한국 체조의 개척자로 불리는 한충식 한국체대 교수(61·대한체조협회 부회장)는 환갑을 넘은 나이에 새롭게 접한 파크골프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한 교수는 “올해 5월 남양주 왕숙천 부근 집 앞에 파크골프장이 생겨 접하게 됐다. 새벽에 2시간 내외 치면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다. 근력 강화와 골다공증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일반 골프 한번 치려면 하루 온 종일 보내야할 때도 있어 치기가 힘들어졌다. 파크골프장은 접근성이 워낙 뛰어나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여름엔 오전 5시부터 파크골프를 시작해 36홀 또는 48홀을 돈 뒤 출근길에 오르기도 했다. 빛을 내는 LED 공을 쓰면 일출 전 어둑어둑한 상황에도 얼마든지 플레이가 가능하다. “18홀 돌면 1500보 이상 걷게 됩니다. 코로나 확진 후 약해진 하체 근육을 다시 회복할 수 있게 됐어요. 복잡한 스트레스도 확 풀립니다.”


●“홀인원에 이어 이젠 앨버트로스.”
한 교수는 1979년부터 1987년까지 체조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렸다. 1985년 고베유니버시아드(U)대회 마루운동에서 동메달을 땄다. 한국 체조 선수가 U대회 시상대에 오른 건 처음. 당시 동아일보는 ‘체조도 세계 도전 가능성’이라는 제목과 함께 착지 동작에서 가장 어려운 ‘한번 비틀고 두 바퀴 공중돌기’를 성공시킨 게 메달 비결이라고 보도했다. 그가 국제대회에서 뿌린 씨앗은 그 후 한국 체조가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선수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한국 체조 대표팀 감독으로 여홍철의 은메달을 이끌기도 했다. 2005년부터는 대한체조협회 이사. 전무, 실무 부회장 등을 맡아 스포츠 행정가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1993년 무렵 일반 골프에 입문해 구력이 30년 가까이 된 한 교수는 한때 핸디캡 5~8의 필드 고수였다. 일반 골프에서 홀인원을 4번 기록한 그는 “스윙의 기본 원리는 똑같다. 최근 파크골프에서도 홀인원을 올렸다. 공이 컵에 들어갈 때 짜릿함은 일반 골프와 마찬가지다. 버디, 이글을 여러 차례 했는데 이제 앨버트로스(기준 타수 보다 3타 적게 치는 것)에 도전하려 한다”며 웃었다.
파크골프장의 파5홀은 보통 100m에서 150m 정도다. 동아일보 DB
파크골프은 일반골프보다 크고 부드러운 공을 사용하며 홀의 크기도 크다. 한충식 교수 제공

●15만 명 이상 즐기는 가족 스포츠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19년 208개였던 전국 등록 파크골프장 숫자는 올해 329개로 늘었다. 2019년 5만 명이던 동호인은 올해 15만 명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주말에 일반 골프 한 번 치려면 1인당 40만 원이 넘게 들고 하루 종일 걸릴 수 있다. 파크골프 이용료는 2시간 기준으로 보통 5000원 내외이며 무료 이용이 가능한 것도 많다. 파크 골프는 장애인 재활 훈련에도 효과적이다. 일반 골프와 달리 장애인이나 연장자에 대한 요금 할인 혜택도 주기도 한다.

한 교수는 “초고령화 시대를 맞은 가운데 노년층에 신체적 무리나 경제적 부담이 적은 파크골프는 최고의 선택이다. 건강증진과 사회중심의 가치가 공존하고 환경 친화적이며 인간관계 확대의 중심이 되는 파크골프는 100세 노인시대에 가장 확실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크골프의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인프라(구장) 확장이 우선 요구된다.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65세 이상의 고령층을 위한 각종 정책(생활체육)과 연계한 논의와 계획에 정부의 적극적 사고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파크골프는 가족 스포츠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할아버지(할머니), 아들(딸), 손자(손녀)가 한데 어울려 웃고 떠들며 파크골프를 즐기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교수 역시 “집사람과 함께 열운(열심히 운동) 중이다. 조만간 딸과 사위도 영입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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