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약속한 카카오…‘골목상권’ 사업 정리 어디까지?

뉴스1 입력 2021-10-12 09:05수정 2021-10-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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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21.10.7/뉴스1 © News1
“저 자신도 모르게, 또 카카오의 공동체 CEO들도 성장에 취해서 주위를 돌아보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카카오가 지향해 나갈 것과 하지 말아야 할 영역을 정확히 구분해서 정리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하고 신속하게 일정, 계획, 실천방안, 상생 이야기를 공개해서 말씀드리겠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국정감사에서 한 발언이다.

2021년 국회 국정감사는 그야말로 ‘카카오’ 국감이다. 김 의장이 직접 출석한 상임위원회만 정무위원회, 산자중기위까지 2개. 카카오 계열사 대표가 참석한 상임위까지 합치면 5개가 넘는다.

김 의장이 직접 카카오의 ‘쇄신’을 약속한 만큼 골목상권을 침해 논란을 야기하는 사업은 빠른 정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카카오가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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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헤어샵·문구·장난감 소매업 ‘철수’

현재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카카오의 대표적인 사업은 헤어샵·대리운전·스크린골프·문구류 4가지다. 이중에서 헤어샵과 문구·장난감 소매업 사업은 ‘철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미용실·네일샵 예약 서비스인 ‘카카오헤어샵’ 서비스에 대한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카카오헤어샵은 카카오가 지분 26.23%를 가진 ‘와이어트‘를 통해 운영 중이다. 카카오와 와이어트는 ’카카오‘ 상표를 사용하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계약을 진행하는데, 카카오가 최근 이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다음해부터 ’카카오헤어샵‘ 명칭은 사라지게 된다.

동시에 카카오는 와이어트 지분율을 낮춰 계열사에서 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다만 지분 매각이 연내 이뤄질지는 미지수. 와이어트 지분을 인수하는 곳이 나타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일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직접 ’문구·장난감 소매업‘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동네 문구점 및 장난감 시장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 의장을 향해 “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에이윈즈‘와 ’포유키즈‘도 골목상권 침해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카카오인베스트는 카카오의 100% 투자 자회사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지분 48.37%를 보유한 ’키즈노트‘는 에이윈즈의 지분 87.95%를 보유하고 있다. 또 카카오인베스트가 지분 19.19%를 보유한 ’야나두‘는 포유키즈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에이윈즈와 포유키즈 모두 문구 및 장난감 도소매업체다.

이에 김 의장은 “카카오키즈라는 자회사와 시너지(동반상승)를 내려고 한 것 같은데, 제가 생각해도 저 부분은 옳지 않은 것 같다”며 “골목상권 침해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철수 방향을 해당 CEO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5/뉴스1 © News1
◇ 카카오T대리·스크린골프 ’고심‘

반면 스크린골프 사업과 대리운전은 경우가 다르다. 두 사업이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캐시카우‘(돈줄)로 자리 잡은 탓에 카카오 내부에서도 사업 철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카오의 스크린골프 사업은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가 담당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2분기 매출액은 1294억원. 그중 카카오VX가 책임지고 있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6% 증가한 264억원이다. 모바일게임(843억원)보다는 낮지만, PC게임(188억원) 매출보다는 높다. 즉, 스크린골프 사업을 철수하면, 현재 수익을 오직 ’게임‘ 사업만으로 채우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대리운전도 마찬가지다. 메리츠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카카오모빌리티 예상 매출 2499억원 중 대리 매출은 1048억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대리운전이 매출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내년 IPO(기업공개)를 앞둔 상황에서 핵심 현금창출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 어렵다고 예상한다.

실제 국정감사에서도 김범수 의장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대리사업 철수 여부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류 대표를 향해 “(대리운전 전화콜 1위 업체) 1577대리운전 인수 철회 의사가 있냐”고 묻자 “1577을 포함한 전반적인 논의는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서 협력방안을 찾겠다”고 말을 아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김 의장을 향해 “대리운전 유선콜과 앱콜 시장에서 대기업의 점유율을 제한하는 상생방안이 있는데 수용할 것인가”라고 묻자 “법에 대해 잘 모르지만, 시장 점유율을 법으로 막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고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 카카오, 사업 철수 시장에 ’독‘ 된다?

정치권과 업계의 강한 ’압박‘에 카카오가 실제 여러 업종의 사업 철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사업 철수 요구가 시장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스크린골프‘다.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시장에서 점유율 20%대로 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스크린골프의 선두기업은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골프존‘이다. 즉, 카카오의 스크린골프 사업 철수가 ’골프존‘의 독점시장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카카오의 스크린골프 사업 재검토 소식이 알려지자 다수의 가맹점주들이 카카오에 항의 전화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헤어샵은 현재 국내 미용실·네일숍 예약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가 헤어샵 서비스를 접게 되면 자연스럽게 2위 사업자인 네이버가 반사이익을 보게 된다. 빅테크 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칼로 무 베듯 접을 수 있는 사업은 없다. 시장 상황과 가맹점주들의 피해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카카오가 단기간에 추가 상생안을 내놓긴 힘들 것이다”며 “헤어샵이나 문구, 장난감업등 비교적 빠르게 떼어낼 수 있는 사업부터 하나씩 정리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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