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로 신뢰를 일궈낸 송영길 엔컴퓨팅 대표, "데스크톱 가상화의 대중화를 이루고 싶다"

코로나 19는 사회를 한번 뒤집어엎었다. 그만큼 많은 게 바뀌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변화가 바로 ‘업무 스타일’이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의 직원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동료와의 대면을 통한 협업은 앞으로도 필요하겠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집에서 하자’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 코로나 19가 끝나더라도, 재택근무로의 전환은 기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재택근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늘었다. 이에 대한 답으로 떠오른 게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데스크톱 가상화) 솔루션이다. 한국에선 낯선 개념이지만, 전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회사 PC를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게 하는 VDI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다.

VDI는 기업이 데이터센터에 PC 자원을 모아둔 후, 이를 가상화해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개념이다. 이로인해 씬 클라이언트 기기로 중앙 서버에 접속해, 직원들은 PC 없이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만 있으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VDI를 이용하면 PC 구매 예산을 아낄 수 있고, 직원들의 업무를 중앙에서 관리하기에도 좋고,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서버 망에 접속하지 못하게 보안을 유지할 수도 있다. 코로나 19 이후로는 재택근무로 인해 각광을 받고 있다. 회사의 PC 환경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 VDI 시장을 차지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 중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강자가 있다는 말에 찾아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바로, 엔컴퓨팅의 송영길 대표(이하 송 대표)다.

엔컴퓨팅 송영길 대표, 출처=엔컴퓨팅

만나서 반갑다. 먼저, 회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엔컴퓨팅은 VDI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엔컴퓨팅이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VDI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제공한다는 것이다.

송 대표의 경력을 보니 첫 직장이 삼보컴퓨터다. 혹시 VDI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

삼보컴퓨터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다가,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내가 우물 안 개구리구나’라는 점을 깨달았다. 웬만한 미국 기업이 한국 대표 기업이었던 삼보보다 몇십 배는 PC 제품을 더 많이 팔더라. 결국 미국 이민 준비를 하게 됐는데, 회사에서 미국지사 자리를 제안해서 이를 승낙했다. 그런데 막상 가고 나니 일 년 뒤에 IMF가 터졌다.

회사는 ‘싸고 좋은 컴퓨터를 대량생산’하자는 결론을 내렸고, 초저가 컴퓨터 메이커인 이머신즈사(eMachines)라는 새로운 법인을 만들었다. 그리고 1년 반 만에 1조 원 매출을 찍고 초고속으로 나스닥에 상장되기도 했지만, 특허소송도 많이 겪어야 했다. 브랜드와 더불어 핵심기술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배우고 엔컴퓨팅을 창업했다.

엔컴퓨팅 로고, 출처=엔컴퓨팅

문제는 일반 PC의 절반 가격으로 제품을 팔기 위해서 대량생산을 했는데, 더는 PC를 싸게 만들 수는 없다는 점이었다. 그때쯤 인텔이 멀티쓰레드 CPU를 출시했다. CPU를 100% 안 쓰고 20%나 30%씩 쓰는 걸 보고, 남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우리는 한 컴퓨터를 여럿이서 나눠 쓰는 것에 멀티유저 컴퓨팅(MUC)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걸 하려면 키보드나 마우스, 모니터를 중개하는 허브터미널이 필요한데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를 써서 싸게 구현해 세트로 팔았다.

사업은 한국에서 2003년에 시작했다. 그 당시에 VDI는 개척되지 않은 영역이었다. 그래서 인구가 많은 저개발 도상국들이 몰려있는 아시아 시장을 먼저 공략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먼저 시작했다. 미국의 학교 시장에서도 많이 팔려서 미국의 VC로부터 투자를 받게 됐고, 본사를 실리콘밸리로 다시 옮겼다.

'국내외 시장 상황'

엔컴퓨팅의 고객사, 출처=엔컴퓨팅

국내 시장에서 VDI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지만, 해외 시장의 상황은 다르다고 들었다. 해외 시장에서 VDI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글로벌 500대, 1,000대 기업이면 대부분 VDI를 쓴다. 엔컴퓨팅의 매출은 95%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5백 5십만 대에 달하는 엔컴퓨팅의 씬 클라이언트 기기를 쓴다. 단말기 하나로 여러 사람이 나눠 쓰니까 사실상 몇천만 명이 쓰는 셈이다. 아무래도 미국 이런 곳은 스펙 자체만 보기보다 전기 사용료나 유지보수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다 보니 관리가 안 되는 개별 컴퓨터 방식보다 서버 중심의 VDI를 쓰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선 주마다 리셀러들이 엔컴퓨팅을 비롯해 여러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데, 엔컴퓨팅 제품은 보통 중소 규모 회사에 추천하는 것 같다. 미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 같은 경우도 엔컴퓨팅 솔루션을 채택했다. 중남미나 인도 등의 나라에선 규모가 큰 기업 혹은 정부기관도 엔컴퓨팅을 찾는다.

반면, 한국은 가장 좋은 컴퓨터를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교육시장도 학교에서 예산을 받고 3년마다 새 데스크톱을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 쪽은 제품 테스트에서 유튜브 동영상을 고해상도로 돌리는데, “PC 보다 버벅거린다”면서 선입견이 좀 있다. 실제로 기업이 도입하고서 바로 막는 게 바로 동영상 기능인데 말이다. 이제는 대부분 업무와 무관하고, 필요하면 각자 스마트폰을 쓰면 되지만, 예전엔 스마트폰도 없어서 동영상 시청이나 금융 거래는 업무용 PC로 해야 하니 장점보다 단점에 주목했던 것 같다. 그래서 위에서 시키지 않으면 굳이 VDI를 도입하진 않았다.

vCAST 기술을 활용한 동영상 스트리밍

그렇다면, VDI에서 동영상을 보는 건 여전히 불편한가?

지금은 vCAST라는 독자기술을 개발해서 동영상도 잘 돌아간다. 링크(URL)를 주면 크롬캐스트 기기가 링크에 들어가서 영상을 전달받고, 이를 스트리밍하는 원리와 유사하다. 유튜브를 볼 때, 그 사각형 렌더링은 단말기가 유튜브 가서 받아오니까, 오히려 서버에 더 여유가 생긴다. 엔컴퓨팅 씬 클라이언트로 1080p 화질을 보더라도 지장이 전혀 없다. 대신 이 사람이 뭘 보는지는 관제 화면에서는 확인하지 못한다.

(국내 상황을 더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최근엔 망 분리 문제로 VDI 도입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 보안문제로 천명 이상의 기업은 인터넷망과 사내망을 분리해서, 인터넷망으로 사내망엔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망 분리’ 법을 준수해야 한다. 이것을 위해 사실, 컴퓨터 두 대를 놓고 하나엔 인터넷망, 다른 하나는 내부망으로 하면 불편하다. 그러니, 이 두 가지 망을 PC 한 대에 연결하고,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논리적 망 분리 VDI PC’를 쓰게 됐다. 실물 PC 한 대에 가상의 PC 두 대가 생성되는 것이다.

대부분 국산보단 외산 VDI 솔루션을 쓰는데, 엔컴퓨팅도 되겠다 싶어서 국내에도 힘쓰고 있다. 이제 결실을 보는 단계다. 3천 명 직원이 사용하는 제1금융권 B은행도 있긴 하지만, 500명 미만의 기업이나 합리적인 가격을 원하는 곳에서 엔컴퓨팅을 주로 쓴다. 병원에서도 많이 쓴다. 직원이 천 명은 넘지 않은데, 의사들이 병원 내에서 이동을 많이 한다. 의사들이나 간호사들이 어디서든 문진차트 등을 볼 수 있도록 VDI를 쓰는 것이다. 해외는 VDI가 90% 정도 돼 있다. 우리나라는 잘 안 한다. 정부 부처에서도 사무실과 원격근무로 인한 클라우드 기반의 가상 PC(VDI) 전환을 준비 중이니, 이쪽도 앞으로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동침'

윈도365,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조만간 구독형 VDI 서비스 윈도365가 나온다. 앞으로 엔컴퓨팅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경쟁이 심화될까?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우리와 파트너 관계라고 할 수 있다. VDI 시장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이렇게 둘로 나뉘는데, 엔컴퓨팅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씬 클라이언트)를 모두 만드는 기업이다. 지금은 VDI 용 씬 클라이언트 단말기를 만들 때, 다른 회사의 소프트웨어도 호환되게 만든다.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도 엔컴퓨팅 씬 클라이언트에 호환되는 걸 아니까, ‘단말기에 비용을 많이 쓰고 싶지 않으면, 엔컴퓨팅 것 써라’ 이러는 분위기다.

엔컴퓨팅의 씬 클라이언트 단말기, 출처=엔컴퓨팅

조만간 출시될 윈도365는 월 정액제라서, 매달 들어가는 지출비용이 확정된다. 이건 기업들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다. 기존 방식에선 쓰는 만큼 비용을 냈다. 비용이 얼마나 나갈지 예측도 안 되고, 관리도 안 됐다. 그전엔 ‘누가 실수로 VDI를 쓰다가 그대로 놔둔 채로 깜빡했다.’ 이러면 엄청난 비용이 나왔다. 회사 상황에 맞게 미리 세팅해 놓으면, 예산 배정이 명확해진다. 윈도365가 나와서 시장파이가 늘어나면 우리도 득을 본다.

이제 막 판매를 시작했지만 Leaf OS라는 USB로 된 신상품을 출시했는데, 파트너들 반응이 정말 좋다. 이것만 있으면, 씬 클라이언트 단말기도 살 필요 없이 기존에 쓰던 데스크톱에 끼워서 VDI를 이용할 수 있다. 소위 ‘소프트웨어 정의 단말기(Software defined endpoint)’ 기술이다.

흥미로운 얘기다. 새 제품을 더 설명해줄 수 있나?

다들 코로나 19 이후로 VDI 시장이 대박 났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코로나 19 이후로 생각보다 우리 솔루션이 대박을 못 쳤다(웃음). 글로벌 록다운 등으로 중국산 모니터나 키보드, 마우스 등의 공급망이 나빠지고 전 세계적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우리 씬 클라이언트 단말기 사세요” 해도 잘 안 먹힌다. 또, 회사나 집에서나 팬데믹(대유행)때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을 급하게 추가로 갖춘 상태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 그렇습니까? 그러면 새로 단말기를 사지 마시고 업무할 때 USB 꽂고 부팅만 하세요. 업무가 끝나면 USB는 빼면 됩니다.” 이렇게 된 거다. 콜센터 시장에서 ‘대박’이 났다. 콜센터는 재택근무를 하니까(해외 상황) 데스크톱 등의 장비를 다 집으로 보내야 했다. 그런데, 콜센터는 이직률이 95%다. 퇴직하면 시스템을 회수하고, 신입 들어오면 장비 보내고. 이런 일이 반복되니까,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 거다. USB 하나만 있으면 해결되니 다들 좋아할 수밖에.

'마케도니아와의 인연'

북마케도니아 국기, 출처=셔터스톡

마케도니아에서 국가 단위로 엔컴퓨팅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들었다. 관련된 비하인드가 있다던데.

오하이오주에서 안식년을 보내던 교환교수가 회사에 연락했다. “내 죽마고우가 마케도니아(현재 북마케도니아) 수상에 출마할 건데, 그가 수상이 되면 나는 교육부 장관이 될 것이다. 나는 당신 회사의 제품이 마음에 드는데 이걸 여기서 확실하게 테스트한 다음에, 고국에서 도입하고 싶다.” 이런 말을 하더라. 한 클래스에서 이걸 검증해야 한다니, 당시 제품 중 5인이 쓸 수 있는 키트 6개를 보냈다.

제품을 보낼 때도 잘 될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그래도 믿고 제품을 보냈다. 7개월 뒤에 장관이 되어서 마케도니아에서 연락이 왔다. 마케도니아 젊은 인력들을 모두 IT 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서, 우리 제품으로 1:1 실습실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전 학교에 다 배급하니, 우리 제품을 쓰는 학생만 총 25만 명이더라.

한 나라에서 전면적으로 도입하니, 제품에 대한 신뢰가 생긴 것 같다. 필리핀이나 인도에서 엔컴퓨팅 제품을 정말 많이 쓴다. 마케도니아 레퍼런스 덕분에 정부 관계자들도 적극적으로 우리 제품을 도입했다. 인도를 가면 엔컴퓨팅은 그냥 일반명사화가 됐다. 제록스하면 ‘문서 복사’, 페덱스하면 ‘빨리 보내는 거’ 엔컴퓨팅하면 꼭 우리를 말하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 나눠서 컴퓨터’(웃음)

'합리적인 솔루션, 엔컴퓨팅의 VDI'


엔컴퓨팅이 경쟁사인 외산보다 나은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경쟁사 대비 하드웨어 도입비용을 35% 정도 절감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비용도 물론 더 저렴하다. 우리는 하드웨어를 많이 구매할 필요가 없다. OS(운영체제)하고 응용 프로그램이 있는 C드라이브를 직원들끼리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부팅할 때만 공유 C드라이브를 쓰면 된다. 덕분에 스토리지하고 서버비용에서 1/3을 절감할 수 있다. 보안패치를 할 때도 다른 회사에 비해 빨리,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또한, 갖고 있는 컴퓨터에서 접속해서 사용할 수도 있고, 아니면 20만 원 대의 저렴한 전용 단말기로 PC를 대체할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된다.

출처=셔터스톡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면,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교육시장용으로 각자 스토리지만 나눠 갖고 모두 같은 환경이다. 이땐 서버 하나만 두면 된다. 운영 및 관리를 포함해서 비용을 절반 정도 절감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기업용인데, 구축 환경이 개별적으로 다르니까 CPU나 스토리지 등의 성능이 좋아야 한다. 50명을 한다면 괜찮은 서버 3개 해서, 3년을 놓고 봤을 때 도입, 유지 보수 비용, 전기비용 등 30% 정도 저렴하다. 비용 못지않게 기업의 기밀보안을 지킬 수 있고, 최근의 재택근무 환경 구축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이지 않고도 쉽게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존에 쓰던 소프트웨어를 엔컴퓨팅의 VDI 환경에서도 계속 쓸 수 있나?

예전엔 MS 표준모델로 만들지 않은 비표준 소프트웨어가 간혹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게 많이 없어서 괜찮다. 대신 교육용을 겨냥한 제품에선 이런 소프트웨어를 쓰지는 못한다. 두 번째 사례인 기업용에선 모든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다.

기업 업무를 진행하는 환경이다 보니, 대부분 VDI를 도입하기 전 보안에 관심을 갖게 된다. 보안을 위한 기술엔 어떤 것들이 있나?

접속을 할 때 관제 시스템을 통해 인증을 받은 기계(엔컴퓨팅 제품) 또는 허가받은 사용자만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보안관리가 철저하다. 외부 인력이 망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봐도 좋다. 단, 윈도 가상화면에서 특정 사이트에 접속할 땐, 환경 자체가 오염될 수는 있다. 그걸 막으려면 도입한 쪽에서 웹사이트 필터링을 하거나, 가상화에서 제공하는 원본 복구기능을 사용해야 한다.

'엔컴퓨팅의 성공'


엔컴퓨팅은 성공한 기업 중 하나인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플랫폼으로서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로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전 세계를 돌면서 유럽, 아프리카, 남미 지역들 단위로 40개국의 파트너 관계자들이 한곳에 모여, 신제품을 발표하고 서로 격려하는 ‘엔컴퓨팅 데이’라는 행사도 한다. 또한, R&D 투자를 많이 해서, ARM 기반으로 자체 제작한 프로세서로 단말기를 만들었다. 현재 ARM은 좋은 성능을 갖고 있지만, 당시엔 ‘저걸로 뭘 하겠다는 거야?’ 이런 인식이 있었다. 서버가 모든 걸 책임지지, 단말기가 대단할 필요가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이 방식을 고수했다.

엔컴퓨팅이 세워둔 앞으로의 계획 혹은 비전이 있나?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디지털 근무 환경(Digital Workspace)을 위해선 이 가상화 기술이 필수이다. 그런데, 기술이 비싸거나 어려워서, 이용하지 않는 기업도 여전히 많다. 엔컴퓨팅은 VDI 대중화를 끌어내고 싶다.

마무리를 ‘송영길 대표는 엔컴퓨팅에서 어떤 사람인가?’로 해보고 싶다. 정말 많은 걸 알고 있는 대표 같다.

우리 회사 제품을 가장 잘 아는 대표다(웃음). 그래야 제품의 차별화를 원하는 파트너의 요구사항과 고객이 바라는 바가 일치하는지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디테일이 정말 중요하다. 예를 들면, 아이폰으로 음악을 듣다가 전화를 받으면, 음악 소리는 서서히 줄어든다. 그리고 통화벨이 울린다. 통화가 끝나면 아까 멈췄던 데서 음악이 나온다. 스티브 잡스가 ‘음악을 듣다가 깜짝 놀라면 어떻게 하냐’라면서 요구한 거다. 당시 안드로이드폰은 이런 디테일이 조금 떨어졌다.

이 업종은 물건을 사용하기가 쉬운 편은 아니지만, 우리 고객은 매뉴얼 없이도 제품을 잘 쓴다. 제품 UI를 만들 때 고객 입장에서 고민한 결과다. 엔컴퓨팅은 전 세계적으로 6개 지사에서 총 직원이 140명이 근무하는데, 그중 120명이 15년 이상 일한 직원이다. 직원이 대표를 믿기 때문이 아닐까(웃음). 파트너사도 대표가 "이렇게 사업을 하니 끝까지 같이 사업할 수 있겠다"고 신뢰한다.

동아닷컴 IT전문 정연호 기자 ho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