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이 말하는 'MZ세대와 클라우드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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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9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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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 그리고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 출생한 제너레이션(Generation)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MZ세대는 개인의 만족과 경험에 더 큰 가치를 두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실현하는데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IT기술과 함께 성장한 세대인 만큼 새로운 현상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기존과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선호하는 것도 이들의 특징이다. 코로나 19 이전까지만 해도 MZ 세대는 여러 소비 계층 중 하나였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소비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MZ세대가 주요 소비자층으로 떠올랐다.

구매나 렌털, 리스, 할부가 아닌 구독으로 자동차를 제공하는 현대 셀렉션, 26주 동안 1주일에 만 원씩 납입금이 증가하는 카카오뱅크 26주 적금, 다음날 새벽 배송에 이어 당일 배송까지 선보이고 있는 쿠팡의 로켓배송 등 과거에는 없던 서비스가 인기를 얻는 것에서 MZ세대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신라면세점의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 팁핑(Tipping)과 신라TV도 이에 부합하는 예시다. 팁핑은 면세품 리뷰와 브랜드 팁, 제품 순위 등 면세품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가 직접 나누는 자체 플랫폼이며, 신라TV는 전 세계 면세업계로는 최초로 자체 플랫폼을 통해 진행되는 라이브 커머스다. 면세품을 여행 갈 때 한번 보는 게 아니라, 끌릴 때마다 듣고 보고 경험하는 MZ세대를 위한 전략이다.

신라면세점 팁핑 메인 화면. 출처=신라면세점
신라면세점 팁핑 메인 화면. 출처=신라면세점

2018년 9월 첫선을 보인 팁핑은 도입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수 3천만 명, 온라인몰 일 평균 매출이 20% 늘어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MZ세대를 겨냥한 성공적인 전략과 AWS 클라우드를 활용한 유연한 플랫폼 운영이 자리 잡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오는 5월 11일~12일간 진행되는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에서 리테일러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전환 전략과 클라우드 기반의 신라TV 라이브 커머스를 소개할 예정인데, 이날 발표를 맡은 신라면세점 신규플랫폼 사업부 안성준 파트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팁핑, A부터 Z까지 즐길거리로 채운 서비스

신라면세점 안성준 선임은 TR(Travel Retail) 온라인영업팀의 뉴커머스 파트를 이끌고 있다. 뉴 리테일 사업부는 새로운 온라인 사업에 대한 신규 플랫폼 개발과 기획, 운영을 맡으며, 앞서 언급한 팁핑과 신라TV의 개발과 운영, 브랜드 협업까지 폭넓게 진행하고 있다. 안 선임은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상품평이다. 신라면세점은 이 요소를 소비자들이 쉽게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와 라이브 커머스 형태로 구현했는데, 이 플랫폼이 팁핑과 신라TV ”라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신라TV는 2019년 10월에 출발한 플랫폼으로, 전 세계 면세업계에서도 최초로 등장한 서비스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라이브 커머스가 유행하기도 전에 도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신라TV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출처=신라면세점
신라TV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출처=신라면세점

안 선임은 “신라TV를 도입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신라TV 도입 전에 이미 중국이나 동남아,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가 신라면세점을 돌며 라이브 커머스로 제품을 소개하는 데서 영감을 얻었다. 또한 팁핑을 2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고객경험이 대단히 빠르게 흐른다고 느꼈고, 팁핑의 한계를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라이브 커머스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지금까지 70여 개 브랜드와 90번 가까운 방송을 했는데, 1,200개나 준비한 물건이 23분 만에 완판되거나 14,000명이 시청하는 등의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예전처럼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물건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실시간으로 매장을 방문하거나 직원과 대화하고, 질의응답으로 제품을 확인하는 등 보다 확실한 고객 경험이 MZ세대의 요구에 부합한 것이다.

신라면세점 안성준 TR 온라인영업팀 뉴커머스 파트장. 제공=AWS
신라면세점 안성준 TR 온라인영업팀 뉴커머스 파트장. 제공=AWS

신라TV가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도 간단하다. 빠르게 변하는 고객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함이다. 안 선임은 “14,000명이 라이브 커머스에 동시접속했을 당시의 트래픽은 기존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었다. 만약 AWS 클라우드로 빠르게 확장하지 못했다면 영상 품질 저하로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클라우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AWS 클라우드를 선택한 이유도 아마존이 동일한 리테일러 입장이라서다. AWS 자체가 유통사 입장에서 만든 서비스라서 경쟁 플랫폼과 비교해 쓸 수 있는 도구가 많다”라고 말했다. 또한, 브랜드 협업 제안에도 AWS 도입이 강점이라고 한다. AWS 클라우드의 분석 도구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으므로 브랜드와 협업할 때 AWS의 성능이나 강점, 글로벌 서비스, 그리고 해외발 트래픽 대응 등에 안정적인 서비스임을 강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 오는 5월 11일(화)~12일(수) 사이 진행된다. 출처=AWS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 오는 5월 11일(화)~12일(수) 사이 진행된다. 출처=AWS

오는 5월 11일 개최되는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에 참여하는 계기는 신라TV와 AWS 클라우드 간의 협업 사례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안 선임은 “현재 팁핑을 비롯한 여러 신라면세점 서비스는 자체적인 서버 환경으로 구축돼있고, 신라TV는 AWS 기반이다. 우리 말고도 많은 기업들이 비슷한 상황에서 고민하고 있으리라 생각해 우리의 활용 방법과 장점,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디지털 전환으로 이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나누기 위해 참가한다”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로 7회차를 맞이한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는 국내 최대 규모의 IT 콘퍼런스며, 클라우드 활용의 기초부터 심화 기술 과정, 그리고 각 기업의 활용 전략 및 노하우까지 공유하는 자리다. 코로나 19를 계기로 전자상거래와 유통 업계의 경쟁이 더욱 첨예화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라는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뜻을 모으는 셈이다.

신라면세점 안성준 TR 온라인영업팀 뉴커머스 파트장. 제공=AWS
신라면세점 안성준 TR 온라인영업팀 뉴커머스 파트장. 제공=AWS

AWS 클라우드의 도입을 통한 장점, 그리고 향후 방향성은 어떨까. 안 선임은 “면세 업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무형의 가치가 협상에서 크게 작용한다. 그런 점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플랫폼에 AWS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화제가 되고 있다”라며, “가능한 시점에 빠르게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것이 분명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면세 업은 변동이 다른 쪽보다 심해서 인프라도 유연해야 한다. 지금은 누가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관건인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을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클라우드는 필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안 선임은 “AWS를 통해 신라 TV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진행하는 신규 프로젝트도 AWS와 진행했다. 신라 TV와 팁핑은 글로벌 확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여행 플랫폼인 신라 트립, 글로벌 마일리지인 S리워즈 통합 역시 AWS를 활용하여 구축되었다. 앞으로도 신라면세점은 신라 TV의 AWS 경험을 토대로 서비스를 준비할 것”이라 말했다.

MZ세대와 클라우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신라TV가 AWS 클라우드를 도입한 이유는 유연한 고객 경험을 위해서지만, 본질적으로는 MZ세대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후로 면세점을 방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국내 면세점은 해외를 방문할 예정이 있거나,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어야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MZ세대의 소비 패턴은 구매할 수도 없는 평소에 온라인 면세점을 방문하다가, 구매할 제품이 충분해졌다고 판단됐을 때 해외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위한 제품 구매가 아닌 제품 구매를 위한 여행이다. 이런 현상은 기존의 사업 전략이나 방향성으로는 종잡을 수 없는 MZ세대만의 특징이고, MZ 세대의 소비력과 행동력은 시장의 주류를 바꾸고 있다. 면세 업계뿐만이 아니라 모든 업계가 클라우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n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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