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한반도 몰아친 태풍, 미국 오리건주 산불에 영향

  • 뉴스1
  • 입력 2021년 1월 5일 10시 26분


윤진호 지스트 교수.(지스트 제공)2021.1.5/뉴스1 © News1
윤진호 지스트 교수.(지스트 제공)2021.1.5/뉴스1 © News1
지난해 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이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에 영향을 끼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윤진호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발생한 3개의 태풍이 강력한 에너지로 제트기류를 변화시켜 미국 서부 오리건주 산불에 영향을 끼쳤음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2020년 태풍의 진로 등 다양한 관측 자료와 다중 앙상블 예측실험자료(GEFS)를 통해 태풍을 예측한 실험과 그러지 못한 실험을 상대 비교해 결론을 유추했다.

2020년 태풍은 총 23개가 발생해 그 중 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평년의 3.1개와 유사하지만 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난해 8월 말부터 9월초까지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은 8호 태풍(8월22일) ‘바비’(BAVI), 9호 태풍(8월28일) ‘마이삭’(MAYSAK), 10호 태풍(9월1일) ‘하이선’(HAISHEN) 등이다.

이들 태풍은 2주간에 걸쳐 최대순간풍속 49.2m/s(제주 고산, 마이삭)에 이르는 강한 바람과 많은 강수를 동반하며 한반도에 큰 피해를 입혔다.

연구 결과 태풍은 북진하면서 열대지방의 고온다습한 에너지를 북쪽으로 전파했다.

태풍의 에너지는 제트기류를 변화시킬 정도로 강력했고, 미국의 서부 해안가에 강력한 고기압을 만들어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산불과 연관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윤진호 교수는 “이례적으로 2주라는 짧은 기간 3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며 많은 피해를 야기했고 미국의 산불을 유발하는 기상패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매우 강력했다”며 “이는 극한기상기후를 지역적인 현상으로 이해하기보다 전지구적인 현상으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상청의 기후응용과제 지원을 받아 윤 교수와 미국 유타주립대(Utah State University)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로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지구과학 분야의 국제 저명학술지인 지구물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2020년 12월8일 온라인 게재됐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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