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교수는 일단 병원 내 사망 환자에 대해 제도 도입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권 교수는 “대한이식학회 차원에서의 논의는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김동식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 “장기 손상없이 운송할 시스템도 필수” ▼
외국, 장기에 펌프 연결 인공피 공급…이동중 손상 막아 이식 성공률 높여
기증받을 장기가 나왔다 하더라도 제때 이식 대상자에게 전달되지 못하면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이룰 수 없다. 따라서 장기 확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장기를 최고의 상태로 옮기고 이식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다.
김동식 고려대 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50)는 “예전에는 장기 적출 후 원거리를 이동할 경우 장기가 손상되기도 했다. 그런 걱정 없이 장기를 운송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려대의료원 통합 간이식팀장과 안암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을 맡고 있다. 고위험 환자의 장기 이식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경우 10여 년 전부터 적출한 장기에 펌프를 연결해 인공 혈액을 공급하는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생존자의 몸 안에 있을 때처럼 혈액과 산소, 영양을 장기에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 이를 통해 장기의 손상을 막음으로써 이식 성공률을 높인다. 외국에서는 가장 먼저 신장에 이 장비를 적용했고 3, 4년 전부터는 간, 폐 등의 장기에도 도입했다. 국내에는 관련법이 정비되지 않아 도입되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이식 수술 후 면역 거부 반응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피력했다. 기존 약들은 몸 전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를 막기 위해 해당 장기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면역 거부 반응 문제를 해결하는 약이 개발되고 있다. 김 교수는 “면역 거부 문제만 해결하면 이식된 장기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돼 합병증을 줄이고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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