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5위급’ 강풍에…지붕 고치던 할머니 사망 등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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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7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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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시내버스기사, 휴식 도중 무너진 담벼락 피하지 못해 숨져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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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2.5m의 역대 5위급 강풍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한반도를 휩쓴 7일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초속 50m 이상의 바람이 10분 이상 지속될 경우 콘크리트 건물도 붕괴시킬 수 있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5분께 보령시 남포면 달산리에 사는 최모 씨(74·여)가 지붕을 고치러 올라갔다가 강풍에 휩쓸리며 떨어져 숨졌다.

태풍이 북상하자 최 씨는 트랙터를 보관하던 창고 지붕이 바람에 날아가자 이를 수습하려다 변을 당했다.

비슷한 시간인 오전 10시 28분께 보령시 성주면에서는 철골 구조물이 강풍에 무너지면서 김모 씨(67) 집을 덮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집 안에 있던 김 씨 부부는 이 사고로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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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국에서는 나무가 쓰러지고 유리창이 파손되는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7시 15분께 전북 남원시 향교동의 한 아파트 지붕 덮개가 강풍에 날리며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10대를 덮쳤다. 다행히 지나는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7시 55분쯤 대구시 중구 한 백화점 외벽 유리 일부가 강한 바람을 견디지 못해 인도에 떨어져 파손됐다. 대구 수성구 한 초등학교 신축 공사장 가림막 일부가 강풍에 무너졌고, 서구와 남구, 달성군, 수성구에서 상가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

오전 9시 40분께 서울 중구 서울시청 남산 별관 진입로에 있는 직경30cm, 높이 15m의 아카시아 나무가 강풍에 쓰러지며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위로 넘어지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무너진 담벼락에 시내버스 기사가 깔려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오후 1시45분께 중구 신흥동 한진택배 담벼락이 무너져 시내버스 기사 A 씨(38)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A 씨는 당시 시내버스에서 하차해 인근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변을 당했다. 또한 오후 12시 8분쯤 공항철도 계양역∼디지털미디어시티역 상행선 구간 선로의 전기 공급이 끊겨 열차 운행이 25~30분가량 지연됐고, 인천대교도 초속 25m 안팎 강풍이 불면서 오후 1시 40분을 기해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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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태풍 영향권에 든 제주도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정전과 시설파손 등 피해도 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제주와 광주·전라 지역에서 전날부터 모두 3만1695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특히 제주에서는 비닐하우스가 날려 인근 주택을 덮치는 등 민간시설 12곳이 파손됐고, 오수관이 역류하거나 가로등·가로수가 넘어지고 신호등이 파손되는 등 공공시설물 23곳도 피해를 봤다. 이밖에 제주 지역 상가 건물 1동과 알뜨르비행장 인근 해안도로가 한때 물에 잠겼고, 제주 구좌읍의 양식장에서는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넙치 2만2000마리가 질식사 했다.

전남지역에서는 대형 크레인이 높은 파도에 떠밀리고 방파제 옹벽이 유실되는 등 시설물 피해가 났다. 오전 6시 13분께 전남 목포시 북항으로 피항한 3천t급 해상크레인 A호가 강한 바람으로 정박용 밧줄이 끊어지면서 해상으로 740m가량 떠밀렸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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