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체계적인 두뇌 활용법, 뉴로스카이 IQ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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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8월 6일 22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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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삶은 집중의 연속이다. 태어난 직후부터라고 말하면 과장이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학구열로 인해 유아기인 5~6세에 접어들면 치열한 교육의 현장에 투입된다. 이후에도 스스로의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함은 물론이다. 또,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집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며 자연스레 집중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한다. 명상도 하고 집중력에 좋다는 온갖 상품을 사용 혹은 섭취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더 직접적인 개입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수험생이라면 비슷한 경험을 여럿 해봤을 것이다. 집중력 향상을 위해 잔잔한 음악(을 가장한 최신 음악)을 듣기도 하고, 잠시 눈을 붙이다 시원하게 잠을 자는 등 시도도 다양하다.

기자가 중·고등생 시절에는 나름 과학적인 방법으로 집중력을 향상시켜주는 물건이 존재했다. 그 이름은 바로 ‘ㅇㅇ스퀘어’. 기기에 이어폰을 연결한 다음 버튼을 누르면 좌우로 “뚜뚜뚜뚜”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며 오묘한 느낌적 느낌을 주곤 했다. 고급형에는 멋있는 안경 형태의 보조 기구도 들어 있었다. 이것이 한창 인기였는데, 학교 밖을 나서면 이 물건을 홍보하려는 이들이 홍보물을 나눠줬고(휴지와 함께) 그 속에는 최첨단 기기의 영험한 기운을 간증하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결국 책자 내 눈금 용지로 친구들과 오목을 즐겼지만 말이다.

뉴로스카이 IQ160. (출처=IT동아)
뉴로스카이 IQ160. (출처=IT동아)

아무튼 시간은 흐르고 흘러 이 분야에도 세대 교체를 꿈꾸는 존재들이 많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그 중에서도 제법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다. 바로 ‘뇌파’를 활용해 집중력 향상을 돕는 IQ160이 그 주인공이다. 뇌파 관련 연구 기업으로 잘 알려진 뉴로스카이(Neurosky)에서 개발한 것으로 체리폰이 국내 실정에 맞춰 선보였다.

머리에 쓰고 센서를 귀와 이마에 연결하면 준비 끝


뇌파를 활용한다는 거창한 문구와 달리 기기는 단순하다. 헤드셋 형태로 머리에 쓰기만 하면 끝. 하지만 아무래도 기기가 뇌파를 인지하기 위해서 센서가 존재하며, 이를 연결해야 활성화 된다. 이것을 쓰면 나도 엑스맨의 프로페서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아주 잠깐 생기지만 막상 착용하고 나면 덤덤하다.

주의해야 할 것이 착용이 조금 까다로운 편이다. 여느 헤드셋처럼 머리 좌우가 동일하게 고정되는 형태가 아니다. 우측의 고리는 조금 짧고, 머리에 고정하는 다른 장치가 없으므로 처음 착용할 때부터 신중히 접근해야 되는 점은 아쉽다. 우측 고리를 조금 넓게 만들어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형태는 단순하다. 센서는 이마에 하나, 귀에 하나씩 제공된다. 사실 실제 측정은 이마로 진행되며, 귀는 뇌파 측정 기준점이 되는 역할을 담당한다. 때문에 이마의 센서는 부착하는 방식, 귀의 센서는 클립 형태로 귓불에 집어 고정하면 된다. 고의로 세게 집어내지 않는 이상 아플 일이 없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는 부드럽게 잡히는 편이다.

여러 사람들의 두상에 잘 부착 가능하도록 헤어 밴드는 좌우로 늘릴 수 있고, 이마의 뇌파감지 센서는 상하로 회전 가능하다. 각도는 제한적이지만 이를 활용하면 머리에 고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IQ160을 장착하면 이렇게 된다. 흔들리지 않도록 잘 고정하는 것이 포인트. (출처=체리폰)
IQ160을 장착하면 이렇게 된다. 흔들리지 않도록 잘 고정하는 것이 포인트. (출처=체리폰)

장착하면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센서가 왼쪽 눈에 위치하게 된다. 사실 이마에만 센서가 잘 닿으면 사용에 문제가 없으므로 큰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만약 내 두상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이 있지 않나. 센서가 이마에 닿기만 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밴드와 센서 위치를 잘 조절해 보자.

기기는 AAA형 배터리 하나로 작동한다. 제품의 특성상 한 번 사용하면 최소 1개월 가량은 사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블루투스 기기인데다 사용 환경에 따라서는 배터리 소모가 클 수 있으니 가급적 여분의 배터리를 확보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뇌파 상태를 확인, 휴식을 취하거나 혹은 학업에 집중하거나

우리 뇌는 활동을 하면서 델타, 세타, 알파, 감마파를 내보낸다고 한다. 이를 잘 활용하면 뇌 관련 질환의 치료는 물론 집중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실제로 우리나라 양궁 대표선수도 지난 2016년에 이를 활용한 뉴로피드백 훈련을 실시해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 기기와 그 기기는 다르다. 선수들이 사용한 기기는 19개 지점의 뇌 활동을 측정하는 전문 뇌파검사(EEG – Electroencephalogram) 장비를 활용해 심도 깊은 분석이 이뤄진 것이고, IQ160은 이마에 부착된 센서 하나로 뇌파를 측정하는 것이기에 정보 자체가 다르다.

IQ160과 스마트폰과의 연결은 간단한 편이다. (출처=IT동아)
IQ160과 스마트폰과의 연결은 간단한 편이다. (출처=IT동아)

그래도 일단 IQ160을 사용해 보자. 연결은 블루투스로 이뤄지며, 과정 자체는 단순하다. 먼저 헤드셋에 있는 전원 스위치를 ON에 맞추면 항시 연결 대기 상태로 전환된다. 이 때 스마트폰 내 블루투스 기능을 활성화한 다음 연결하면 끝이다.

블루투스 기기 목록에는 IQ160이 아닌 마인드웨이브 모바일(MindWave Mobile)이라고 나타난다. 이 제품 자체가 뉴로스카이 마인드웨이브 시리즈를 바탕으로 현지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왜 IQ160이 없지?’라며 애타게 찾을 필요가 없다. 리뷰 샘플에서만 해당 메시지가 출력되어 실제 제품에서는 IQ160이라고 나타날 수 있으니 참고하자.

기기간 연결을 확인하려면 별도의 앱을 써도 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출처=IT동아)
기기간 연결을 확인하려면 별도의 앱을 써도 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출처=IT동아)

설정 후 제대로 연결이 되어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여부를 확인하려면 애플리케이션을 먼저 활용해 보자. 먼저 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내에서 ‘마인드웨이브 모바일 튜토리얼(MindWave Mobile Tutorial)’을 다운로드한 다음, 설치하자. 해당 애플리케이션은 안드로이드, 애플 iOS는 물론이고 윈도 및 맥OS 운영체제에도 제공된다. 스마트폰은 해당 앱 스토어에서, PC용은 뉴로스카이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설치가 마무리되고 실행하면 약간 촌스러운 타이틀과 인터페이스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용자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화면 우측 상단. 여기에 헤드셋 상태(Headset Status)라는 문구가 있다. 연결되면 Connected(연결), 아니라면 Disconnected(비연결)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또한 그 옆에는 연결 상태를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뉴로스카이 IQ160의 연결 상태 아이콘들. (출처=IT동아)
뉴로스카이 IQ160의 연결 상태 아이콘들. (출처=IT동아)

위 이미지가 IQ160과 기기간 연결 상태를 아이콘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연결되면 녹색, 확인 중이라면 노란색, 연결되지 않았다면 흑색에 X 표시가 나타난다. 비교적 직관적인 형태이니 확인에 어려움 없어 보인다. 또한 모든 IQ160 대응 애플리케이션은 해당 아이콘을 보고 연결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니 굳이 마인드웨이브 모바일 튜토리얼 앱을 실행하며 확인할 필요는 없다.

뇌파 상태를 6가지 형태로 보여준다. 꽤 직관적인 형태라는 점이 특징. (출처=IT동아)
뇌파 상태를 6가지 형태로 보여준다. 꽤 직관적인 형태라는 점이 특징. (출처=IT동아)

주 사용은 아마도 효과적인 학습자(Effective Learner)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다. IQ160 대응 애플리케이션으로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 대응한다. 실행하면 역시 오래 전에 만들어 놓은 듯한 화면이 등장하는데 생각보다 기능이 많다.

화면 중앙에는 헤드셋 연결 상태를 표시해주고 있으며, 총 6단계에 걸쳐 뇌의 상태를 표시해준다. 붉은색으로 갈수록 뇌 효율이 떨어지고, 하늘색으로 갈수록 뇌 효율이 좋다. 사실 효율이라고 하는 것보다 뇌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IQ160을 착용한 상태에서 학습이나 활동을 하면 뇌 상태를 실시간으로 안내해 주기 때문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좋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녹화를 통해 뇌파 상태를 기록하고 이를 분석해 어떻게 학습할지 여부를 계획하는데 도움을 주는 앱이라고 보면 된다.

IQ160과 호환하는 앱들. 이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존재하지만 비슷하다. (출처=IT동아)
IQ160과 호환하는 앱들. 이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존재하지만 비슷하다. (출처=IT동아)

그렇다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앱은 무엇이 있을까? 잘 찾아보면 약 10여 종 가량의 연동 및 비연동 앱들이 있다. 여기에는 스마트폰 전용이 있고 윈도와 맥 등 PC에도 사용 가능한 것들도 있다. 취향에 따라 잘 활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집중력은 스스로 단련해야 하는 것

분명히 IQ160은 ㅇㅇ스퀘어와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 ㅇㅇ스퀘어가 귀에 소리를 전달하고 눈에 빛을 쏘는 등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집중력이나 수면 유도를 하는 것과 달리 IQ160은 뇌파를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휴식을 취하거나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는 등의 보조적인 역할에 집중되어 있다. 무엇이 더 좋은가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아무래도 정확성이다. 센서가 실질적으로는 하나 뿐이니 뇌파 분석 능력에 편차가 크다는 인상이 들었다. 기자는 과거 가상현실(VR) 테스트를 위한 뇌파측정(EEG) 기기를 체험해 본 적이 있다. 해당 제품은 뇌파 측정 센서가 13개에 달해 뇌 구석구석을 측정하고 그에 대한 결과값을 보여줬다. 그와 달리 IQ160은 센서가 이마에만 닿게 되므로 뇌의 모든 파동을 인지하는데 한계가 있다. 비용 때문일 수 있겠지만 차기 제품에서는 이 센서를 2~3개 가량만 늘려줘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중력을 향상시켜 학업이나 업무, 활동 등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고 극복해야만 그 과실을 손에 넣을 수 있다. IQ160은 그것을 돕는 도구라 하겠다. 열심히 노력은 하지만 어딘가 2% 부족함이 느껴져 체계적으로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한 번 도전해 볼 수는 있겠다. 자, 건투를 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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