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이용해 원하는 신물질 디자인하는 시대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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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물질 헌터’ 다이시 中과학원 교수

바일 준금속 제조법을 발견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다이시 중국과학원 물리학연구소 교수. 그는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연구한다”며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해 새로운 양자물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AZA스튜디오 이서연 작가 제공
바일 준금속 제조법을 발견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다이시 중국과학원 물리학연구소 교수. 그는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연구한다”며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해 새로운 양자물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AZA스튜디오 이서연 작가 제공
“앞으로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원하는 성질의 물질을 설계해서 만들게 될 겁니다.”

세계 물리학자들 사이에 양자물질 찾기 열풍이 불고 있다. 양자물질은 ‘전자가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라는 양자역학의 고유한 원리로만 설명할 수 있는 물질이다.

양자물질을 찾는 세계 물리학자 200여 명이 지난달 강원 평창군 용평에서 열린 학회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양자물질 헌터’로 주목받는 다이시(戴希) 중국과학원 물리학연구소 교수를 만났다.

다이 교수는 2015년 세계 최초로 ‘바일 준금속’이라는 양자물질의 제조법을 찾아낸 이론물리학자다. 중국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토종’으로, 최근 중국 ‘과학굴기’의 상징적 인물이기도 하다.

바일 준금속은 새로운 종류의 금속이다. 보통 물질 속 전자는 질량을 갖는데, 바일 준금속은 전자가 마치 질량이 없는 것처럼 움직이며,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에 극도로 민감한 양자물질이다. 다이 교수는 “이 물질로 스마트폰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자기 측정 센서를 정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리학계가 이러한 양자물질을 찾는 이유는 자연계의 원소를 이용해 전에 없던 새로운 특성의 물질을 예측하고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2004년 흑연에서 발견된 ‘그래핀’이 대표적이다. 그래핀은 같은 크기의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도가 강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다이 교수는 “컴퓨터가 발전하면서 효율적으로 양자물질을 찾아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자연에 있는 110종 이상의 원소를 조합하면 경우의 수가 100만 가지 이상인데, 컴퓨터로 양자물질 후보를 빠르게 추려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다양한 양자물질이 발견되면 이들을 조합해 원하는 특성을 나타내는 물질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 교수는 “양자물질 예측을 위한 연산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도 적용해 예측 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가 지금 찾는 물질은 무엇일까? 그는 “새로운 종류의 초전도체인 ‘위상초전도체’ 후보 물질을 세계 최초로 찾고 싶다”고 말했다. 위상초전도체는 미래형 컴퓨터인 위상양자컴퓨터의 핵심이 될 것으로 꼽히는 물질이다.

21세기 물리학의 최전선에 있는 양자물질 헌터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과학동아 4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창=최영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jxabbey@donga.com
#양자물질 헌터#중국 과학원 다이시 교수#양자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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