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3 메모리, PC 시장에서 퇴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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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1일 1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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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컴퓨터 시스템의 두뇌를 'CPU(중앙처리장치)'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불충분한 답이다. 엄밀히 따지면 메모리(RAM)도 엄연히 컴퓨터의 두뇌에 포함되며, 메모리가 전체 시스템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력은 CPU 못지않다. CPU와 메모리가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명령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메모리의 속도나 용량이 일정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CPU가 아무리 우수해도 소용이 없다.

CPU는 거의 매년 새로운 규격의 제품이 출시되지만, 메모리는 빨라야 5년, 길면 10여년 주기로 규격이 바뀐다. 2008년 즈음부터 작년까지는 DDR3 규격의 메모리가 PC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한층 발전된 성능의 DDR4 규격 메모리로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DDR4 메모리를 지원하는 CPU 및 메인보드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출시되었거나 출시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스크탑용 DDR3 메모리와 DDR4 메모리(출처=IT동아)
데스크탑용 DDR3 메모리와 DDR4 메모리(출처=IT동아)

DDR4 메모리의 기존 DDR3 메모리 대비 가장 큰 이점은 역시 데이터 전송 능력이다.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로인 버스(BUS)의 클럭(동작속도)가 DDR3의 경우 400~ 1066MHz 수준이지만 DDR4는 1066~2133MHz로 높다. 최종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데이터 전송율의 경우는 DDR3가 800~2133MT/s 수준이지만 DDR4의 경우는 2133~4266MT/s 수준으로 차이가 극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소비전력은 DDR4가 DDR3 보다 적다. DDR3의 경우 기본적으로.5V, 저전력 모델의 경우 1.35V 전압으로 구동하지만 DDR4의 경우는 기본 1.2V, 저전압 모델은 1.05V의 매우 낮은 전압으로도 구동이 가능하다. 때문에 전력 효율이 중요한 노트북과 같은 휴대용 장치에서 한층 더 유리하다.

데스크탑, 특히 조립 PC 시장의 주도권은 이미 DDR4로 넘어갔다. 대표적인 국내 PC 관련 제품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의 PC 메모리 카테고리의 경우, 인기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의 제품 중 8개가 DDR4 규격 제품이었으며, DDR3 규격 제품은 2개에 불과했다.

메모리를 탑재하는 기반인 메인보드(주기판) 시장의 경우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극명하다. 메인보드 카테고리에서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DDR4 전용 제품이 차지했다. 구형 PC를 업그레이드 할 목적을 제외하면 새 조립 PC를 사는 소비자의 대부분은 DDR4 메모리를 선택한다는 의미다.

다만, 아직 노트북 시장에는 DDR3 메모리 기반의 제품이 더 많이 눈에 띈다. 같은 사이트의 노트북 카테고리에서 상위 10개의 제품 중 DDR4 지원 제품은 4가지뿐 이었다. 특히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국내 대기업의 노트북의 상당수는 DDR4 지원이 가능한 최신 CPU 기반의 제품임에도 불구하 메모리는 구형인 DDR3용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 제품 및 부품의 재고가 소진되는 2017년에 이르러야 노트북 시장의 DDR4 전환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에 출시될 AMD의 차세대 '젠' 프로세서도 DDR4를 지원한다(출처=IT동아)
2017년에 출시될 AMD의 차세대 '젠' 프로세서도 DDR4를 지원한다(출처=IT동아)

DDR4 메모리를 지원하는 CPU 및 메인보드 플랫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작년말 인텔에서 DDR4 메모리를 지원하는 6세대 코어(코드명 '스카이레이크')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시작된 된 메모리 세대 교체는 내년 상반기 AMD에서 젠(ZEN) 아키텍처 기반 신형 프로세서인 코드명 '서밋릿지' 플랫폼을 출시하며 한층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MD의 경우, 젠 기반 프로세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와 호환되는 DDR4 지원 AM4 규격 메인보드는 7세대 APU와 함께 지난 9월 출시한 상태다(OEM 데스크탑 PC에 탑재).

PC용 CPU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텔과 AMD가 모두 DDR4를 지원하게 됨에 따라 거의 10여년간 장수하던 DDR3 메모리는 2017년을 기점으로 시장 퇴출이 본격화 된다. 일부 구형 PC 업그레이드 용도로만 명맥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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