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작고, 더 가볍고, 더 얇게 - 데스크탑PC가 '다이어트'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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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3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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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PC', '미니PC', '스틱PC'.

데스크탑PC가 바뀌고 있다. 쉽게 말해, 데스크탑PC가 더 작고, 더 가볍고, 더 얇게 다이어트를 꿈꾸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데스크탑PC 절반 정도에 불과한 크기의 슬림PC, 손바닥만한 미니PC를 비롯해 손가락 2개 정도에 불과한 스틱PC도 등장했다. 노트북도 마찬가지. 불과 10년 전만해도 크고 투박한 노트북을 당연시했다. 지금은 어떤가. 얇고 가벼운 울트라북부터 상황에 따라 태블릿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2-in-1, 키보드를 떼었다 붙일 수 있는 형태의 제품(서피스 등)도 등장했다. 그야말로 PC의 다이어트 선언이다.

PC 좀 안다는, 흔히 말하는 '아는 오빠'들의 시선도 바뀌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이처럼 작고 가벼운 PC는 아는 오빠들의 기피 대상이었다.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능 때문이었다. 겉모양은 작고 이쁘지만, 기껏해야 인터넷 검색과 문서 작성 정도에 모든 PC 자원을 소모하는 성능은, 아는 오빠들의 눈에 차지 않았다. 특히, 일반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가장 PC 성능을 비교하는데 용이한 게임 실행 성능에서 차이가 컸다. 기껏해야 캐주얼 게임 정도 즐길 수 있을까? 3D 그래픽을 사용한 MMORPG나 FPS 게임을 즐기는 건 언감생심이었다.

2015년 인텔이 선보인 스틱PC, 인텔 컴퓨트 스틱(출처 = IT동아)
2015년 인텔이 선보인 스틱PC, 인텔 컴퓨트 스틱(출처 = IT동아)

그랬던 아는 오빠들의 시선도 요즘은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작고, 가볍고, 얇은 데스크탑PC로도 PC방 게임 순위에서 1~10위 내 게임 정도는 충분히 실행할 수 있다. 이는 프로세서의 발전에 기인한다. 최근 출시하는 인텔, AMD의 프로세서는 이전 제품과 비교해 성능이 꾸준히 높아졌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한가지. 전력 소모가 줄었다. 전력 소모가 줄어들면서 내부에서 발생하는 발열도 덩달아 줄었다. 즉, 팬이나 발열판과 같은 냉각 시스템 크기를 줄여 더 작고, 더 가볍고, 더 얇은 PC를 등장케 한 것.

내장 그래픽 성능의 발전 역시 이러한 변화에 힘을 실었다. 인텔 6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예로 들면 과거 출시된 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 내장 그래픽 성능이 약 1.6배나 상승했다. 즉 일반적인 그래픽 작업이나 대중적인 게임 정도는 외장 그래픽 없이도 구동할 수 있다. 슬림PC, 미니PC, 스틱PC 등을 비롯해 울트라북이나 2-in-1 등 작고 가볍고 얇은 노트북까지 생산성을 보장할 수 있다.

고성능을 구축할 수 있는 케이스도 등장해

다만, 아무리 프로세서와 내장 그래픽 성능이 상승했다 하더라도,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나 4K 동영상 등을 실행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작업을 하는데 있어 부족함이 없다는 뜻(과거의 미니PC는 일반 작업도 원활하게 실행하는데 부족했다)이지, 아는 오빠들도 만족할만한 성능을 구축하기에 부족하다. 케이스 내부의 물리적인 공간이 부족한 탓이다. 얇고, 작고, 가벼운 PC에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수는 없을까.

프렉탈 디자인의 노드 202 슬림PC 케이스(출처 = 프렉탈 디자인)
프렉탈 디자인의 노드 202 슬림PC 케이스(출처 = 프렉탈 디자인)

스웨덴의 하이엔드 PC 브랜드 ‘프렉탈 디자인(FRACTAL DESIGN)’이 출시한 ‘노드(NODE) 202’ PC 케이스는 슬림PC 케이스이지만, 내부에 최대 310MM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수 있어 고성능 슬림PC를 구축할 수 있다. 전체 크기는 일반 PC 케이스의 절반 정도 수준. 공간에 따라 거치대를 사용해 본체를 세우거나 진동을 흡수하는 작은 고무판을 이용해 눕혀서 사용할 수도 있다.

내부를 살펴보면 구조가 독특하다. 한 쪽에 프로세서와 메인보드, 파워 서플라이를 넣고, 다른 한 쪽에 외장 그래픽 카드를 설치할 수 있도록 가운데 격벽이 설치되어 있다. 발열의 주 원인인 메인보드와 프로세서 그리고 그래픽카드의 물리적 공간을 나눈 것. 이를 통해 내부 공간이 작은 슬림PC임에도 불구하고 발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다. 참고로 메인보드는 미니(Mini)-ITX 규격을 지원하며, 파워 서플라이는 SFX 규격의 슬림PC용을 설치해야 한다. 또한, 120MM 규격의 쿨링팬 2개를 그래픽카드 하단에 추가로 장착해 내부 열을 보다 원활하게 배출할 수도 있다.

프렉탈 디자인의 노트 202 슬림PC 케이스 내부 구조(출처 = IT동아)
프렉탈 디자인의 노트 202 슬림PC 케이스 내부 구조(출처 = IT동아)

이외에 모듈 방식(별도로 끼워서 사용하는)의 2.5인치 드라이브 베이를 사용해, SSD를 최대 2개까지 사용할 수 있다. 케이스 상단과 하단에는 탈착할 수 있는 먼지필터를 내장했다. 외부의 먼지 유입을 최소화해, 이물질을 손쉽게 씻어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제품의 전체 크기는 가로 377MM, 세로 330MM, 두께 82MM이다.

프렉탈 디자인의 노드 202 슬림PC와 일반PC 크기 비교(출처 = IT동아)
프렉탈 디자인의 노드 202 슬림PC와 일반PC 크기 비교(출처 = IT동아)

성능과 공간활용성을 높인 PC의 변화

슬림PC, 미니PC, 스틱PC 등이 등장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공간활용성이다. 크고 투박한 기존 데스크탑PC와 성능상의 차이가 없다면, 당연히 작고, 가볍고, 얇은 PC가 우선이다. 앞서 언급한 울트라북이나 2-in-1 등 노트북이 변화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데 부족함 없는 성능이라면, 당연히 무게는 가볍고, 두께는 얇으며, 크기는 작을수록 좋은 법이다.

데스크탑PC의 다이어트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저전력, 고성능 프로세서의 등장은 앞으로 꾸준히 등장할 예정. 내장 그래픽 성능 역시 프로세서 성능 발전과 궤를 함께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AMD 등 그래픽카드 제조사도 크기를 줄인 저전력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데스크탑PC의 다이어트는 이제 시작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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