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호자 없는 병동’ 대학병원으로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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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충북대병원 등 4곳 첫 지정

지방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추진되던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보호자 없는 병동)가 수도권 대학병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덩달아 간호사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5일 ‘제4차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기관 평가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길병원, 충북대병원, 을지대병원, 동국대일산병원 등 대학병원 4곳을 포함한 14곳을 신규 대상으로 지정했다. 대학병원 이상 대형병원에 ‘보호자 없는 병동’ 서비스가 도입된 것은 2013년 정부가 본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기 이전부터 시범사업을 해왔던 인하대병원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도입된 병원은 148개로 늘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호사가 환자 보호자 역할까지 하는 병동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간병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됐다. 기존에는 간병비가 월 150만 원 이상 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비용 부담이 5분의 1 수준(하루 약 1만 원)으로 줄어드는 것. 복지부는 2018년까지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에 이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복지부는 대학병원에 중증환자가 많은 만큼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를 기존 7명에서 5, 6명으로 낮췄다. 간호사 추가 고용으로 인한 병원 지출은 수가(의료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에서 병원에 지원하는 돈) 인상을 통해 보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도 일선 병원의 상당수가 간호사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도입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복지부도 간호사의 수도권 쏠림 등을 우려해 이 서비스를 공공병원이나 지방의 중소병원부터 도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간병문화 개선 요구가 높아지면서 올해 4월부터 대학병원 이상으로 조기 확대하기로 했다. 이창준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과장은 “이번 총선에서 여야 모두 보호자 없는 병동의 조기 도입을 주장하면서 제도 확대가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만 28개 대학병원이 이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대학병원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도입되면서 간호사들이 ‘귀하신 몸’이 됐다. 특히 간호사 부족이 우려되는 지방 중소병원들은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며 간호인력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천 계양구 한림병원은 올해 229병상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간호사 91명을 신규 채용했다. 이 과정에서 보증금 2억 원에 월 1200만 원가량을 투입해 간호사 기숙사용 원룸텔 50개를 신규로 확보했다. 무료 어린이집, 야간전담조 특별수당(월 25만 원)도 신설했다. 경북 문경의 문경제일병원은 간호 인력을 잡기 위해 자녀 대학 등록금을 1학기에 100만 원씩 지원하는 파격적인 시도까지 하고 있다. 경기 김포시의 뉴고려병원은 직원 교육비를 신설하기도 했다.

한림병원의 홍희숙 간호부장은 “보호자 없는 병동은 환자 만족도가 크고 병원의 장기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다.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간호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서라도 확대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간호간병통합서비스#길병원#충북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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