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조립형 임플란트, 세균 침투에 취약… 관리 철저히

  • 동아일보

악취, 임플란트의 부작용

황정빈 치과의사
황정빈 치과의사
치아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점막을 관통한다. 이 때문에 △만성 잇몸질환 △신경치료가 잘못된 치아 △잇몸을 관통하여 뼈에 심은 치과 임플란트 등은 우리 몸속으로 세균이 침투하는 좋은 경로가 된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임플란트는 구조상 여러 부품을 나사 등으로 조립하는 조립형 임플란트와 임플란트 구조가 하나로 되어 있는 일체형 임플란트로 구분할 수 있다. 일체형 임플란트는 틈이 없는 단일 구조인 데 반해 조립형 임플란트의 경우 2, 3개의 부품을 잇몸 점막 안에서 조립하는 구조이다.

조립품의 특성상 틈과 공간이 존재한다. 조립형 임플란트의 공간 내부는 공기가 희박한 곳에서 서식하는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이 혐기성 세균들은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세균과 같은 종류의 세균들이다.

전문가들은 조립형 임플란트를 연결하는 결합 나사를 풀어서 정기적으로 청소와 멸균을 해 줄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치과에서 임플란트를 분리 할 때마다 환자는 물론 의사와 스태프가 참을 수 없는 악취를 많이 경험한다. 악취의 원인은 임플란트 연결부 내부와 주위의 혐기성 세균이 뿜어내는 독소와 가스에 의한 것이다. 이런 악취는 정상적인 치아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설령 치과에서 나사를 분리하고 청소를 하여도 세균이 사라지지 않으며 악취도 계속된다. 세균을 멸균하려면 끓는 물에 5시간 이상 삶아야 하는데 현실적이지 않고 또한 혐기성 세균은 5분이면 다시 생길 수 있다. 또 나사를 풀었다 다시 조일 때마다 금속이 마모되거나 변형돼 더욱 틈이 늘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멸균법이 아니다.

악취와 임플란트 주위의 만성 염증도 문제지만 조립형 임플란트 내부의 혐기성 세균과 그 부산물인 독소가 혈관을 타고 지속적으로 우리 몸속에 퍼지면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류머티즘, 건선, 당뇨병 등 각종 전신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혐기성 세균 중 진지발리스균은 상피는 물론 혈관을 비롯한 각종 장기의 세포 내부에 들어가 세포의 기능을 변경시켜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 다수의 논문에서 장기적이고 만성적인 감염이 암 발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발표되고 있다.

이처럼 구강 내 세균이 점막을 뚫고 침투할 경우 전신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어 다른 신체기관의 세균에 비해 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임플란트가 보편화된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잇몸의 날(24일)을 맞이해 자신의 잇몸 상태를 살피고, 그 위험성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치과 조립형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적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임플란트 치아 관리에 대한 대책을 의료진과 상의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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