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첨단의학을 달린다]로봇수술센터… 다학제 진료시스템… 고려대의료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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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암·구로병원 연구중심 병원 선정

고려대 안암병원은 연구중심병원 선정 이후 심포지엄, 세미나 등을 통해 개방혁신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있다. 오른쪽 세 번째가 박승하 안암병원장, 여섯 번째는 김린 의무부총장. 고려대 의료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은 연구중심병원 선정 이후 심포지엄, 세미나 등을 통해 개방혁신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있다. 오른쪽 세 번째가 박승하 안암병원장, 여섯 번째는 김린 의무부총장. 고려대 의료원 제공
고려대의료원은 의료분야의 첨단 연구를 선도하기 위해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5년부터 고려대의료원은 연구중심병원을 지향하는 구체적인 조직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올해 3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같은 의료원 산하의 2개 병원인 안암병원과 구로병원이 국가지정 연구중심병원에 모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아시아 첫 3D로봇수술 시뮬레이션 교육

국가지정 연구중심병원으로서 고려대 안암병원의 자랑거리는 ‘로봇수술센터’다. 2007년 문을 연 이래 로봇수술센터는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의료진의 양성에 주력해왔다. 이를 위해 2010년부터는 아시아 최초로 로봇수술 3D 시뮬레이션 교육도 했다. 센터 안에 고가의 시뮬레이션 장비를 도입해 추가적인 비용을 들이지 않고 교육을 희망하는 의사라면 누구나 손쉽게 장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3세대 로봇수술 교육 장비와 시스템을 미국 다빈치사로부터 도입해 국내외 의사들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이 가능한 ‘로봇수술 트레이닝 센터’를 개소했다. 안암병원은 이런 노력을 통해 국내 로봇수술 의학 발전을 직접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안암병원이 이처럼 로봇수술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바로 앞으로 진행될 국제적인 첨단의학센터에서 로봇수술이 중심 기술이 될 것이라는 믿음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독자적인 수술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향후 아시아 최고 로봇수술센터로의 위상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이 병원 로봇수술센터의 가장 큰 강점은 의료진의 강력한 맨 파워가 꼽힌다. 특히 전립샘 방광암 같은 비뇨기암은 무혈(無血) 수술법이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천준 교수(비뇨기과)는 세계 최초로 로봇 비뇨기수술 교과서 집필에 공동저자로 나서기도 했다.

또 김선한 교수(대장항문외과)는 자신의 로봇 직장암 수술법을 미국 메이요, 클리블랜드클리닉을 비롯해 전 세계 의료진에게 전수하고 있다. 이는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가 세계적인 로봇수술법 개발의 메카로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 밖에 외과 이비인후과 유방내분비외과 산부인과 성형외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새로운 로봇수술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또 로봇수술센터의 전문간호사팀은 아시아 최고 수준의 로봇수술 간호업무 능력과 로봇의료기술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지금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는다. 세계 제1의 로봇수술 교육기관이자 수술센터인 미국 플로리다 병원의 세계로봇수술연구소를 비롯해 유럽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유수 의료기관과의 의료 네트워크를 더욱 굳게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승하 안암병원 원장은 “우리 병원은 로봇수술센터를 포함해 주변 대학 연구소와 함께 연구 클러스터를 구성하고 의생명분야 연구개발의 중심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적은 투자로도 효과적인 연구 산업화를 이끌어내고 환자에게 제공하는 진료의 질을 높여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로 암병원, 진단 치료 수술 모두 선도

구로병원 암병원은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한 ‘다학제 진료시스템’의 메카로 손꼽힌다. 암과 관련된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모든 과가 함께 참여하는 전문 다학제 진료팀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암 전문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외과수술·항암치료 방법과 수술 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합병증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을 다학제 진료팀에서 함께 찾아 환자의 생존율을 최대한 높이고 합병증 위험은 감소시킨다.

구로병원 암병원은 2007년 국내 최초로 폐암 식도암 위암 수술에 ‘감시 림프절 생체검사’를 적용해 암 치료의 새 장을 연 것으로 유명하다. 감시 림프절은 암이 림프절을 통해 직접 전이될 때 가장 먼저 도달하는 부위다. 구로병원에서 실시하는 감시 림프절 생검은 암 조직에 염색색소를 주입해 감시 림프절을 찾아낸 뒤 일부를 절제해 암세포가 전이됐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 검사는 복강경을 통해 실시하므로 림프절 절제를 최소화할 수 있어 암이 퍼지지 않은 정상조직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수술 범위가 최소화되고 수술 뒤 합병증도 적어 환자의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구로병원 암병원 역시 암 분야의 강력한 인재풀을 구축하고 있다. 두경부암 등 항암치료 전문가 김준석 교수(종양내과)는 국내 최초로 항암치료분야에서 미 임상암학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또 같은 과의 서재홍 교수는 국내 최초로 유방암 등에서 환자 중심의 다학제 진료시스템을 도입해 환자 생존율 90% 이상을 달성했다. 서 교수는 최근 세계 유일의 표적 압타머-약물전달체를 이용한 유방암 표적치료제 국책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구로병원 암병원의 높은 암 수술 수준은 최고의 장비를 갖추고 있기에 가능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 성능의 컴퓨터단층촬영 장비인 640MSCT와 자기공명영상 촬영장치인 3.0TMRI는 가장 정밀한 암 진단을 가능케 했다. 특히 640MSCT는 16cm가 넘는 긴 길이를 0.35초 만에 촬영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의 CT 장비다. 검사 시간이 짧은 만큼 방사선 피폭량과 주입하는 조영제의 양이 적어 환자는 어느 병원에서보다 안전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김우경 구로병원 원장은 “구로병원은 암 분야와 더불어 의료기기 백신 재생의학 등 핵심 연구분야에서 각종 대형 국책 연구과제를 수행하며 뛰어난 연구역량을 인정받았다. 앞으로도 열정적인 연구문화, 글로벌 연구역량, 인프라 구축을 통해 더 나은 발전을 이룩하겠다”고 다짐했다.

▼‘과학기술우수논문상’ 최다 수상자 배출… “연구·기술통해 앞서나가는 병원 만들겠다”▼

고려대의료원은 안암, 구로병원이 동시에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인정받은 뛰어난 연구력을 ‘제23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보건 분야에서 최다 수상자에 해당하는 5명을 배출하며 다시 입증했다. 이 상 수상자는 4일부터 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2013 대한민국 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발표됐다.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1991년 제정한 상으로 보건 이학 공학 농수산 기타 등 과학 각 분야에서 그해 발간된 최우수 논문을 엄격히 심사한 뒤 선정해 시상한다. 현재 이 상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의 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수상자별로 고려대 안암병원 김민자 교수(감염내과)는 국제학술지 ‘감염과 화학요법’에 게재한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인구에서 2009년 판데믹 인플루엔자A(H1N1)의 발생률과 유행양상분석’이 우수 논문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같은 병원 전훈재 교수(소화기내과)는 ‘위장관 내시경을 사용한 정량적 3D 정보 획득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선행연구’로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전 교수의 논문은 위장관 내시경 분야에서 3차원(D)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최초의 연구다. 이 연구에는 장래 3D 내시경의 개발 가능성도 언급돼 학계에서 더욱 주목하고 있다.

안암병원 김열홍 교수(종양혈액내과) 역시 ‘폐암에서 c-met 차단제인 SU11274에 의해 유도되는 세포사멸 과정에서의 p53의 역할을 규명한다’는 제목의 연구로 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안산병원의 차대룡, 차진주 교수(신장내과)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추천으로 ‘당뇨환자에서의 동맥경화의 진행에 대한 예방 치료기법에 대한 기초자료 제시’라는 논문으로 수상했다. 이 논문은 당뇨병 환자들의 동맥경화 진행과정과 예방 치료기법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고려대 최달웅 교수(환경보건학과)는 ‘중금속 위해 관리 사례분석’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우리 생활 주변의 비소 납 수은 카드뮴 등 중금속의 위험성을 평가해 효율적인 중금속 관리 방안을 도출한 점을 인정받아 우수논문으로 선정됐다.

김린 고려대의료원 의무부총장은 “과학기술우수논문상 보건 분야 최다 수상의 영광은 연구 분야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투자를 통해 가능했다. 앞으로 연구로 앞서나가는 병원, 기술로 앞서나가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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