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다이어트에 들어간 사람들의 결심을 자칫 흔들리게 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건 당국이 과체중인 사람이 정상 체중인 일반인보다 먼저 사망할 확률이 6%가량 낮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연방 질병통제예방국(CDC) 연구진은 전 세계 300만 명과 27만 건의 사망 사례를 아우르는 97건의 기존 연구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체질량지수(BMI)와 사망률의 연관 관계를 밝히는 연구 결과를 2일 미국의료협회(AMA)저널에 발표했다. BMI는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비만 측정 수치로 국제보건기구(WHO) 기준으로 25를 넘으면 과체중, 30이 넘으면 비만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BMI 35 이상인 고도 비만인 사람은 정상범위(18.5∼25)에 있는 사람보다 일정 기간에 사망할 확률이 무려 29% 높았다. 하지만 미국 인구의 30%에 이르는 과체중(25∼30)인 사람이 사망할 확률은 정상 범위에 있는 사람보다 6% 낮았다. 연구를 주도한 캐서린 프레걸 CDC 선임과학자는 “이번 결과는 각 대륙과 나이에 상관없이 매우 일관됐다”라며 “다만 비만과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다룬 것이지 비만이 전반적인 건강에 미치는 위험요인(Overall health risk)까지를 다룬 것은 아니다”라고 저널에서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의학계에서 ‘비만의 역설’로 불리는 내용을 담은 가장 방대하면서도 최신의 연구 자료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번 결과가 정신적 외상장애 등 비만과 직간접으로 관련 없는 원인으로 숨진 사람까지 포함해 비만과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밝혀 통계상의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 적정한 지방량이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완충재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의료계는 이 때문에 이번 결과를 갖고 새해 체중 감량을 결심했던 사람들이 ‘맘껏 먹어도 된다는 허가증(license)을 받았다’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과체중은 언제든지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질병이 발생할 우려가 낮고 숨질 확률이 낮다고 확신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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