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균 - 무취 - 무색’ 서울 수돗물 ‘아리수’ 첨단정수시스템, 세계물회의서 ‘우수기술’로 인정

  • Array
  • 입력 2012년 9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16일부터 부산서 열려… 국산기술 ‘막여과 방식’ 병원성 미생물까지 제거

서울시의 병물 ‘아리수’가 지난달 17일 병에 든 수돗물로는 처음으로 미국위생재단(NSF International)의 품질인증을 받았다. 서울 수돗물의 위생상태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비결은 이 물을 만든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에 설치된 최첨단 정수시설에 있다.

영등포정수센터에는 강북, 광암, 구의, 뚝도, 암사 등 다른 5개 정수센터에는 없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있다. 이미 정수된 수돗물을 다시 오존과 활성탄으로 여과하는 시설로 수돗물에서 날 수 있는 특유의 맛과 냄새를 없애준다.

우선 강력한 산화제인 오존가스는 수돗물에 포함된 유기물이나 무기물을 산화해 살균함으로써 색깔과 맛, 냄새 등을 제거한다. 서울시가 지난달 초 6개 정수센터에서 악취 원인물질인 ‘지오스민’ 농도를 측정한 결과, 다른 5개 센터가 9∼18ppt(1ppt는 100만분의 1ppm)인 데 비해 영등포정수센터는 0ppt였다.

여기에 국산 기술로 개발한 두 종류의 ‘막여과 시설’도 안심할 수 있는 수돗물을 만드는 데 한몫하고 있다. 기존 ‘모래여과 방식’에서 100% 걸러내지 못하던 아주 작은 불순물이나 병원성 미생물까지 완전히 걸러내며 필터 종류에 따라 맛이나 냄새 물질을 제거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영등포정수센터에는 ‘침지식 막여과 방식’과 ‘가압식 막여과 방식’이 각각 매일 2만5000t씩의 물을 걸러내고 있다. 중대형 정수장에 분리막을 설치한 것은 세계 4번째이며, 국산 분리막이 적용된 시설도 이곳이 처음이다.

침지식 설비는 0.1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의 미세한 구멍을 가진 섬유막을 물속에 담가 병원성 미생물 등 이물질을 걸러준다. 섬유막이 물을 빨아들여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0.1μm보다 큰 이물질은 걸러지므로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다.

가압식 설비는 원기둥 모양의 막모듈을 쓴다. 이 모듈 안에 0.05μm의 구멍이 있는 막이 들어 있고, 물을 넣은 뒤 압력으로 미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0.05μm보다 큰 병원성 미생물 등이 완벽하게 걸러진다.

최종원 환경부 수도정책과장은 “막여과 기술은 세계적으로 수처리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며 “우리가 세계 4번째로 대형정수장에 설치한 막여과 기술을 널리 알려 수출 길을 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들은 16∼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물 관련 학술대회인 세계물회의(IWA)에서 대표적인 우수기술로 소개된다. ‘세계 물 문제에 대한 선구적 방향 제시’를 주제로 진행되는 IWA는 130개국 물 전문가 7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아리수#첨단정수시스템#세계물회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