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의약]차세대 항암제… 행복약품… 삶의 질이 확 바뀐다

  • 동아일보

국내 제약사들 새로운 개념 갖춘 신약 개발에 전념
직원충원 근무분위기 개선 등 회사 사원 활력 재충전도 한창

제약업계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약개발 투자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구로구 구로동 JW중외제약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신약개발을 위해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제약업계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약개발 투자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구로구 구로동 JW중외제약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신약개발을 위해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등 제약업계에는 풀기 힘든 숙제가 쌓여 있다. 자칫 위축되기 쉬운 환경이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투자를 늘리고 신제품을 출시하며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는 제약사들이 있다. 계속해서 투자하고 끊임없이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버거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를 성장시킨다는 판단에서다.

○ 어려울수록 투자는 공격적으로

JW중외그룹은 최근 본사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서 서초구 서초동 JW타워로 옮겼다. 그동안 지주회사인 JW홀딩스를 비롯해 JW중외제약, JW중외신약 등이 따로 흩어져 있었지만 이를 한군데로 모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도다. 14일에는 마케팅(MR) 분야에서 근무할 대졸 신입사원 50명의 모집 공고를 내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너지를 고민하고, 새로운 인력 채용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이 회사는 새 본사에서도 세계 시장을 목표로 혁신신약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매년 대대적인 투자를 펼친 결과 아직까지 어떤 제약사도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Wnt 표적항암제’의 다국가 임상을 시작하는 성과를 이뤘다. 또 한편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퇴장방지의약품(수익성이 낮아 제약사에서 생산을 꺼리는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재 JW중외그룹과 JW생명과학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퇴장방지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유한양행도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유망한 벤처기업과 대학과의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이라는 방식으로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대학이나 벤처기업과 14건의 계약을 추진해 10건의 새 과제를 시작하기도 했다. 지속적인 R&D에 대한 투자로 유한양행은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항체신약인 ‘YHB1411-2’는 현재 임상 시험을 벌이는 동시에 해외 제약사와 라이선스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적극적으로 신약을 개발해 해외 수출시장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

종근당은 현재까지의 신약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의약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제약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그 결과 빈혈치료에 쓰이는 바이오의약품 ‘CKD-11101’과 자궁경부암 백신 ‘CKD-12201’ 등이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또 종근당은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고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차세대 항암제 ‘CKD-516’도 개발 중인데 이 제품은 선택적으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새로운 항암제다.

대웅제약도 바이오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2001년 바이오 신약으로는 국내 최초인 이지에프(Easyef)를 허가받으면서 국내 바이오신약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 이 회사는 현재까지 성장호르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바이오의약품을 꾸준히 개발해 오고 있다.

현대약품은 ‘탈모’ 분야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이 회사의 탈모증 치료제 ‘마이녹실’은 미녹시딜 성분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국내 임상을 마친 제품이다. 현대약품 측은 “마이녹실의 임상 결과 남성형 탈모증 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24주간 임상을 한결과 158명(92.9%)에서 효과가 나타났으며 모발 개수의 증가 및 모발의 굵기에서도 임상적으로 효과가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특히 소비자들이 쓰기 편리한 제품 개발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끈적임이 적은 ‘마이녹실 플러스(쿨)’과 흘러내림을 방지하는 ‘마이녹실 겔’ 제품을 보강해 선보인 것이 좋은 예다.

한미약품도 지난달 21일 실데나필을 활용한 ‘팔팔정’ 50밀리그램(mg)을 내놓으며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를 포함해 한미약품은 연구개발(R&D)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글로벌 신약을 만드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6062억 원 가운데 14%에 가까운 840억 원을 신약 개발에 사용했다.

녹십자는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골관절염’ 치료를 위해 2003년 신약 개발에 착수했는데 임상시험을 거쳐 7년여 만에 ‘신바로 캡슐’ 제품화에 성공했다. 녹십자는 출시된 ‘신바로 캡슐’을 골관절염뿐 아니라 추간판탈출증, 류머티스관절염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임상실험을 통해 사용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생명과학은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기존 성장호르몬제 제품의 불편사항을 개선한 혁신형 바이오 의약품 ‘디클라제’를 선보였는데 디클라제는 인체 내에 존재하는 히알우론산나트륨을 방출조절제로 사용하여 안전성도 우수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979년 리도카인이라는 치과용 국소 마취주사제를 자체 개발해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휴온스는 2002년 고용량, 고농축의 비타민 주사제 ‘메리트-C’ 출시를 시작으로 비만, 갱년기, 장애, 노화방지 등을 위한 제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참살이(웰빙) 분야에도 진출해 각종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동아제약은 제약업계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직원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칭찬 마일리지’ 시스템을 도입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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