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입덧 ‘쿠바드 증후군’ 실제 가능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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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긴장감이 빚어낸 환상임신증상

한 드라마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대신 입덧해주는 남편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예비 아빠가 입덧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아빠의 입덧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07년 영국 런던 세인트 조지스대의 아서 브레넌 박사 연구팀이 예비 아빠 2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이 중 20여 명이 입덧 요통 불안 불면증 치통 피로감 등 임신으로 인해 아내가 겪는 증상을 똑같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경우 아기를 밴 것처럼 배가 부풀어 오르는가 하면 허기진 사람처럼 음식을 마구 먹기도 했다. 이들 중 11명은 이런 갑작스러운 증세 때문에 병원을 찾았지만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의학계에서는 ‘쿠바드 증후군(Couvade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알을 낳다’는 뜻의 프랑스어(couver)에서 나온 말이다.

쿠바드 증후군에 대해 페로몬, 신체의 생리주기와 연결지어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창해 교수는 “드라마처럼 예비 아빠들이 겪는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아내의 임신으로 인해 남편도 함께 심리적으로 긴장하고 불안해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증세”라고 해석했다. 즉, 불안감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환상임신증상인 셈이다.

입덧을 하는 가족이 있다면 비타민B6를 다량 함유한 녹황색 야채와 콩이 원료인 음식을 권하는 것이 좋다. 자율신경계 조절에 도움을 주는 신경전달 물질 ‘도파민’을 활성화해 구토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돼지고기 쇠고기 어패류 등에 들어있는 비타민B12도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부인이 입덧 때문에 밥을 못 먹는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입덧을 할 때는 영양적인 면이나 식사시간 등에 대한 걱정을 뒤로하고 먹을 수 있을 때 먹고 싶은 만큼 먹으면 된다. 신경을 쓰면 오히려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남자 입덧#쿠바드 증후군#환상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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