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초-중기 퇴행성관절염, 자가 줄기세포 치료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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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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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골수나 지방에서 직접 추출해 사용… 면역 거부반응 없어 안전하게 치료
관절 내시경으로도 가능… 연골재생에 좋은 효과

《보건복지부는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술(BMAC)’을 지난해 12월에 신기술로 인정했다. BMAC의 안정성과 유효성이 복지부 산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통과한 것. 이에 따라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 치료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골 손상이 크지 않은 관절염의 초기 또는 중기 단계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치료는 인공관절수술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 진료팀이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관절을 살펴보고 있다. 연골 손상이 크지 않은 관절염 초기 또는 중기 단계에서는 자가 골수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다.연세사랑병원 제공
연세사랑병원 진료팀이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관절을 살펴보고 있다. 연골 손상이 크지 않은 관절염 초기 또는 중기 단계에서는 자가 골수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 제공
관절 전문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신기술로 중장년층이 BMAC 치료를 받으면 노년에는 인공관절수술을 받지 않고도 건강한 무릎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금까지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인공관절수술 건수가 해마다 크게 늘었다. 인공관절 수술은 연골이 다 닳아 뼈가 부딪치는 관절염 말기에 대한 유일한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 연골 건강이 무릎의 힘

건강한 무릎을 노년까지 쓰기 위해서는 연골이 건강해야 한다. 하지만 연골은 쓰는 만큼 닳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관절염이 된다. 65세 이상 남녀 인구 10명 중 8명이 퇴행성관절염에 걸린다.

아무리 건강해도 퇴행성질환 만큼은 피하기 힘들다. 특히 닳거나 찢어진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으므로 관절염은 나이가 들수록 그대로 떠안고 살아야 하는 질환이다.

이렇다 보니 관절염 치료를 위한 재생 의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는 말기 환자를 제외한 초기 또는 중기의 무릎 관절염 환자들은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다. 환자 본인의 조직을 활용해서 치료하면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 조직 재생력 갖춘 성체줄기세포

줄기세포는 두 종류로 구분된다. 하나는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생성된 수정란에서 시작되는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다. 다른 하나는 출생 후부터 신체의 여러 조직에 자리잡은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다. 배아줄기세포는 수정란을 만들어 이용해야 하므로 실용화 단계에서도 윤리적인 문제와 더불어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반면 성체줄기세포는 환자의 골수나 지방에서 직접 얻을 수 있어서 의학적으로 안전할 뿐 아니라 면역 거부반응도 없다. 지방이나 골수 또는 관절의 활액막에 있는 성체줄기세포는 손상된 조직을 복원하는 능력이 있다.

분화된 성체줄기세포는 손상된 조직을 재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특징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의 의료진은 연골 재생이나 뼈유합 치료에 활용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연골재생 치료법은 10여 년 전부터 끊임없이 변했다. 자가 연골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해 손상된 연골 부위에 다시 이식하는 자가 연골세포 배양 이식술이 각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배양 이식술은 재생된 연골의 강도와 내구성이 정상 연골에 비해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최근에는 잘 쓰지 않는다.

○ 연골재생 성공률 70∼80%

자가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재생술은 분화 전 단계의 중배엽 성체줄기세포를 퇴행성관절염 부위에 주사함으로써 연골 재생 및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사실이 여러 연구 결과 입증됐다.

이 수술법의 성공률은 70∼80% 수준이다. 보건의료연구원이 실시한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에서도 합병증과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첫 단계에서는 환자의 엉덩이뼈나 대퇴골두에서 자가 골수를 채취한다. 이어 특수 키트를 이용, 원심분리기로 골수 혈액을 농축·분리해 줄기세포, 성장인자, 단핵세포를 모은다. 이를 환자의 연골결손 부위에 주입해주면 치료가 끝난다.

적용 대상은 외상이나 노화로 연골이 손상된 15∼50세의 연령층이다. 연골 손상의 크기가 2㎠에서 최대 10㎠를 넘지 않을 때 조직재생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 원장은 “자가 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한 BMAC는 연골 재생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면서 배양 과정을 거치지 않고 관절내시경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간편하다”고 설명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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