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건강 100세]<하>척추 압박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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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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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엉성증 가볍게 봤다가… 하나씩 주저앉는 척추 뼈

《주부 조미숙 씨(67)는 최근 빨래를 널다 미끄러져서 허리를 삐었다. 조금 쉬면 회복되리라 생각했지만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병원에서는 뼈엉성증(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압박골절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뼈엉성증 때문에 가벼운 충격에도 척추 골절이 생겼다는 얘기다. 골절은 65세 이상 폐경 여성의 50%가 경험한다. 이 중 절반은 척추 압박골절 진단을 받는다.》

압박골절로 허리가 휘어 ‘꼬부랑 할머니’가 돼가는 모습. 뼈엉성증을 방치하면 압박골절로 인해 등이 굽고 키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동아일보 DB
압박골절로 허리가 휘어 ‘꼬부랑 할머니’가 돼가는 모습. 뼈엉성증을 방치하면 압박골절로 인해 등이 굽고 키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동아일보 DB
허동화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척추센터 교수는 “노인 인구의 증가로 척추 압박골절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뼈엉성증은 초기엔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나가므로 골절이 발생한 이후에야 뼈엉성증을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 사소한 충격에도 쉽게 골절

건강한 사람은 보통 교통사고나 낙상사고와 같은 심한 외상이 있는 경우 척추 골절이 생긴다. 뼈엉성증이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뼈엉성증이 있는 노인은 살짝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가볍게 주저앉을 때에도 척추 골절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아무런 외부 충격이 없어도 골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에 뼈엉성증이 잘 생긴다. 칼슘 흡수를 증가시키고 칼슘 저하를 방지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폐경으로 갑자기 감소하기 때문이다.

노인이 되면 활동력 감소, 영양 섭취 부족으로 뼈의 손실이 일어난다. 나이가 젊어도 칼슘 섭취 또는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가족 중 뼈엉성증 환자가 있는 경우, 흡연이나 과음을 중단하지 않거나 갑상샘 항진증과 같은 호르몬 관련 질환에 걸린 경우에 잘 생긴다. 커피를 많이 마셔도 골밀도가 떨어진다.

뼈엉성증은 오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병이다. 방치하면 척추 뼈가 자신의 체중을 이기지 못해 하나씩 주저앉는 압박골절이 생겨 등이 굽고 키가 줄어든다. 뼈엉성증에 따른 척추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나중에 척추가 휘어지는 변형으로 ‘꼬부랑 허리’가 될 수 있다.

○ 압박골절 수술 다음 날 퇴원 가능


척추 압박골절은 수술로만 치료하지 않는다. 골절된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2주 정도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 통증 주사요법, 보조기 치료를 통해서도 증세가 호전된다.

수술 전 뼈엉성증 때문에 발생한 척추 압박골절 X선 사진(왼쪽 원), 같은 환자의 골절부위에 의료용 특수시멘트(오른쪽 원)를 넣어 척추체 성형술을 시행한 뒤 척추뼈가 펴진 모습. 한림대의료원 제공
수술 전 뼈엉성증 때문에 발생한 척추 압박골절 X선 사진(왼쪽 원), 같은 환자의 골절부위에 의료용 특수시멘트(오른쪽 원)를 넣어 척추체 성형술을 시행한 뒤 척추뼈가 펴진 모습. 한림대의료원 제공
하지만 압박골절이 진행하거나,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의료진이 수술을 권유한다. 폐렴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해도 수술에 들어간다. 압박골절된 척추 뼈에 의료용 특수 시멘트를 넣어주는 척추체 성형술이나 풍선 성형술을 시행한다. 국소 마취만 하고 아주 작은 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수술 다음 날 걸어서 퇴원할 수 있다.

척추체 성형술과 풍선 성형술은 척추가 골절된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골절 정도가 비교적 적다면 골절된 척추에 의료용 시멘트를 바로 주입하는 척추체 성형술을 시행한다. 또 과도하게 주저앉은 척추 골절은 풍선을 이용해 척추 뼈를 편 다음 의료용 시멘트를 주입하는 척추체 풍선 성형술을 시행한다.

최근 척추체 성형술에는 골절된 척추 부위(척추체)에 직접 바늘을 넣어 시멘트를 주입하는 방법도 활용된다. 이럴 경우 바늘을 넣을 때 다소 위험할 수 있지만 흉추 부위도 치료할 수 있다.

골절된 척추에 골 괴사가 동반된 심한 압박골절이 생기면 신경조직 압박에 따라 팔 다리 마비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척추를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척추 고정술이 필요하다.

○ 골밀도 유지가 압박골절 예방책


척추 압박골절 자체를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단지 골밀도 검사를 자주 받으면서 뼈엉성증의 가능성을 빨리 발견해 골밀도가 더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특히 폐경 전후의 여성이나 원래 뼈가 가늘고 체격이 마른 사람, 평소 운동을 잘하지 않는 사람, 질병으로 오래 누워 있던 사람, 부모가 뼈엉성증에 걸린 사람, 갑상샘 질환을 앓은 사람, 난소 제거수술을 받은 여성 등은 뼈엉성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이런 사람은 될 수 있으면 주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뼈엉성증 예방 5계명 ::

①칼슘을 충분히 섭취한다.
②가슴을 펴고 반듯하고 올바른 자세를 취한다.
③규칙적인 운동, 특히 체중이 실리는 운동을 한다.
④금연을 생활화한다.
⑤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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