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모니터가 가져다 주는 변화 - HP 파빌리온 엘리트 HPE 335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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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8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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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진짜 반납하기 싫다'
왔기에 웬만한 물건은 소유욕을 자극하지 못하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이는 마치 한우 고깃집을 운영하는 사람이 한우 맛에 그리 감흥을 보이지 않는 것과 똑같다). 하지만 이번에 접한 제품은 달랐다. 일반적인 컴퓨터와 모니터 조합이 보여주던 환경과는 차원이 다른 구성이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을 정신을 제대로 보여준 이 제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함과 만족감을 주는 럭셔리한 구성. 바로 HP가 제안하는 유토피아적 데스크탑 환경인 '파빌리온 엘리트 HPE(355kr) + 3중 모니터' 세트다.

여기에 주목해야 할 사람은 누구?

본 리뷰어는 모든 직원이 22인치 모니터를 2대 사용하는, 결코 나쁘지 않은 작업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 업무의 특성상 여러 개의 창을 띄워 놔야 하기에 모니터 2대(듀얼)는 필수로 여기고 있다. 그래도 작업하다 보면 2대 모니터마저도 공간이 부족해 아쉬움이 남을 때가 있다(배부른 소리라는 것은 잘 안다. 그래서 그때마다 항상 모니터 1대로 꿋꿋하게 버텨온 지난날을 회상하며 현실에 만족하곤 한다). 책상 공간이 허락되는 한도에서 모니터를 3대 이상 연결해 사용할 순 없을까?

물론 사용할 수 있다. 3중(트리플) 모니터 출력을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6대의 모니터를 마치 멀티비전처럼 사용할 수 있는 그래픽 카드도 있다. 모니터 한 대로도 별다른 불편 없는 사용자는 매우 의아해 할 것이다. ‘모니터 3대 쓰면 뭐가 좋긴 한가? 괜히 공간만 더 차지하고 전기세만 더 나가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1대보다는 2대가, 2대보다는 3대가 훨씬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다(물론 작업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는 사용해 보지 않으면 절대 공감할 수 없다. 특히 평소에 여러 창을 띄워놓는 금융가/증권가 전문직 종사자, 2D/3D 그래픽 디자이너, 본 리뷰어와 같은 집필 기자, 기획/제안 문서 작성자, 여러 화면을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 관리자 등에게는 추가 전기세 이상의 기회비용을 얻을 수 있다. 게임 매니아도 3중 모니터의 매력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는 사용자군이다. 자신이 이들 무리에 속한다면 관심을 갖고 지켜보기 바란다.



HP는 세계적인 컴퓨터 제조 브랜드다. 전 세계 개인용 컴퓨터(PC) 판매율 1, 2위 자리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는 굴지의 글로벌 브랜드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국산 제품의 그늘에 가려 변방으로 밀려 있지만, 제품 완성도나 구성에 있어서는 글로벌 브랜드다운 '퀄리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서버 쪽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HP 특유의 '케이스(섀시) 제작 기술'에 인정할 것이고, 이는 PC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어 있다(본 리뷰어가 서버 엔지니어 출신이라 너무나도 공감한다).

HP의 고성능 PC 모델인 '파빌리온 엘리트 HPE(이하 HPE)'는 일반적인 브랜드 컴퓨터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사양을 갖추고 있다(그래서 이름도 HPE-High Performance Edition'이다). 조립 매장에서 맞출 수 있는 최고급 사양까지는 아니지만, AMD 6코어 1055T 프로세서에 메모리는 8GB(4GB x2, 슬롯은 총 4개), 하드디스크는 1TB(1,024GB), 그래픽 카드는 AMD 라데온 HD5770(비디오 메모리 1GB), 무선 키보드/마우스, 802.11n 무선랜, 기가비트 유선랜, 7.1채널 사운드 DVD 콤보 드라이브 등이 장착돼 있다.

최강 사양이라고 할 순 없어도, 업무용이든 게임용이든 여가용이든 결코 부족하지 않은 사양임에는 분명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브랜드 제품치고는 제법 높은 사양이라 가격은 약 130만 원(2010년 9월 초 인터넷 쇼핑몰 가격 기준, 모니터 제외) 정도다.

디스플레이의 혁신, AMD 아이피니티(Eyefinity) 적용

HP HPE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 그래픽 카드다. HP HPE에는 AMD 라데온 5770 그래픽 카드가 내장되어 있는데, 이 카드는 아이피니티 기술을 지원한다. AMD의 아이피니티는 여러 대의 모니터를 하나의 출력으로 묶어 파노라마 형태의 디스플레이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이에 따라 모니터 3대를 모두 본체 한 대에 연결하여 3중 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 어떻게? 바로 이렇게 다.

HPE에 내장된 AMD 라데온 5770 그래픽 카드 뒷면을 보면 총 4개의 출력 포트가 있다. 이 중 3개를 통해 각각의 모니터에 연결하면 되는데, 하나는 DVI 포트, 하나는 HDMI 포트, 마지막은 디스플레이 포트로 연결된다. 모니터는 꼭 HP 제품이 아니어도 된다. 크기(인치)도 브랜드도 다 달라도 된다. 다만 위 3개 포트 구성대로 마련해야 한다. 리뷰에 사용된 모니터는 HP의 2310e라는 23인치 모델로, 동일한 모델을 3대 연결하니 색상과 밝기, 크기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여 프로그램 실행 창을 어느 모니터에 두더라도 일관된 모습을 유지했다.
3대의 모니터에 각각의 포트로 연결
3대의 모니터에 각각의 포트로 연결

참고로 이렇게 AMD 아이피니티를 통해 모니터를 3중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세 모니터 중 하나는 반드시 ‘디스플레이포트’로 연결해야 한다. 모니터 케이블을 위와 같이 각각 연결한 다음에는 윈도우의 화면 해상도 설정을 통해 각 모니터의 위치와 바탕화면의 위치 등을 지정하면 된다. 어려울 거 없다.

본 리뷰어의 경우 가운데 리뷰 원고를 두고 왼쪽과 오른쪽 모니터에 각각 참고 문헌, 인터넷 페이지, 각종 프로그램 실행 창 등을 띄워 놓으니 세상 편리했다. 여기에 AMD 그래픽 카드 관리 프로그램인 '카탈리스트 컨트롤 센터'를 이용하면 격자(그리드) 방식으로 한 대의 모니터에 4개 화면을 정확하게 맞춰 배치할 수 있다.

하루 이틀 사용해서는 3중 모니터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이에 본 리뷰어는 그동안 사용하던 듀얼 모니터 환경을 과감히 치우고(이 참에 책상도 정리했다) HPE+3중 모니터 환경으로 재구성했다. 현재까지 보름 정도 사용해 오고 있는데, 성능이나 기능을 떠나서 너무도 편리한 작업 환경에 HP와 AMD에 감사의 마음마저 갖게 됐다. 이 리뷰 처음에 언급한 대로, 며칠 후 리뷰를 완료하고 제품을 반납하면 3중 모니터의 공허함이 상당히 오래가리라 예상된다.

3중 모니터가 절실할 증권/금융 종사자의 작업 환경을 흉내 내어 주식 차트를 여러 개도 띄워 봤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주식 차트를 보니 마치 잘 나가는 증권 딜러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23인치 이상의 모니터를 사용한다면 더 많은 차트를 한 화면에 띄울 수 있을 것이다. 3중 모니터 환경을 누구보다 반가워할 사용자들이 이들일 것이지만, 솔직히 반드시 'HP HPE + 모니터 3개'여야 하는 이유는 없다. 다만 조립 제품보다는 안정성 있고 철저한 테스트를 거쳐 생산되기에 신뢰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을 뿐이다.
여러 증권 차트 프로그램을 한눈에…
여러 증권 차트 프로그램을 한눈에…

그럼 업무 이외의 사용 환경에서는 어떨까. 하다못해 네이버/다음 사이트의 지도 서비스만 이용해도 3개 모니터에 걸친 대형 지도로 펼칠 수 있어, 이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영화 감상 시에는 어차피 가로로 길어 봤자 큰 효용이 없을 테니 시각적인 변화는 별로 없다. 다만 6코어 프로세서에 메모리 용량이 8GB라 동영상 몇 개를 실행해 둬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줬다(운영체계는 MS 윈도우7 홈 프리미엄 64비트가 설치돼 있다).
네이버 지도를 통해 본 한강 주변 교통 상황
네이버 지도를 통해 본 한강 주변 교통 상황

게임의 경우 3중 모니터 효과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게임 자체가 AMD 아이피니티를 지원해야 한다. AMD 홈페이지에는 아이피니티를 지원하는 게임 목록이 있으니 이를 참고하면 되겠으며(국내 온라인 게임은 몇몇 지원하고 있다), 여기서는 아이피니티와 윈도우 7 64비트를 지원하는 몇 개 게임으로 게임 성능과 3중 모니터의 위용(?)을 확인해 봤다. 게임에서 AMD 아이피니티를 적용하려면 그래픽 카드 관리 프로그램인 ‘카탈리스트’를 통해 모니터 연결(그룹화) 설정을 해야 한다(AMD 아이피티니 구성 방법에 대해서는 차후 별도로 다룰 것이다).
카탈리스트 프로그램으로 3개 모니터를 그룹화
카탈리스트 프로그램으로 3개 모니터를 그룹화

가로 최대 해상도가 무려 5,760픽셀!
가로 최대 해상도가 무려 5,760픽셀!

3중 모니터로 즐겨본 게임

우선 레이싱 게임인 ‘더트 2(Dirt 2)’를 해봤다. 평소에 레이싱 게임은 그다지 즐기지 않으나 3중 모니터로 즐기는 레이싱 게임은 나름대로 즐길 만했다. 레이싱 규칙을 무시해도 순위에서 밀려나도 3대의 모니터로 시야를 휘감는 듯 펼쳐지는 게임 화면과 속도감은 그 자체로도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이는 물론 게임 자체의 그래픽 품질도 받쳐주었기에 가능하였으리라. 라데온 HD 5770 그래픽 카드는 AMD 그래픽 제품 중에서 중고급 계열에 속하기에(2010년 9월 현재 HD 5970이 최상위 모델이며, 5770은 서열 6위다), 이 역시 넘치지는 않지만 부족함 없는 화질을 보여줬다. 단, 아이피니티로 3대 모니터를 연결하면 해상도가 5,760 x 1,080인데, 이 게임은 이를 지원하지 않아 윈도우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4,800 x 900으로 한 단계 낮춰야 했다. 결론적으로 이 정도면 10점 만점에 9점 준다.

다음으로 전쟁 게임의 교과서인 '콜 오브 듀티 - 모던워페어 2'다. 앞서 여러 시스템의 그래픽 품질 테스트에 적용했던 게임으로 한번 손대면 쉽게 손 뗄 수 없는 중독성 강한 슈팅 게임이다. 개인적으로 그래픽 품질보다는 3중 모니터로 즐기는 '콜옵'은 어떠할지 자못 궁금하다.

결과는 3개 모니터 전체에 걸쳐 화면이 출력되어 (모니터 한 대로 할 때보다) 더욱 박진감 넘치긴 했지만, 플레이한 지 30분이 되니 어지러움을 느꼈다. 아무래도 화면 전환이 큰 게임을 모니터 가까이서 플레이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다. 그 동안 모니터 한 대로 보던 화면을 3대로 보니 예전의 모 TV 광고 문구처럼 '숨어 있는 몇 인치'를 찾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더욱이 게임 내 소총 크기가 실물과 비슷한 크기로 확대되어 현실감마저 들기도 했다.

다만 이 게임 역시 해상도 부분에서 약간의 오차가 있었다. 모니터 한 대 사용할 때의 최적 해상도(1,920 x 1,080)를 넘어선 설정 때문에 화면이 전반적으로 찌그러져 보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위 최적의 해상도를 유지하면서 좌우로 널찍하게 출력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최대 5,760 x 1,080 해상도부터 한 단계씩 차례로 낮춰도 위 최적의 해상도로는 플레이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호감. 10점 만점에 8점 준다.

이 밖에 두 게임 모두, HP 모니터라 해도 각 모니터 LED 가장자리(프레임)가 있어, 나란히 배치시켜도 화면의 이음새가 매끄럽게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게임을 하는 데는 전혀 지장 없었다. 정확한 3중 디스플레이가 되려면 모니터가 아닌 LED 패널만을 구매해 연결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아이피니티를 지원하는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은 그리 많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려니 기대해 본다. 테스트해 본 바로는 온라인 게임 중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과 한게임의 'C9',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등이 아이피니티를 완벽하게 지원했으며, 윈도우(창) 모드로 실행 시 각각의 게임을 따로 띄워 놓고 즐길 수도 있었다.
모니터 외각 프레임이 있지만 게임 플레이에는 큰 지장 없음
모니터 외각 프레임이 있지만 게임 플레이에는 큰 지장 없음

물론 성능상의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6코어 1055T 프로세서와 메모리 8GB, 라데온 HD 5770 등의 사양이 이들 게임을 충분히 뒷받침해주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참고로 여러 온라인 게임을 윈도우 모드로 각각 실행해 보니, 게임과 함께 실행되는 보안 프로그램 간의 충돌로 인해 정상적으로 실행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했다.
좌측 모니터는 C9, 중앙 모니터는 워드 및 포토샵, 우측 모니터는 마비노기 영웅전 실행
좌측 모니터는 C9, 중앙 모니터는 워드 및 포토샵, 우측 모니터는 마비노기 영웅전 실행

예상했던 대로 게임 하나씩 플레이해 본 결과, 나름대로 만족할 정도의 성능은 보여줬다. 물론 이렇게 무리하게 게임 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마는 적어도 HP HPE는 이들 게임을 원활하게 커버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 게임을 띄워 놓고 본 리뷰 원고를 작성하는 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사실 문제가 발생하는 게 더 이상하다). 이런 결과만 봐도 6코어 프로세서의 성능, 3중 모니터의 효용성, 나아가 HP HPE가 부여하는 데스크탑 환경의 실질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너무 3중 모니터 얘기만 했다. 앞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HPE는 최강까지는 아니지만, 업무용이든 게임용이든 여가용이든 결코 부족하지 않은 사양을 갖춘 제품이다. 지금까지 모니터와 아이피니티 기능에 포커스를 맞춰 리뷰를 진행해왔으니, 다음 기사에서는 본체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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