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고래 아버지, 아들 생식기능까지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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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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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지속적인 음주가 본인의 정자 운동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아들의 정자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동물실험에서 밝혀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수컷 생쥐에게 알코올을 9주간 투여한 후 생식 능력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숫쥐와 그 새끼의 고환 무게와 정자의 운동성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숫쥐를 15마리씩 세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에는 알코올을 몸무게 1kg당 3g을, 두 번째 그룹에는 6g을 매일 오전 동일한 시각에 9주간 투여했다. 세 번째 그룹에는 알코올을 주지 않았다.

그 결과, 정자활동성은 3g 그룹이 54.7%, 6g 그룹이 41.4%로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은 그룹(73.7%)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이는 음주를 안 한 쥐의 정자 100개 중 평균 73개가 난자에 도달하는 반면 음주한 쥐는 41개나 54개만 도달한다는 뜻이다. 또 3g의 알코올을 투여한 숫쥐의 신장 무게는 11.8%, 정소 무게는 1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을 많이 섭취한 쥐의 새끼의 정자 활동성 역시 떨어졌다. 3g 그룹의 새끼의 정자 활동성은 평균 76%로 비음주 그룹(87.5%)보다 11.5%포인트 낮았다.

평가원 측은 “알코올이 정자세포에서 칼슘을 조절하는 유전자인 ‘trpc2’의 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평가원과 제일병원, 생식발생독성연구회가 15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묵동 제일병원 대강당에서 여는 ‘생식발생독성연구 및 마더리스크프로그램 심포지엄’에서 발표된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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