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개혁 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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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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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갑원장 취임 두달… 시설-재정 대폭 수술
원장실은 8분의 1로… 수술실은 親위생 단장

3.2㎡짜리 원장실을 전임의, 비서와 함께 나눠 쓰고 있는 박재갑 국립중앙의료원장(오른쪽). 사진 제공 국립중앙의료원
3.2㎡짜리 원장실을 전임의, 비서와 함께 나눠 쓰고 있는 박재갑 국립중앙의료원장(오른쪽). 사진 제공 국립중앙의료원
4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에서 특수법인으로 바뀌기 전까지의 국립중앙의료원은 박재갑 초대 원장의 표현대로 ‘중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같았다. 시설 노후, 만성적자, 경직된 서비스….

박 원장은 “부도난 병원으로 알려진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병원 환경은 한마디로 기가 찼다”면서 “입구의 경비원은 드나드는 사람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화장실은 청소가 안 돼 있었을 뿐 아니라 수술장도 아수라장이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부임하자마자 원장실부터 바꿨다. 현 원장실인 301호의 크기는 13.2m²(약 4평). 99m²(약 30평) 크기의 기존 원장실은 최근 영입한 한대희 뇌심혈관센터장(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과 안면기형 성형으로 유명한 박철규 성형외과장(전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연구실로 내줬다.

301호에는 벽에 붙은 책상 4개가 빠듯하게 들어차 있다. 책상은 박 원장, 전임의, 비서가 각각 사용한다. 원장실 입구엔 명패도 없다.

그는 지저분한 환경과 노후시설을 확 바꿔 병원에 대한 느낌을 개선하는 데 나섰다.

수술복과 수건 등이 어지러이 놓여 있던 수술장에는 수술 의사와 간호사를 위한 개인 사물함을 제공했다. 불결했던 화장실은 천장 도색, 조명 교체, 바닥 보수를 했다. 또 경비를 전문 업체에 맡겨 환자 보호를 위해 아무나 들락거리지 못하게 했다.

병원 재정에도 메스를 들이댔다.

박 원장은 “편법으로 지원했던 부서 운영비를 간호사 2만 원, 레지던트 10만 원, 전문의 20만 원씩으로 책정했다”며 “흑자가 날 때까지 병원이 쓰는 돈을 10원 단위까지 일일이 직접 챙길 작정”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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