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언제 다시 쏠 수 있나…소화장치 교체 최소 2, 3일 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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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일 19일 넘기면 시기 불투명

나로호의 발사 일정은 아직 불투명하다. 문제가 며칠 안에 해결될 경우 발사예비일로 잡은 19일 전에 하루를 새로운 발사일로 정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8월 19일 발사가 중단됐으나 일주일 뒤인 25일로 새로운 발사일을 잡았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9일 “소화용액이 발사체에 영향을 안 주는 각도로 비켜 나갔다”며 “육안으로 볼 때는 발사체나 케이블 등에 영향을 안 준 것 같다”고 밝혔다. 소화장치의 오작동 원인이 밝혀지고 문제를 해결하면 바로 발사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고 원인이 밝혀진다고 해도 소화장치를 수리하고 발사를 준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만일 소화장치를 교체해야 하고 이 작업에 2, 3일이 걸린다면 나로호를 계속 발사대에 세워둘 수가 없다. 나로호 동체에 있는 연료탱크가 큰 부담을 받아 찌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나로호를 조립동에 넣은 뒤 새로 발사할 때처럼 리허설 이후 진행된 발사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해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

기후 상황도 좋지 않다. 기상청은 10일부터 남부지방에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만일 사고 점검 기간이 발사예비일을 넘어설 정도로 늦어진다면 상당 기간 발사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우주 환경 등을 고려해 새로 발사 날짜를 잡아야 하는 데다 여름철 장마가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나로호를 7일 발사대에 세우는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진 데다 9일엔 소화장치 오작동이라는 전혀 예기치 못한 이유로 발사가 중단된 것은 나로호 발사 과정 전체를 재검토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이번처럼 문제가 자꾸 일어나면 발사를 서두르지 말고 발사 과정을 다시 한 번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른 부분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흥=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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