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아하, 이약!]먹는 피임약 ‘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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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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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효과 99% ‘확실’… 체중 증가·여드름 부작용은 ‘안심’

에스트로겐 함량 0.02mg… 다른 약의 절반
美등지서 월경전 불쾌장애 치료제로도 승인

《올해는 먹는 피임약이 탄생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
1960년 미국 그레고리 핀커스가 ‘에노비드’ 개발에 성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한국에는 1968년 처음 보급됐다.
먹는 피임약의 성공률은 98∼99%에 달한다.
높은 피임 성공률에도 아직도 복용을 망설이는 여성들이 많다.
호르몬의 변화로 몸무게가 갑자기 늘거나 여드름이 송송 올라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2009년 4월 출시한 바이엘 헬스케어의 피임약 ‘야즈’는 이런 고민을 해결한 기특한 약이다.
피임 효과뿐 아니라 몸무게 조절, 지루성 피부 개선까지 가능하다.》

○ 에스트로겐 함량 낮춰 이상반응 개선

피임약은 에스트로겐(배란을 유도하는 여성호르몬)과 프로게스테론(자궁벽을 두껍게 해 수정란 착상을 돕는 여성호르몬)을 함유한 복합제다. 두 가지 호르몬이 생리 주기를 조절해 배란을 방해한다. 또한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는 것을 막아 수정란이 착상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에스트로겐 함량이 높으면 피임 효과는 확실하지만 속이 메스껍고 두통, 유방통이 나타난다. ‘야즈’의 에스트로겐 함량은 0.02mg으로 보통 피임약의 절반 수준이다. 부작용은 줄고 피임 효과는 그대로다. 전 세계 여성 102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 결과 ‘야즈’를 복용한 여성들은 99%의 피임 효과를 보였다.

에스트로겐은 몸 안에 나트륨과 수분을 머금는 현상을 일으켜 몸이 붓고 체중이 늘어나는 까닭이다. ‘야즈’는 2000년 선보인 새로운 합성 프로게스테론인 드로스피레논을 사용했다. 드로스피레논은 몸 안의 나트륨과 수분을 배출시키는 이뇨 작용을 한다. 이런 상쇄 효과로 ‘야즈’는 다른 피임약과 달리 체중이 늘어나지 않는다.

여드름 개선 효과도 있다. 기존의 합성 프로게스테론은 피지 생성을 활발하게 하는 남성호르몬 분비를 유도했다. 드로스피레논은 천연 황체호르몬과 유사해 남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피지 발생을 줄여 여드름을 예방하는 원리다.

‘야즈’는 미국 FDA를 포함해 독일 프랑스 호주 등에서 월경 전 불쾌장애(PMDD) 치료제로도 승인받았다. 월경 전 불쾌장애는 월경 전 증후군보다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마저 방해하는 질환을 말한다. 미국산부인과학회는 신체적인 증상(유방통, 두통 등)과 감정적인 변화(우울, 분노 등) 중에서 5가지 이상 경험하면 월경 전 불쾌장애로 진단한다. 보통 생리 5∼10일 전에 발생했다가 생리가 시작하면 사라진다.

○ ‘야즈’는 산부인과 의사 처방 받아야

보통 피임약은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된다. 이 때문에 부정확한 피임 정보를 갖고 약을 먹는 경우가 많다. ‘야즈’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의사와 상담을 통해 피임 및 임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간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한 달분 28알이 한 팩이다. 24알은 정상적인 약이고 4알은 위약(僞藥)이다. 위약은 매일 같은 시간에 먹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넣었다.

기존 피임약은 21일 동안 복용하고 7일 동안 복용을 중지했다. 피임약 복용 일수가 3일 더 늘어나 급격한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생리주기 동안 안정적 호르몬 수준을 유지해 월경 전 불쾌장애 증상을 완화한다. 생리통도 60∼90%까지 감소한다.

‘야즈’를 판매하는 바이엘 헬스케어는 피임약, 폐경기·갱년기 증상 완화제 등 여성을 위한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피임약에 관한 소문과 진실

‘피임약 ≠ 불임’… 아무 연관성 없어요


《산부인과 의사들이 만든 피임연구회가 2008년 19∼34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성경험 여성 20.5%가 피임법으로 질외사정법이나 자연주기법을 이용했다. 이임순 피임연구회장은 “산부인과를 찾은 여성들의 피임 상식 여부를 확인해 보면 생리주기와 배란기조차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피임성공률이 75%에 불과한 자연주기법보다는 피임약 복용 등 효과적인 피임법을 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피임약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 호르몬 변화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해서다. 피임약 정말 안전한 것일까.》

Χ 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불임이 된다

건강한 여성이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면 2∼3개월 안에 바로 가임 능력을 회복한다. 유럽에서 여성 2064명을 대상으로 피임약 복용 중단 후 임신까지 소요 시간을 추적했더니 복용 중단 1년 안에 79.4%의 여성이 임신에 성공했다. 2년 이내에 임신에 성공한 확률은 88.3%였다. 이는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여성의 2년간 임신 성공률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Χ 피임약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

1975년 이전 에스트로겐이 함량이 높았던 피임약을 복용했던 환자에게서 유방암 발병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피임약을 복용한 지 10년이 넘은 여성도 복용한 적이 없는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병률이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유방의 양성 종양 발생 빈도는 감소한다.

Χ 기형아를 낳을 수 있다

피임약과 기형아 출산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피임약 성분은 체내에 축적되지 않는다. 따라서 배란을 억제하려면 매일 복용을 해야 한다. 복용을 중단하면 생리가 정상적으로 시작되고 건강한 아이를 낳는 데도 지장을 주지 않는다.

Χ 임신 중에는 먹으면 안 된다

피임약 먹는 도중에 임신이 되면 복용을 중지해야 한다. 하지만 임신인지 모르고 피임약을 복용했더라도 10주 이전이라면 태아에게 미칠 영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정렬 제일병원 교수가 산모 3512명을 조사한 결과, 피임약을 복용한 산모의 경우 특별히 기형아 출생률이 높지 않았다. 조산율, 저체중아, 과체중아 출산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Χ 성관계를 할 때만 복용한다

피임약을 복용하다가 중간에 멈추면 피임 효과를 볼 수 없다. 피임약은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 하루 한 알씩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처음 복용을 시작할 때 생리 첫날부터 매일 한 알씩 21일 동안 복용한다. 7일간 복용을 중단하면 이때 생리를 하게 된다. 중간에 피임약 복용을 걸렀다면 가능한 빨리 피임약을 먹는 것이 피임 성공률을 높인다.

Χ 청소년은 피임약을 먹으면 안 된다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피임약을 복용할 수 있다. 생리를 시작했으면 폐경이 되기 전까지는 피임약 복용이 가능하다. 청소년들이 매일 먹는 것이 부담스러운 피임약보다 성관계 후 한 번만 먹는 응급피임약을 선호하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호르몬의 양이 일반 피임약의 10배이므로 몸에 더 부담을 주고 반복 사용할수록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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