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비만 여성일수록 임신 합병증에 취약

  • 동아일보

김영주 교수팀 조사 “엽산-철분 많은 식단 유지를”

산모와 아이 두 사람의 건강을 위해서는 임신 전부터 엄마가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영주 서울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팀은 2005∼2007년 입원해 분만한 여성 3554명을 대상으로 임신 전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것) 및 임신 중 체중 증가가 합병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평소 뚱뚱했던 여성이 임신성 고혈압과 당뇨를 앓는 경우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팀은 임신 전 BMI는 저체질량(18.5 이하), 정상 체질량(18.5∼22.9), 고체질량(23 이상)으로 나눴다. 임신 중 체중 증가는 저체중증가군(10kg 이하), 중간체중증가군(10∼16kg), 고체중증가군(16kg 이상)으로 나눠 분석했다. 한국 여성은 임신 후 출산 직전까지 12∼13kg가 는다. 연구 결과 임신 전에 고체질량이었던 산모는 임신성 고혈압을 앓는 빈도가 정상 체중 산모보다 2.5배 이상 높았다. 임신성 당뇨를 앓는 빈도도 1.8배 이상 높았다. 임신 전 비만이었던 여성이 임신 기간에 체중이 급격히 늘어난 경우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는 비율이 보통 산모보다 16배 높았다.

반대로 임신 중 체중 증가가 아주 낮은 산모는 2.5kg 이하의 저체중아를 낳을 확률이 일반 산모들보다 2.8배 높았다. 평균 출생아 몸무게는 3.0∼3.3kg. 김 교수는 “임신 전 몸무게를 정상 체중으로 유지하고, 임신 기간에도 체중을 꾸준히 조절해야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며 “너무 마르거나 너무 뚱뚱하면 임신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체중관리는 임신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해외 유명 저널(Journal of Obstetrical Gynecological Research)에 수록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임신 과정에서 ‘엽산과 철분이 많은 밥상’을 제안했다. 두 사람 몫이라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만 먹지 말자는 것. 김 교수는 시금치, 양상추, 아스파라거스, 오렌지 주스 등 엽산이 풍부한 음식과 굴, 근대, 자두주스, 건포도처럼 철분이 많은 음식을 추천했다. 옥수수, 쑥갓, 검은콩, 강낭콩, 딸기, 열무김치, 메추리알도 좋다. 구토나 입덧 때문에 식사를 거부하는 산모도 있다. 김 교수는 “위에 음식물이 약간 남아있어야 속이 오히려 편안하기 때문에 아무리 입맛이 없어도 식사를 거르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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