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오늘도 검색창에 ‘가슴성형’이라 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2일 03시 00분


가슴성형 고민할 땐 정확한 정보 알아야…가슴 볼륨보다 흉곽(가슴뼈) 넓이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


Q 가슴 성형 알려주세요!
스물아홉 살 직장여성입니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가슴 크기가 75A컵이라면서요? 전 패드를 넣어야 75A컵 브래지어가 겨우 맞습니다. 어렸을 땐 우유도 많이 먹었습니다. 가슴이 발달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거든요. 하지만 소용없더군요. 목욕탕이나 수영장에 가는 게 정말 싫었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은 저의 고민을 잘 모릅니다. 사실을 알면 실망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한동안 울적했습니다.
몇 달을 고민하다 가슴성형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봐야 할지 너무 막막해요. 어느 병원에서 해야 할까요? 혹시 수술 받은 티가 나진 않을까요? 수술 후에 많이 아프다던데…. 답변 기다립니다


A 저도 공감 가네요.
저도 님과 똑같은 고민으로 가슴성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론 가슴성형만 전문적으로 하는 의사도 있고 마취과 의사가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게 좋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보형물에 따라선 티가 날 수도 있대요. 모양도 부자연스럽고 만졌을 때 촉감이 다르대요. 참, 결혼하면 아이를 낳을 텐데 모유 수유는 안 하실 건가요? 가슴성형을 하면 모유 수유를 못한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유방암 걸릴 확률도 높아진대요. 사실 저도 그것 때문에 망설이고 있어요.

국내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자유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과 답변 글이다. 믿어도 될까? 가슴성형 의사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속설과 정보를 무조건 신뢰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정보로 혼란이 오히려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과대광고에 현혹돼 쉽게 성형을 결정하면 부작용 등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슴성형을 고려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정보를 구하는 것도 사실. 가장 빠르고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인 데다 실제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형은 개인차가 크므로 다른 사람의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가슴성형과 관련한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인터넷상의 속설과 정보 가운데 가장 아리송한 ‘베스트 5’를 뽑아봤다. 드림성형외과 본원 최준용 원장의 도움을 받아 그 오해와 진실을 풀어본다.

Q 무엇부터 알아보고 준비할지 막막하다.

A 보형물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슴성형은 다른 어떤 성형수술보다 보형물 의존도가 높은 수술이다. 성형수술 가운데 가장 큰 크기의 보형물을 삽입하기 때문이다.

물론 의사의 조언이 있겠지만, 사용되는 보형물이 각각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등을 알고 있으면 자신에게 적합한 보형물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Q 보형물에 따라 티가 나거나 회복기간이 더딜 수 있다?

A 보형물은 ‘실리콘젤’과 ‘식염수백’으로 나뉜다. 식염수백은 빈 백으로 삽입한 뒤 식염수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적게 절개하고 통증이 적다. 수술시간도 짧다. 또 외피가 파열돼 내부충전물이 흘러나와도 식염수 자체가 인체친화적인 물질이므로 인체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식염수 주입부분을 통해 미세하게 식염수가 셀 가능성이 일부 있다. 따라서 평균 10년 내외로 보형물 교체수술이 필요할 수 있는 것이다. 만졌을 때 물이 출렁거리는 느낌이 들 수 있고 모양도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

반면 실리콘젤은 완성된 제품을 삽입하는 방식이므로 상대적으로 파손 가능성이 적다. 무엇보다 유연성이 좋아 신체 움직임에 따른 자연스러운 모양을 주고 실제 가슴과 유사한 촉감을 준다. 수술환자 중 70∼80%가 실리콘젤을 선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비교적 절개 부위가 크므로 수술 시간과 회복 기간이 길다.

효과적인 수술을 위해선 체형, 가슴둘레 및 처짐 상태, 절개 부위 등을 고려해 보형물을 선택해야 한다.

Q 무조건 크면 좋다? 크기 어떻게 결정하나?

A 자신의 가슴 크기는 계산하지 않은 채 볼륨만 우선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크기를 결정할 땐 자신의 가슴에 보형물이 더해지는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

크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심장과 폐를 둘러싸고 있는 뼈인 흉곽의 넓이다. 흉곽의 넓이에 맞춰 보형물의 넓이를 정하고 그 뒤에 높이를 결정한다. 그래야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모양의 가슴으로 시술할 수 있다. 흉곽의 넓이는 넓은데 가슴의 넓이가 좁으면 부자연스러운 크기의 가슴이 된다. 넓이에 반해 가슴의 높이가 높거나 낮아도 마찬가지다.

임신, 출산 여부도 따져야 한다. 흉곽의 모양, 배꼽과 가슴의 대칭, 재수술 여부 등도 정확하게 진단받아야 한다.

절개부위도 겨드랑 쪽이 좋을지, 유방 밑 주름 쪽이 좋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의사가 흉곽의 넓이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나머지 조건도 정확하게 파악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Q 모유 수유도 할 수 없고 유방암 조기 발견도 어렵다?

A 가슴성형을 해도 임신, 출산, 수유에는 지장이 없다. 유선(젖샘) 조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보형물은 호르몬 영향을 받는 다른 생리적 기능에 영향을 끼치지 않고 유방암 또한 유발하지 않는다. 보형물은 대흉근(가슴 근육) 아래나 위쪽에 삽입한다. 대개 대흉근 아래 삽입하는데 유방촬영 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므로 유방암 조기 발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보형물이 만져질 가능성도 적다. 한편 대흉근 위쪽에 삽입하면 통증이 덜하다. 하지만 유방 촬영술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가슴의 선천성기형, 심한 비대칭과 처짐 등 특수한 조건에 해당할 때 적용된다.

Q 수술 받은 후 가슴 마사지 때문에 더 아프다?

A 가슴이 딱딱해지는 부작용인 ‘구형구축’을 막기 위해선 마사지가 꼭 필요하다. 인체는 보형물이 들어오면 섬유질 등을 이용해 보호막을 감싼다. 이 보호막이 두꺼우면 가슴이 딱딱해지고 모양이 변형된다. 이 점을 예방하기 위해선 수술 후 7일부터 3개월가량 마사지를 하는 것이 좋다.

인체의 움직임으로도 모양이 변형될 수 있으므로 수술 후 6주가량은 압박 속옷을 착용해 가슴 모양을 보정하는 것이 좋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최준용 원장은 서울대 의대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전문의, 성모병원 성형외과 과장을 거쳤다. 현재 드림성형외과 본원에서 진료 중이며 드림 미의학 유방 및 체험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성균관대 의대 외래교수, 국제 성형외과학회 정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