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만 되면 소변줄기 가늘어지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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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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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샘비대증 환자 12월에 가장 많아
과음 등으로 늘어난 소변, 요도 좁으면 막혀
토마토-수박 예방효과… “소변, 참지 말아야”

추운 겨울에 더 심해지는 전립샘 비대증. 전립샘이 비대해지면 소변길을 막아 환자는 소변을 보더라도 시원하지 않고 답답해진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추운 겨울에 더 심해지는 전립샘 비대증. 전립샘이 비대해지면 소변길을 막아 환자는 소변을 보더라도 시원하지 않고 답답해진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예전에는 오줌발이 시원했는데 이제는 잘 나오지도 않고 겨울철만 되면 아예 발등에 떨어진다.” 전립샘(전립선) 비대증 환자들은 “연말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고 말한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산하 대한전립선학회가 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2004∼2008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겨울철에 전립샘 비대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별로 보면 병원을 찾는 전립샘 비대증 환자는 가을철부터 증가해 12월에 가장 많았다.》

○ 전립샘 비대증, 남성호르몬 탓

전립샘은 방광 바로 아래에 있는 호두알 크기의 부드러운 조직이다. 전립샘은 소변이 나가는 요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데 점점 커지면 소변길을 압박하게 된다. 소변을 시원하게 못 보고 답답한 느낌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립샘 비대증은 나이와 관계가 있다. 40대 이상 남성 4명 중 1명은 전립샘 비대증이 있고 60대가 되면 환자가 급증한다. 그러나 전립샘 비대증은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 소변을 보기가 점점 힘들어져도 “내가 어떻게 20대 청년과 같겠냐”며 그냥 넘겨 버리기 쉽다. 전립샘이 커지는 것은 남성호르몬 때문이다. 전체적인 남성호르몬 양은 나이를 들수록 줄어들지만 전립샘 크기에 영향을 주는 ‘환원형 테스토스테론’은 줄지 않는다.

12월에 전립샘 비대증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이현무 대한전립선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은 “추운 날씨에 오랫동안 바깥에 앉아 있거나, 망년회에서 과음을 자주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면 생체 적응력이 저하된다. 겨울에는 땀 분비가 적어지고 노폐물이 소변의 형태로 주로 배출되면서 몸속에 소변이 많이 모이게 된다. 이때 술을 많이 먹으면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게 되는데 길이 좁아서 못 나가면서 급성 요폐 증상이 일어나게 된다. 급성 요폐 증상이 오면 환자는 소변을 보지 못해 괴로워하다 병원으로 다급하게 온다.

전립샘 비대증 환자가 감기약을 복용하면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감기약에 들어있는 항히스타민 성분은 전립샘 요도와 방광 입구를 조이게 만든다. 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 양은 일반인이라면 아무런 변화를 느끼지 못할 정도지만 전립샘 비대증 환자에게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립샘 비대증 환자는 감기약을 처방받을 때 의료진과 상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방광의 40% 찼을때 소변봐야

전립샘 비대증을 예방하려면 젊을 때부터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토마토는 전립샘 비대증뿐 아니라 전립샘염, 전립샘암에도 좋은 식품이다. 토마토를 날로 먹는 것도 좋지만 리코펜 성분과 비타민이 체내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기름에 살짝 볶아 먹는 것이 더 좋다. 자몽, 수박도 효과적이다.

붉은 고기보다는 콩, 빵, 쌀의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전립샘에 많이 분포된 아연을 보충하기 위해서 굴과 간도 틈틈이 먹어야 한다. 소변 습관도 바꿔야 한다. 방광이 꽉 차는 느낌이 들기 전에 미리 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방광의 최대 용량이 500mL인데 150mL 정도 차면 소변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고, 250mL 정도 차면 화장실을 찾는다”며 “반절보다 조금 적은 200mL 정도 찼을 때 소변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출혈 적은 레이저 수술 증가

전립샘 비대증이 심하지 않으면 알파차단제, 알파환원요소 억제제처럼 먹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수술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 손환철 서울대보라매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내시경을 이용한 경요도 전립샘 절제술을 많이 했는데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은 과거에 배를 열고 수술하던 개복절제술에 비해 출혈이 적고 퇴원을 빨리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손 교수는 “전립샘 비대증은 개인에 따라 증상과 진행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특정 치료법을 고집하기보다는 본인의 상태를 먼저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전립샘 환자에게 좋은 생활습관:

전립샘 비대증 예방엔 기름에 살짝 볶은 토마토가 좋다.
전립샘 비대증 예방엔 기름에 살짝 볶은 토마토가 좋다.
○기름에 살짝 볶은 토마토, 딸기, 수박, 자몽, 살구를 충분히 먹는다.
○아연이 많이 포함된 굴, 간을 틈틈이 먹는다.
○소변을 오래 참지 않는다. 장시간 버스를 탈 때는 미리 화장실에 간다.
○추운 곳에 오랜 시간 앉아 있지 않는다.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는다.
○과음은 금물. 방광이 갑자기 늘어나면 소변 보기 힘들어진다.
○감기약을 처방 받을 때 의료진에게 전립샘 비대증이 있다고 먼저 말한다.
○비만도 전립샘 비대증에 한몫하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자료: 대한전립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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